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프로필을 읽어 보았다. 물리학과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과학도였다. <숨>이라는 제목에서 물질적인 ‘공기‘에 관한 것일 거라는 나의 추측은 ‘인공허파‘를 충전소에서 매일 갈아 끼워야 한다는 첫 페이지를 읽고 무참히도 빗나갔다. 그렇다고 SF 형태의 환상적인 것도 아니었다. 과학도답게 문체는 치밀하였고 내용은 상상 이상이었다.

지금까지 모세혈관에 혈액이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한다는 사실에서 단지 공기만을 공급한다는 설정은 어느 작가도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서론에 불과하다.

화자 자신이 자기의 뇌를 현미경으로 살펴보고 두뇌가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기판처럼 금박조각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공기가 그 곳에 모양을 내고 생각할 수 있게 된다는 저자의 상상력은 극에 달했다. 지구를 둘러싼 배경기압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의 사고 속도가 느려져 우주가 절대적 평행상태에 도달한다. 그에 따라 모든 생명과 사고가 정지되고 시간도 멈출 것이라는 절망감에서 화자는 ‘협동적 사고‘를 통해 문명전체가 소생한다고 믿음으로서 독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그리고 당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의 경이로움에 묵상하고 기뻐하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과학소설 중 으뜸이었다. 지금까지 ‘공기‘라는 정의가 바뀌었으며 우주의 신비로움에 겸허한 마음이 들었다.
나머지 단편도 기대가 된다. SF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다이제스터 2020-02-13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숨>은 엔트로피 이론을 모티브로 쓴 단편이기에 핵심 단어는 ‘(시간) 속도가 느려진다’와 ‘평형상태’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