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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 1 (연장정)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 영혼에겐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입니다.
2026년에 리커버 되어 재출간 되었지만, 사실 이 책은 1994년 작품이란다. 내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중 처음 읽었던 작품이 카산드라의 거울(2010년)이었고, 본격적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읽고 서평을 남기기 시작한 것은 기억(2020년)부터다. 당연히 전작들을 이후 리커버를 통해 역주행을 하다 보니, 이미 후속작을 먼저 읽고 전작을 읽게 되어 세계관이 뒤틀린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기억이나 문명, 행성 같은 작품을 접하면서 이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에 익숙(?) 해졌기에 책에 등장하는 소설과 베르나르의 또 다른 백과사전(이 책에서는 프랑시스 라조르박 박사의 논문 「죽음에 관한 한 연구」에서 발췌한 것으로 나온다.)이 번갈아가면서 등장한다.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관심이 많았던 두 친구 라울 라조르박과 미카엘 팽송. 그들은 페르 라셰즈 묘지에서 만나 자신들이 생각하는 죽음의 기억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사실 미카엘은 어린 시절 죽음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았다. 죽음이 뭔지도 모르는 나이에 어른들로부터 입은 상처들 덕분에 미카엘은 누군가가 죽으면 가장 싫어하는 것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왈칵 쏟아낸다. 라울 역시 그렇다. 어린 나이에 자살을 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그에게 죽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 둘은 라울의 이사로 한동안 떨어져 지내게 된다.
프랑스 대통령 장 뤼생데르는 괴한의 습격으로 총격상을 입고 생사를 헤맨다. 그는 임사체험과 같은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공중에서 자신의 몸을 보며 하늘을 떠다니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이후 그는 자신이 경험했던 죽음의 기억들을 통해 죽음에 대한 연구를 지시한다.

그렇게 죽음을 탐구하는 팀이 구성된다. 과학부 장관인 메르카시에는 대통령의 명령을 받고 억지로 연구를 할 사람들을 모은다. 생물학자인 라울과 마취과 전문의가 된 미카엘 그리고 그들을 돕기 위해 간호사 아망딘 발뤼스가 한 팀이 된다. 하지만 죽음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타나토노트로 선택한 사람들은 감옥에 수감 중인 강력범죄자들이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그 와중에 교도소장이 감옥에서 벌어진 사건을 제보함으로 인해 대통령을 비롯한 타나토 팀은 살인자로 몰리는 처지가 된다. 다음 날 모두 앞에서 타나토노트 실험을 강행하는 대통령. 그리고 죽음에서 살아돌아온 첫 번째 타나토노트 펠릭스 케르보스 덕분에 이들의 연구는 갑자기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는데...
흥미로운 것은 책 안에 담긴 이야기들이 상상 속 이야기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 각지의 여러 책들과 종교 경전, 신화 등에서 다루는 죽음에 관한 내용들이 어우러진다.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여러 방법을 통해 죽음의 단계들은 점점 경신된다. 서로 더 깊은 죽음의 세계를 경험해 보겠다는 경쟁이 곳곳에서 일어난다. 결국 과욕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고 죽음 저편에 머물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모흐 2를 넘어 제7천계에 다다르는 타나토노트들. 이 과정에서 우주과학의 이론들이 차용되며 죽음과 신이 머무른다는 하늘나라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그들의 연구를 방해하는 하샤신 들과의 전투에 대비해 세계 곳곳에서 도착하는 영계 전문가들과 힘을 합치는 타나토노트들. 그 와중에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이야기가 등장해서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나름 오염되지 않았던 사후 세계가 인간들의 무분별한 연구와 욕심으로 인해 인간세계만큼 더럽혀지고, 공격과 공격이 난무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인간이 손을 대면 망가지고 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천사들의 이야기와 윤회사상까지 등장하면서 베르나르만의 세계관이 완성된다. 역시 그의 세계관은 특이하다.
과연 책의 내용처럼 인간이 죽음 이후의 세계를 증명하고, 실제 경험하는 일이 과연 벌어질까? 상상이라고 하기에 많은 문화들의 죽음 이야기가 책 한 권에 농축되어 있어서 그런지 색다른 사후세계가 완성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