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은 계속된다 - 개정판 이후 오퍼스 2
노암 촘스키 지음, 오애리 옮김 / 이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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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 책의 초판 번역본인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를 감명깊게 읽은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얼마전 2008년 개정판을 인터넷 헌책방에서 구입해서 근 20년 만에 새책을 읽는 듯한 기분으로 밑줄을 그어가며 너무도 흥미진진하게 다시 읽었다.

 

저자가 이 책을 발간한 것은 신대륙 발견’(1492) 500주년으로 떠들썩한 1992년 이듬해인 1993년인데, 그로부터 30년이 가까워 오건만, 책 제목그대로 미국의 불법적인 정복은 계속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 읽은 20년 전보다 이번에 읽을 때 새로운 책을 읽는 듯 훨씬 더 선명하게 내용이 다가왔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본질 또는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의 박식과 깊이에 의해 상세하게 팩트가 제시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명색이 개정판이라면 어떠한 점이 개정되었는지 고지를 하고, 이전 판본 이후 현재까지의 내용을 추기 또는 연보 형식으로나마 간략하게 보충하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여하간, 이 책은 원본이 출간된지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전혀 빛을 바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본질에 대해 알 수 있는 1급의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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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중국학자 - 중국의 전통을 탐구한 서양 고전문헌학의 역사
데이비드 B. 허니 지음, 최정섭.안재원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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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큰 기대와 호기심에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건만, 책은 너무 지루하고 건조하고 재미없다.

 

이 책은 중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고 유명한 폴 펠리오, 에두아르 샤반, 앙리 마스페로 등 중국학 거장들에 대하여 개별 전기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너무도 흥미진진하고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책임에도 이 정도 밖에 그려낼 수 없는지 너무 실망스럽다.

 

저자의 무능 또는 필력을 탓할 수밖에 없겠다.

 

그러나 번역은 성실하고 꼼꼼하다. 땀이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정도나마 책의 꼴을 갖추게 된 것도 번역자의 노고이리라.

그나마 이러한 거장들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현재로서는 이 책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형편이니 새로운 책이 저술되기까지는 참는 수 밖에....    

 

한 가지 사족을 달자면, 아직까지 우리 (중국)학계는 너무 부실하고 무책임해서 샤반의 책도 거의 번역되지 않은 형편이다.

 

그의 글이 번역된 것은 내가 아는 한 수십년 전 국문학자에 의해 편역된 다음 책의 한 챕터에 불과하다.

 

司馬遷歷史認識- 朴惠淑 編譯(한길사, 1988) 司馬遷이 활용한 자료”(133~155)

 

 

제발 도올의 말대로, 아무도 읽지 않는 허접한 학위 논문 쓰지 말고 제대로 된 고전의 한 챕터라도 더 번역되어 나오기를 희망하며, 우리 학계의 분발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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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변 자서 소명출판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편 72
고힐강 지음, 김병준 옮김 / 소명출판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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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 11. 이 책을 읽고 책 말미에 몇 자 적어둔 것을 이곳에 옮겨 놓는다.

 

 

고힐강(顧頡剛)’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989년 대학 3학년때 중국사학사 과목의 교재로 사용된 중국사학입문(何啓君 , 조관희 옮김, 1989년 고려원) 이라는 책을 통해서이다. 위 책은 고힐강 선생이 중국사학 전반에 대해 구술한 것을 하계군이 정리해서 출판한 책이다.

 

잊고 있던 그 이름을 다시 보게 된 것은 2005년 경 도올 김용옥의 책 老子哲學 이것이다 을 통해서 인데,

이 책 127~131쪽의 각주에서 고힐강의 고사변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고사변이라는 책 이름도 이때 알게된 듯싶다.

 

그러다 작년(2010) 드물게 번역된 그의 책 中國 古代方士儒生(고힐강 저, 이부오 옮김, 1991년 온누리)을 헌책방에서 구입해서 읽었다.

 

그리고 올해(2011) 인터넷 헌책방에서 이 책 고사변 자서를 발견하고 구입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방대한 저서인 고사변》 중에서 1책에 실린 자서(自序) 1980년과 1981中國哲學2집과 제6집에 발표한 나는 어떻게 古史辯을 편찬했는가(我是怎樣編寫 古史辯)라는 글을 번역한 책이다.

 

보통의 머리글이 아니라 생동감 있고 흥미로운 한 권의 자서전이라 할만하다.

 

그의 책 古史辯전 권이 정밀한 주를 달아 번역 출판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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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마을 다이어리 세트 (완결) - 전9권 바닷마을 다이어리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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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감명깊게 본 후 그때까지 출간된 원작만화 일곱 권을 찾아 읽기 시작했고 곧 푹 빠지고 말았다.

2017년 7월경 출간된 8권은 책장이 넘어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조금씩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보았더랬다.

작년에 속편이 나오지 않아 무척 기다렸는데 드디어 올해 마지막 9권 완결편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존에 1~3권을 소장하고 있음에도 전9권을 주문하였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이번 마지막권도 따뜻하고 정겹다.

