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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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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을 읽기 시작해 그 책을 덮을 즈음에 '아 ~ 정말 좋은 책이다."라고 생각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나의 무지를 깨치는 책이거나, 아니면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이 책 <나쁜 사마리인들>은 우리의 시야와 안목을 넓혀주는 좋은 책이다.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쓴 책이 아니어서 객관적이고 차분한 어조의 서술이 쉬우면서도 설득력이 있다. 간단히 서술하는 것 같지만 그 한줄의 서술을 위해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했음을 쉬 알 수 있는 알차고 짜임새 있는 책이다.

맹목적으로 세계화, 신자유주의에 끌려가고 있는 우리 자신들의 모습과 정치인, 방송, 언론의 무지(혹은 무책임)의 모습이 안쓰럽다.

 

저자는 객관적인 역사적 자료를 제시하며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등 강대국이 얼마나 높은 관세장벽을 쌓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특허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상표를 도용하고, 국가가 강력하게 시장에 개입하였는지 고발하고 있다.

그랬던 그들이 자신들의 위치가 우월하게 되자 자신들의 정책을 따르려는 후발 국가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NO!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들 강대국들의 이익과 주장을 대변하는 사악한 삼총사가 있으니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WTO) 이다.

 

이 책은 책값과 책 읽는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은 책이다.   우리가 사는 현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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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 한 출판편집자의 회상
오쓰카 노부카즈 지음, 송태욱 옮김 / 한길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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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성사 - 출판의 저력

   알라딘에 오쓰카 노부카즈의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 한 출판편집자의 회상>을 주문해 읽었다.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에서 40년간 편집자로 일한 저자의 회상기다. 40년간의 일본 지성사가 거의 서지목록을 방불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일본의 출판 저력, 지성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몇몇 저자와 서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책이 처음 보는 생소한 것이었지만 일본 출판계의 힘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新書”라는 명칭이 사용된 것도 이와나미신서가 처음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한길사의 <오늘의 사상신서> 시리즈, 창작과비평사의 <창비신서>시리즈가 70년 이후 인기리에 출간된 적이 있다. 비록 현재는 그 명맥 유지가 힘든 상황이지만...


   대학 재학시절뿐만 아니라 졸업하고도 한길사의 오늘의 사상신서, 창비의 창비신서를 저렴한 가격에 흥미롭게 읽었지만 현재는 출판사가 더 이상 양질의 도서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한길사의 경우 기존에 저렴한 가격으로 오늘의 사상신서로 발간되었던 도서를 <한길 그레이트북스>라는 시리즈로 재출간하며 장정은 화려하게, 지질은 고급지로 사용하며 책값도 터무니 없는 고가로 정하여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새로 번역되어 출간되는 책도 있지만)


   또하나 이 책을 보며 느끼는 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문고본 출판이 너무 저조하다는 점이다.  살림문고, 범우문고 등 몇몇 문고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0여년 전 탐구신서, 을유문고, 박영문고 등과 같이 내용이 알차면서도 가격도 저렴한 문고본은 현재 모두 절판된 상태다. 한길사, 창비, 문학과지성사 등 저명한 출판사에서는 출간된지 몇 년이 지나면 양질의 도서를 문고본(페이퍼북)으로 저렴하게 재출간해 주기를 희망한다.(단지, 희망사항?)


   솔직히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 한 출판편집자의 회상>을 다 읽고 책장을 덮으며 전체적으로 느끼는 점은 생경함이다. 그것은 일본의 저자, 서명 등 그들의 지성사에 대한 기본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기도 할 것이다. 재작년 리영희 선생님의 <대화>를 읽으며 그 글의 행간에서 느꼈던 진한 감동과는 비교할 수 없다.  바라건대, 한길사의 김언호 대표나 예전 창비의 편집자로, 사장으로 명성을 날리신(현재는 현대실학사 대표) 정해렴 선생님의 우리 출판사 혹은 지성사에 대한 이러한 유의 책이 출간되어 책의 행간을 읽는 행복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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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 함석헌 평전
이치석 지음 / 시대의창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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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 선생의 글은 읽는 맛이 있다. 그의 글에는 힘이 있다.
글이 어렵지 않고 주장하는 바가 명쾌하다.

