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변에서 주경야독 20년 - 역사지리학자 최영준의 농사일기 한길인문학문고 생각하는 사람 3
최영준 지음 / 한길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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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성실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자연을 벗 삼아 가꾸고 농사짓는 모습이 순수해 보이지만 저자의 협소한 세계관은 못내 아쉽다.

 

또한 책의 분량이 지나치게 길다.

절반가량으로 줄였어야 한다.

중언부언이 반복되고 있다.

 

볼만한 점이 없지 않지만 깊은 사색과 통찰이 부족하고,

피상적이고 편향적인 주관이 대부분이다.

특히 곳곳에 불필요하게 나타나는 정치적 편견과 단견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깊은 성찰의 부족이 이 책의 한계이자 수준인 듯싶다.

 

썩 유쾌한 독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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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는 섬, 오끼나와 - 미국과 일본에 맞선 70년간의 기록
개번 매코맥.노리마쯔 사또꼬 지음, 정영신 옮김 / 창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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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책이다.

 

폭넓은 시각, 예리한 분석, 간결한 문장, 풍부한 정보로 독자들이 오키나와 문제의 핵심을 쉽게 이해하는데 더 없이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다.

 

이 책 전에 <오키나와 현대사>(아라사키 모리테루), <종속국가 일본>(개번 맥코맥) 두 권의 책을 읽었는데 이 책 <저항의 섬, 오끼나와>는 오키나와 관련 책의 결정판과도 같은 느낌이다. 오키나와의 역사와 세 번의 ‘오키나와 처분’에 이은 16년 간의 ‘후텐마 기지이전 문제’를 총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간결하고 명징한 문체로 집약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오키나와의 현실이 한국의 현실과 너무 유사하다는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제주의 강정마을, 매향리 폭격연습장, 평택미군기지 이전 등이 떠오르게 된다.

 

또 하나 <종속국가 일본>에 이어 이 책에서도 일본 총리 및 고위층 아니 언론인을 포함하여 대다수 국민들이 얼마나 미국에 속국처럼 행동하는지 놀랍도록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모습이 우리의 그것과 너무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종석의 <칼날위의 평화>에서도 보았던 낯익은 모습이다. 정치인, 국민 개개인의 정신조차 철저히 미국에 종속되어 있는 상태의 국가를 자유로운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독립적인 자유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오키나와저항의 역사적 교훈으로 다음을 들고 있다.

 

“인간이 ‘시민’으로 산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자신의 일은 스스로가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는 평화로운 삶을 누릴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며, 군국주의의 참화를 잊지 않고 그 죄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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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 현직 정형외과 의사가 들려주는 유쾌 상쾌 통쾌한 촌철살인 의료사용가이드 닥터트릴로지 시리즈
김현정 글 그림 / 느리게읽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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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화려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깊이 있고 새로운 내용이 있는 특별한 책도 아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의학, 의료에 대한 사소하고도 소소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있을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의사들이 이야기 하지 않는, 그리고 앞으로도 쉽게 말하지 않을 여러 이야기들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목에 힘주지 않고 편안하게 말하고 있다. 의료계의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해 말할때도 너무 심각하지 않고 가볍게 넘어가는듯 하면서도 핵심은 빠뜨리지 않는다. 

 

글은 생기있고 밝고 유쾌하고 재밌다.

또한 저자의 따뜻한 마음결이 느껴지는 드문 책인데,  요즈음 글에서 저자의 숨결이 느껴지는 책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특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족 - <한겨레> 칼럼을 통해 특별하지 않은(?!) 저자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의 칼럼은 요즈음 <한겨레>에서 읽을 만한 몇 안되는 칼럼에 속한다.