2017년 일본 도쿄, 가마쿠라 여행시 2권 '한낮에 뜬 달'을 가지고 가서 에노덴 열차를 타고 에노시마로 가는 도중 주인공들이 사는 집 근처역인 <극락사>(고쿠라쿠지) 역에 내려 만화를 들고 기념사진도 찍고 역내에 비치되어있는 극락사 기념 스탬프도 만화 속지에 찍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제 정들었던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헤어지려니 아쉽고 허전하지만 오랫동안 따뜻한 온기로 기억될듯싶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그동안 고마웠어.
언젠가 다시 일본에 가서 에노덴 기차를 타게되면 니 생각이 나겠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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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부대와 의사들 - 전쟁과 의료윤리, 일본의 의학자.의사의 '15년 전쟁' 가담과 책임
전쟁과의료윤리검증추진회 지음, 스즈키 아키라 옮김, 임상혁 감수 / 건강미디어협동조합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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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구입해 놓은 책을 이제야 읽었다.

731부대, 마루타, 생체실험 등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사실들을 이 책을 통해 구체적이고 상세히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1931년부터 1945년 패전까지 15년간 일본의 군대와 의학자, 의사들의 만행에 대해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전쟁과의료윤리검증추진회의 기록이다.

어떠한 반성도 없이 은폐하고,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살아온 자들에 대한 양심의 기록이다.

 

1부에서는 위 15년간 일본의 의학자, 의사들이 주로 해외에서 수만명의 사람을 실험 자료나 수술 연습용으로 살해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주된 무대는 이시이 시로(石井四郞)가 조직한 731 부대를 비롯한 군사의학연구기관이나 점령 지역의 육군병원이다.

 

1935년 하얼빈에서 남동쪽으로 15떨어진 핑팡(平房) 주변 4개 마을 주민을 강제 퇴거시키고 그곳에 731부대 본부 관사, 각종 실험실, 감옥, 대원가족숙소(통칭 도고 마을) 등 생물 병기연구, 제조를 위한 군사기지건설을 시작해 1939년 완공한다. 핑팡에 거주한 731부대원과 그 가족등 일본인이 가장 많았을 때인 1942년경에는 3,000명이 넘었다고 한다.

 

 

731 부대는 8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에서 4부까지가 핵심 부대로,

1부 세균연구부(부장 기쿠치 히토시, 菊池齋)

 

2부 실전연구부서(부장 오타 기요시, 大田澄)

  * 식물멸종연구(야기사와 유키마사, 八木澤行正)

  * 곤충연구(다나카 히데오, 田中英雄)

  * 항공반(마스다 비호, 增田美保)

페스트균을 감염시키는 벼룩도 여기서 번식시켰다.

 

3(부장 에구치 도요키요, 江口豊潔) - 방역급수를 하는 것 같이 가장했지만, 실제로는 주로 페스트균 등을 넣은 도자기 폭탄의 용기를 제조했다.

 

4부 세균제조부(부장 가와시마 기요시, 川島淸) - 가와시마의 증언에 따르면 제4부의 세균제조능력은 2개월간 페스트균 300, 티푸스균 800~900, 콜레라균 1t 이었고 이렇게 제조된 페스트균 등을 실제로 중국 여러 지역에 살포하였다.

 

생물병기 살포의 위력은 감염된 개인의 이동을 통해 2, 3차 감염을 일으키는데, 세균전에 의해 확인된 사망자만해도 1만명을 넘는다.

 

그 외에 다니무라 가즈하루(谷村一治) 군의관 소좌(소령)는 중국인 8명을 생체즉 실험 재료로 휴대하고 야외에서 실험이나 수술이 끝난 후 생체해부로 살해되거나 총살하는 등 참혹한 사실이 책 내용을 꽉 채우고 있다.

 

전쟁 후 군의관 등 의사들은 일본 의학계에서 아무런 처벌이나 비난을 받는 일 없이 승승장구 영화를 누려오고 있다. 이는 731 부대의 각종 비인도적, 야만적 실험의 자료를 미국측에 이관하는 대신 전범으로 기소되지 않고 사면받은 사실에 기인한다.

 

많은 사실이 밝혀진 것도 있지만 아직까지 은폐되고 왜곡된 사실이 더 많다고 책의 저자측은 주장하고 있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일본이 과연 일본의 의학자, 의사들이 자행한 비인도적인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과거를 진지하게 대면할 수 있을지, 이러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다음 세대에 진실과 교훈을 전할 수 있을지 묻고 있다.

 

안타까운 점 하나를 들자면,

이런 귀한 책이 현재 품절이라고 한다.

짐작컨대 잘 팔려서 품절일리는 없고 초판만 겨우 팔리고 구매자가 없어 더 이상 재판을 찍지 않은 것이리라.

 

바라건대,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구입을 요청해서 재발간될 수 있기를....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더불어 참혹했던 역사의 왜곡을 막을 수 있기를....

 

마지막으로 아우슈비츠의 만행을 고발한 <이것이 인간인가>의 저자 프리모 레비가 한 말로 이 책을 읽은 감상을 대신한다.

 

한 번 일어났던 일은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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