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 스페인 고산 마을에서 일궈낸 자급자족 행복 일기
김산들 지음 / 시공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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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튜브 ‘산들 무지개’를 통해 그림같은 청정 자연생활 동영상을 인상 깊게 보고 나서 저자의 이 책 『우리가족, 숲에서 살기로 했습니다』를 알게 되었다.

 

2.

귀촌, 귀농 관련 많은 동영상, 책들이 범람하는 시대이지만, 이 책은 얄팍한 흥미 위주의 예쁘기만 한 농촌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한국 여자 산들과 스페인 남자 산똘님이 세계여행 중 운명적으로 만나 스페인 발렌시아 비스타베야 해발 1200 미터 고산에 200년이 넘은 폐가를 수년에 걸쳐 손수 수리하고 입주 한 후 예쁘고 귀여울 뿐만 아니라 천사 같이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세 딸 산드라, 누리, 사라를 낳아 키우면서 하루하루 귀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과장 없이, 담백하게 그리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및 KBS 인간극장을 통해 산들무지개 가족의 동영상을 먼저 보고 책을 보았으나, 책은 동영상과 또 다른 매력과 깊이가 있다. 산들님의 좀 더 속 깊고 내밀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다고 할까. 


책을 읽는 내내 흐믓하고 가슴 따뜻한 시간이었다.

 

3.

책 곳곳에 주옥같은 내용이 가득하지만, 한두 가지를 든다면,

<큰 딸 산드라 이야기>(154~161쪽) 중 남에게 싫은 소리도 잘 하지 못하는 온순하기 짝이 없던 산드라가 친구 카야에게 단호하게 자기주장을 말하는 부분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소나무에 돌을 던지고 상처 난 소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송진을 꿀이라고 하며 산드라에게 같이 해보자고 말하는 친구 카야에게 산드라는 분명하게 말한다.

 

“나는 싫어. 그건 꿀이 아니라 피야. 돌에 맞은 소나무가 피를 흘리는 거야!”

 

이 때 산드라의 나이는 여섯 살이었다고 하는데, 동식물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을 보니 산드라는 분명 詩人의 품성을 타고난 것이 틀림없다.

 

또 한 곳 인상적인 부분을 든다면, <도서관 한 채의 지혜, 마리아 할머니>(242~247쪽)이다.

비스타베야도 시골이라 노인들이 많이 있는데, 이곳에서 노인이 죽으면 동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도서관 한 채를 또 잃었구나!”

 

노인들의 살아 있는 지혜와 역사를 인정하고 아쉬워하는 것이리라.

 

4.

책을 출간한지 일년이 넘은 시점에서 책을 주문했음에도 책 뒷면을 보니 2019. 2. 초판본이었다. 이런 좋은 책이 아직 2쇄가 안된 모양이다.


코로나로 수개월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속에서도 현재까지 산들무지개님의 유튜브 동영상은 감사하게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책도 잘 팔려 수년 후 속편이 출간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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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엄지영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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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지난주 한겨레 토요판에 실린 박홍규의 이단아 읽기와 금요일자에 실린 정혜윤의 새벽세시 책읽기를 통해서 비로소 루이스 세풀베다라는 작가를 알게되었고 또한 그가 지난 4월 코로나19로 투병중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뛰어난 작가들은 왜이리 빨리 우리곁을 떠나가는지, 왜 나는이렇게 늦게서야 그들은 알게되는지 모르겠다.

2.
바로 그의 책을 몇권 주문했고 그 중《자신의 이름을 지킨 개 이야기》를 먼저 읽었다.

우리는 얼마나 자연과 동물들은 하찮게 여기고, 무시하고 파괴하고 있는가?
우리를 품어주고 우리를 위해 몸을 내어주는 자연과 동물들, 식물들을 언제까지 오만한 자세로 파괴하려는지 두려운 마음뿐이다.

3.
자연과 동물에 대한 교감과 사랑, 존경이 배어있는 이 책을 우리에게선물하고 떠난 작가에게 삼가 조의를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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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사 - 창의적인 수용과 융합의 2천년사
소병국 지음 / 책과함께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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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몇 달 전 알라딘에서 우연히 펀드모집 광고를 보고 즉시 신청해서 책을 받고 지난 몇 주 동안 흥미롭게 잘 읽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 천년 동안의,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많은 나라를 다루고 있는 동남아시아사는 필연적으로 각 챕터 내용이 소략하고 깊이는 얕을 수밖에 없지만 방대한 내용을 효율적으로 잘 정리하고 있다.