그의 글은 읽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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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 신영복 서화 에세이
신영복 글.그림, 이승혁.장지숙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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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아쉬운 점은 신영복이 20 년여 전과 거의 같은 말과 그림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그림을 싣는 것은 그렇다 쳐도 그의 단편적이고 독단적인 경구체 글이 무한반복되고 있다. 지독한 자기복제이고 자기표절이라고 하면 심한 말일까.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1, 2>에서의 편지글도 처음의 책만큼 깊은 감동을 주지 못했건만 이 책 <신영복의 서화에세이 처음처럼>에서는 위 글에서 더욱 잠언체 문장만 잘라내어 책을 구성하고 있다.

 

 

20 년여 전 처음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었을 때  진한 감동과 전율을 느꼈다. 위 책에서 저자는 미래를 알 수 없는 암담한 무기수의 신분으로 옥 밖의 ‘계수씨’, ‘형수님’, ‘아버님, 어머님’에게 작은 엽서를 통해 수정처럼 맑고 정제된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있다. 이런 저자에게 깊은 감동을 받은 것은 그 편지글이 자신의 심정과 생각을 특정인에게 내밀하게 보내는 것이지, 다른 불특정 독자들을 상대로 가식적으로(?) 씌여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후 저자의 다른 저서들인 <나무야 나무야>(1996), <더불어 숲 1, 2>(1998)를 읽고는 알지 못할 실망감이 밀려왔다. 이 책들도 여전히 편지글의 형태를 취하고 있음에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달리 편지글의 수신인이 없고 글은 너무 감상적이며 지나친 잠언체, 경구체로 일관하고 있어 머리보다는 가슴을, 생각보다는 실천을 주장하는 저자의 태도와 정작 배치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 후 저자의 책과는 멀어지게 되었다가 2006년 <신영복 함께 읽기>를 구입하여 읽게 되었고 이때 부록으로 저자의 서화로 제작된 그림엽서책을 함께 받을 수 있었다.

 

 

이 책 <신영복의 서화에세이 처음처럼>은 지금까지 나온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1, 2> 및 위 그림엽서책에 있는 그림과 글씨를 싣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새로 그린 그림이 몇 십점 있다고 하나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을 내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망설여졌다고 하는데 그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던 듯싶다. 저자의 글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현실과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제 도사님처럼 남들과는 뭔가 다른 고상하고 멋들어진 잠언체 글을 써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보통의 글, 멋은 없지만 진솔한 글을 써보시는 것은 어떨지 주제넘지만 감히 청해보는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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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도 특설대 - 1930년대 만주, 조선인으로 구성된 친일토벌부대
김효순 지음 / 서해문집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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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저자가 역사의 진실을 지키고 밝히기 위한 분투의 결실이다. 거짓이 판치고 왜곡이 진실을 뒤덮는 현실에 대한 저항의 기록이다.

 

이전에 김효순 선생의 <역사가에게 묻다>와 <나는 일본군, 인민군, 국군이었다>를 감동있게 읽은 터여서 이 책 <간도특설대>도 서평기사를 본 후 망설임 없이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제목은 ‘간도특설대’ 이지만 이 책은 단순히 간도특설대에 대한 백과사전식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 1930년대 만주에서 벌어졌던 역사적 사건과 맥락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고, 발로 뛰며 취재하고 자료를 모았음이 분명한 여러 가지 사실을 ‘대기자’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친절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리고 균형감 있게 서술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백선엽 등 개인들을 단죄하고 모욕하기 위해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는다. 백선엽, 박정희, 신현준, 오성륜 등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저자는 이들에 대해 끝까지 균형감각을 잘 유지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을 에필로그에 명징하게 적고 있다.

“항일 행위는 당사자의 목숨은 말할 것도 없고 집안의 몰락을 초래했던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그런 고난의 길을 걷지 않았다고 모든 사람에게 따질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항일운동의 반대쪽에 섰던 사람이 자신의 과거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파렴치한 짓은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에도 항일 무장부대와 간도특설대를 같은 반열에 놓고 논할 수는 없다. 간도특설대가 민족의 자랑거리였느니, 민중의 편이었느니 하는 새빨간 거짓말이 돌아다니게 해서는 안 된다.

 

이런 귀한 책을 저술한 저자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또다른 저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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