그동안 한길사에서 발간된 전집 중 <뜻으로본 한국역사>,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한국 기독교는 무엇을 하려는가>를 읽었는데 즐거운 독서였다.
  이 책 <씨■ 함석헌 평전>은 그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으로 읽은 책인데 독자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이다.

첫째 이치석의 글이 너무 힘(매력)이 없고 독특한 맛도 없다. 그동안 함석헌에 대한 많은 책이 나왔던 점을 감한하면 그러한 책을 뛰어 넘을, 그리고 함석헌의 저작을 더욱 친근감있고 호기심을 유발하게끔하는 요소가 별로 없는 느낌이다. 평전(評傳)이 아닌 그저 평범한 ■평전(平典)■이 된 느낌이다. 


  또 하나 책을 읽으며 불쾌했던 것은 책 중 한문 원문표시에  많은 오류가 있어서 이것이 저자 이치석의 소양부족인지 아니면 편집자의 근무태만인지 알 수 없게 하는 부분이 허다했다.

이러한 오류는 출판사의 신뢰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될 것이다.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340쪽, 굴원의 어부사 원문 중, 鼓泄而去는 鼓枻而去의 오류이고,


可以濯乎纓은 可以濯吾纓의 오류, 可以濯乎足은 可以濯吾足의 오류.

361쪽, “목이 잘려도 변치 않는 우정 勿頸之交”는 刎頸之交의 오기


637쪽, <노자>29장의 구절 중 將欲取天下而爲之 吳見其不得己는 將欲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不得已의 오류.


640쪽 하단의 “간디 사후 40여년간 그는 간디를 사숙私塾하면서”의 私塾은 私淑의 오류이다.

 사숙(私塾)은 사사로이 연, 조그만 교육 시설. 가숙(家塾). 글방. 서당(書堂)을 의미하므로, 책 본문과 같이 존경하는 사람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는 없으나 그 사람의 인격이나 학문을 본으로 삼고 배움의 뜻으로 사용하는 사숙은 私淑을 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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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 꿈꾸는 자들의 초상 - 세계 화폐 인물열전
박구재 지음 / 황소자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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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의 책■지성 섹션인 18.0■(2006. 10. 20.자)에 실린 「아깝다 이책」을 읽고 <지폐 꿈꾸는 자들의 초상>를 구입하였다.


출판사인 황소자리의 대표께서 이 책이 제대로 팔리지 않은 것을 안타깝다고 기술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한마디로 2%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돈이 아닌 15㎝ 지폐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알차게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와 출판사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효과있게 또는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첫째, 돈(지폐)은 사람들이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 책은 각국의 지폐에 담긴 인물을 다양한 인물을 소개하고 있으나 각국의 지폐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 느낌을 전달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그것의 가장 큰 원인은 지폐의 사진이 컬러가 아닌 흑백이라는 데 있을 것이다. 선명한 컬러로 각국의 지폐가 책에 실렸다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아름다운 책이 되었을 것이다.


한 가지 더 지적하자면 지폐의 앞면만 사진이 있고 뒷면은 없다는 것이 아쉽다. 프랑스의 50 프랑 지폐 중 어린왕자 모습의 뒷면이 없는 것 등이 아쉽다. 지폐 뒷면의 사진을 싣고 사진 하단에 간단한 설명을 붙이면 좋았을 것이다.

 

둘째, 사진이 화폐 앞면에 한정되다보니 해당 지폐 설명에 부합하는 여타 사진(그림)이 없어서 설명이 공허해 지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세잔이 그려져 있는 100 프랑의 설명에서 세잔의 그림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해당 그림을 넣었더라면 더 생생한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아무리 유능한 평론가라 하더라도 해당 화가의 그림 없이 설명만으로 그의 그림을 묘사하기는 쉽지 않을뿐더러 독자의 공감을 얻기가 어려울 것이다.


만약 개정판을 낸다면 지폐사진을 선명한 컬러로 바꾸고 설명에 부합하는 여타 사진이나 그림을 적절하게 배열하기를 기대해 본다.
사족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의 첫느낌은 촉감은 거칠고 필요이상으로 두툼하고 종이는 두껍하는 느낌이다. 소재가 지폐인 만큼 책을 손에 잡았을 때 촉감이나 느낌이 그것에 맞게 장정이나 재질, 판형에 변화가 있으면 좋을 것이다. 개정판을 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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