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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답을 알고 있다 - 세상 원리가 한눈에 보이는 지정학 세계사
야마사키 게이이치 지음, 노경아 옮김 / 윌북 / 2026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학창 시절 세계사는 재미있었지만 복잡해서 어려웠고, 세계지리는 공간지각력이 떨어지는 관계로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그렇기에 한국지리도 쉽지 않았고, 유일하게 전공을 하고 싶을 정도로 좋아했고 점수도 잘 나왔던 과목은 한국사다.
나보다 역사 이해력도 공간지각력도 뛰어났던 아버지의 개인 과외 덕분에 한국지리도, 세계지리도 중상위권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그때 기억이 있는지 세계사에 비해 세계지리책을 읽는 일이 정말 드문 것도 사실이다. 근데, 이 책의 제목을 읽으면서 호기심이 동했다. 지도를 보면 정말 세계사가 수월하게 이해가 될까? 반대로 세계사를 통해 세계지리를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었다.
책을 읽으며 아하! 하며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 꽤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 해도, 이 책은 제 할 일을 톡톡히 해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역사가 암기과목이라 하지만, 글쎄...! 그동안 외웠던 세계사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이해하고 기억하게 된다. 결국 세계사와 세계지리 두 학문은 아우를 수 있는 책이다.
일본 저자의 책이라서 머리말을 읽으며 웽? 했는데, 우리는 학창 시절에 한국사, 한국지리와 함께 세계사, 세계지리를 다 배운다. 이거 대단한 거였다.

우선 이 책의 순서는 각 대륙이다. 유럽에 가장 많은 장을 할애하고 있으며(실제로 세계사에서 서양사. 특히 유럽사가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기에 어쩔 수 없긴 하다만), 아메리카 대륙과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의 순서로 서술된다. 각 대륙별로 역사의 순서에 따라 고대, 중세, 근세, 근현대로 나누어서 기록되고 있는데 중국과 인도는 다루지만 일본(일본 사가 들어가면 국사가 되니?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다.)과 한국의 역사는 빠져있어서 조금 아쉽긴 하다.
역사도 중요하지만, 이 책의 키포인트는 "지도" 즉, 지리다. 그렇기에 각 장의 내용 말미에 지도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읽으면서 지도를 한 번씩 기웃기웃하는 것도 이해를 도울 것 같다.

각 장이 길지 않다. 대략 3~4페이지 내외 분량이고, 꼭 기억해야 할 부분에는 밑줄이 그어져있으니 내용 파악도 이해도 빠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깨닫게 된 내용들이 몇몇 있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네덜란드 이야기였다. 네덜란드의 지형이 해발 0미터 이하인, 마이너스라는 사실은 이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되었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의 의미 역시 아스텔 강의 댐이란 뜻이고, 네덜란드라는 이름 자체가 지역의 이름에서 나왔는데, 그 뜻은 "낮은 땅"이라는 뜻이란다. 이런 낮은 땅을 활용하여 네덜란드는 독립전쟁에서 승리를 차지했다는 것도 흥미로웠는데, 풍차가 바로 이 낮은 땅을 매워 만든 간척지와 제방의 고인 물을 퍼내는 장치였단다.
또 국경에 관한 이야기 역시 비로소 책을 읽으며 이해가 된다. 보통의 경우 자연환경(강이나 바다, 산맥 등)을 기준으로 국경이 만들어지지만, 아프리카의 경우 네모반듯하게 나라가 갈려있어서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알고 보니 아프리카의 국경은 민족이나 자연환경 기준이 아니라 식민지화했던 강대국의 입맛에 따라 국경이 나누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아프리카가 민족과 종교 등의 내전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하니 씁쓸하기만 했다.
이와 연관 지어 아시아의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중국이 싸우고 있는 카슈미르는 과연 어떤 이유로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그 또한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제2차대전이 끝나고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인도는 종교 때문에 힌두 교도들이 많은 인도와 이슬람교도들이 많은 파키스탄으로 양분되었고, 인도에 가까운 곳은 인도로 파키스탄에 가까운 곳은 파키스탄으로 나누어졌다고 한다. 문제는, 가까워도 종교적으로 합치되지 않은 지역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3곳 중 카슈미르는 여전히 분쟁지역인데, 중국은 왜 갑자기 나온 걸까?의 궁금증이 책에 잘 해결되어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