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집에 놀러왔었는데 아끼던 향수가 없어졌다.
향수라고 해봐야 그거 하나밖에 없는데..
순간 확신이 딱 들었지만, 그래도 잘 찾아보지도 않고 혹시 가져 갔냐고 말은 할 수 없어서
한시간 정도 작은 내 원룸을 뒤적이고 또 뒤적였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그 친구에게 향수를 돌려달라는 문자를 다시 읽어보고 지우고해서 겨우겨우 보냈는데, 나를 재밌는 놈 이라며 비아냥 거리며, 가져간 사실을 적극 부인했다.
향수하나 때문에 이러는게 절대 아니다.
그 친구랑 웃고 떠들고 즐거웠던 추억들도 같이 다 도둑질 당한 기분이 들어서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향수를 다 써버린 뒤, 그 향이 다 사라진 뒤
찾아와도 이미 늦었다.
내가 사람을 잘못 봐도 한참을 잘못 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