 

2.

처음 고대부분은 낯선 지명, 인명 등이 쉴새없이 나와 정말 읽기 쉽지 않았지만 점점 근대, 현대 부분에 다다를수록 내용도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우리의 현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책 곳곳에 해당 내용을 보다 선명하고 간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지도가 풍부하게 배치되어있다는 점이다. 편집진의 땀과 노고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이러한 지도가 아니었다면 이 책은 훨씬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을 듯하다.

 

3.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술할 대상 기간이 길고 내용이 방대하다보니 좋게 말하면 간결하게, 나쁘게 말하면 수박 겉핥기식으로 서술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개론서의 성격상 불기피한 점을 모르진 않지만, 건조하고 딱딱한 서술 하에서도 곳곳에 저자 자신의 숨결과 생각, 문체가 묻어나는 부분이 좀 더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겠다 하는 아쉬움이 있다.

 

4.

예를 한 두가기 들어본다면, 베트남 전쟁 설명 부분에서 베트남이 1945년 독립 후 프랑스가 이를 다시 식민지화 하려는 제국주의적 침략에 맞서 이후 프랑스, 미국과의 30년 간의 독립전쟁(1945~1975)을 시작한 역사적 배경 및 전쟁의 성격을 좀더 상세히 기술한다거나,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학살 설명 부분에서 폴포트의 만행 못지않게 미군의 수년간에 걸친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인한 민간이 살상에 대한 내용도 좀 더 깊이 있게 다루어졌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5.

주제넘게 왈가왈부했지만, 이렇게 방대한 분량의 동남아시아사를 저술한 필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너무도 무관심하고 혹은 무시하기까지 했던 동남아시아의 많은 나라와 그 국민들이 우리와 같은 소중한 사람들이고 또 많은 고난을 극복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점을 새삼 자각하는 시간이었다.

 

이 개론서를 바탕으로 좀 더 발전되고 심도 있는 개별 지역의 전문서가 저술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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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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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쇠락해가는 미국 러스트벨트 백인 노동계급의 적나라한 현실을 저자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2.
얼마전 읽은 《제인스빌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을 알게되어 읽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힐빌리들의 실상을 그리고 있는데
단, 곳곳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체험을 통해 얻은 짧은 혹은 좁은 식견을 드러내는 곳이 있어 눈쌀을 찌프리게 만든다.

특히 11장 <미국에서 가장 비판적인 집단> 은 엉망진창인 부분으로 책 전체의 질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3.
전체적으로 책의 퀄리티는 중급 정도이지만, 현재 미국 백인 노동자들의 내밀한 실상을 고스란히 내보였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주고싶다.

하지만 이 책의 상업적인 성공 배경에는 저자 자신이 아이비리그 로스쿨 출신의 잘 나가는 변호사, 사업가라는 후광이 작용했음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만큼 인식과 경험의 폭이 좁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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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 인류를 위협한 전염병과 최고 권력자들의 질병에 대한 기록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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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종 질병들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매우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페스트, 매독, 천연두, 콜레라 등 부분은 내용이 알차고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윌슨, 레닌, 히틀러, 케네디, 미테랑 등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부분은 타블로이드 신문의 가십성 수준을 넘지 못하는 듯 하다.


2. 

수개월째 전 세계가 코로나19 (COVID-19)로 극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시의적절한 책으로 생각해 읽기 시작했으나 약간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특히나 1918년의 스페인 독감 부분은 꼴랑 4쪽에 불과한 수박겉핥기로 스쳐 지나가고 있다. 매우 아쉬운 대목이었다.


3. 이러한 질병들의 단편적인 나열에 그칠게 아니라 현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질병과 문명간의 함의, 자연파괴, 오염에 대한 성찰이 함께 담겼다면 책의 내용이 한층 충실해 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4.

이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면 세계를 선도한 대한민국 방역당국자에 의해 한층 깊이 있고 성찰이 담긴 보고서가 출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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