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구애 - 2011년 제42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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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한 구애?🌲

등장인물들과 상황은 단촐하다. 직장을 다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에 사직서를 냈고 지금 병상에 누워있는 한 어른의 추천으로 다른 사업체에 다닐 수 있었는데 10년도 훨씬 지난 직장 동료 그렇다고 절친도 아니었던 친구에게 그 어른이 곧돌아가실 것 같으니 화환을 보내달라는 황당한 전화를 받게된다. 이때 한 여자가 등장하는 데 그 여자는 '김'이라는 주인공을 알뜰하게 사랑한다. 그러나 김은 마음을 쉽사리 주지않고... 장례식장에 가는 과정과 장례식장에서 한 사고를 목격하게 되고 김은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된다. '저녁의 구애'



김은 과거에 은혜를 입은 그 어른에 대해 온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장례식장에 거의 와서 우동집에 들른 것. 물론 크게잘못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무정하게 대했던 여자에게 지진이 일어나는 지역에서의 불안감으로 얼떨결에 고백을 한다. 누구나 김의 입장이 되면 그렇게 행동할 수 도있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조용히 나즈막히 우리의 내면을 살펴보라고 한다. 자극적인 단어나 훈령조의 문체도 없지만 천천히 그러나 깊이 입장을 전달한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로 나의 마음속의 한 부분을 건드려준 편혜영 님에게 감사드린다.
2020.1.18.토

마지막으로 본 것이 10년 넘는 친구에게서 화환을 주문한 사람은 '김'의 친구(p37)였는데, '김'이 아는 어른의 아프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친구는 "네게 화환을 부탁해"(p38)하며 비용문제를 흥정하는 것이 매정하다는 생각에 '김'은 전화를 끊었다. '김'이 사직서를 내고 실직상태 였을 때 다른 도시의 사업체에 소개해 주신 분이 혼수상태라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다고 친구가 말했다.(p41)

남쪽으로 830km 떨어진 곳에 장례식장이 있었고(p41), 김은 "키가 작은 것이 돌아가신 아버지 탓이라고 생각했는 데 나중에 오해임을 깨다게 된다.(p43) 출발하려고 시동을 걸었을 때 '여자'와의 약속을 깨닫고 취소 전화를 하는데 , 김에게 마음이있는 그녀는 작은 선물도 하곤 했으나 왠일인지 그는 그녀에게 마음이 열지 않는다.(p45)

남쪽으로 120킬로미터 정도에서 마라톤으로 정체가 되고,(p45) 병원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가 오는 데 김은 병원으로 가지 않고 시가지로 가 우동을 먹는다. '그에게 탄생은 지나간 일이었고 소멸은 먼 미래의 일이었다.'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것은 어쩌지 못하는 사이 모두에게 닥치는 일이었다. 그러니 두려울 게 없었다. 모두 무사한데 자신에게만 불운이 닥치는 것, 김이 생각하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p51)

장례식장에 도착한 김은 여자에게서 전화를 받는 데 냉담하게 대응하고 마는데 실은 여자에게 많은 위안과 온기를 얻은 것은 사실이었고(p54), 어느 분이 돌아가시어 지방에 왔다는 말에 여자는 농담이라고 생각한 듯 웃음을 터뜨린다.(p55) 어둠이 어른의 숨처럼 천천히 내려앉고 있었는데 누군가 담뱃불을 빌려달라고 했고 얼마후 여자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언제 오냐며 여자는투덜거리고 도로옆에서 담배피고 있는 중에 마라토너를 지켜보게 되고,(p58) 잠시 후 한 트럭이 가드레일에 부딪혀 차는 화염에 휩싸이게 된다. 그 사이 김은 경찰이나 구급대원, 병원의 응급센터에 전화를 거는 대신 여자에게 전화를 걸고 불쑥 사랑을 고백한다.(p60)

모든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지진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지진 발생 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지도를 부적처럼 품고 다니는 도시에 있어서인지 김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말을 여자에게 계속 하고 있었다.(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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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1-19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름이 나오지 않고 성만 ‘김‘으로 나오는 인물이 주인공인가요. 이름없이 성만 등장하니까 조금 다른 느낌이네요. 아마도 작가의 의도가 있겠지요.
초록별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초록별 2020-01-19 14:45   좋아요 1 | URL
네~~^^ ‘김‘이 주인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