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 한 출판편집자의 회상
오쓰카 노부카즈 지음, 송태욱 옮김 / 한길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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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성사 - 출판의 저력

   알라딘에 오쓰카 노부카즈의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 한 출판편집자의 회상>을 주문해 읽었다.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에서 40년간 편집자로 일한 저자의 회상기다. 40년간의 일본 지성사가 거의 서지목록을 방불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일본의 출판 저력, 지성의 힘을 느낄 수 있다. 몇몇 저자와 서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책이 처음 보는 생소한 것이었지만 일본 출판계의 힘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新書”라는 명칭이 사용된 것도 이와나미신서가 처음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한길사의 <오늘의 사상신서> 시리즈, 창작과비평사의 <창비신서>시리즈가 70년 이후 인기리에 출간된 적이 있다. 비록 현재는 그 명맥 유지가 힘든 상황이지만...


   대학 재학시절뿐만 아니라 졸업하고도 한길사의 오늘의 사상신서, 창비의 창비신서를 저렴한 가격에 흥미롭게 읽었지만 현재는 출판사가 더 이상 양질의 도서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한길사의 경우 기존에 저렴한 가격으로 오늘의 사상신서로 발간되었던 도서를 <한길 그레이트북스>라는 시리즈로 재출간하며 장정은 화려하게, 지질은 고급지로 사용하며 책값도 터무니 없는 고가로 정하여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새로 번역되어 출간되는 책도 있지만)


   또하나 이 책을 보며 느끼는 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문고본 출판이 너무 저조하다는 점이다.  살림문고, 범우문고 등 몇몇 문고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0여년 전 탐구신서, 을유문고, 박영문고 등과 같이 내용이 알차면서도 가격도 저렴한 문고본은 현재 모두 절판된 상태다. 한길사, 창비, 문학과지성사 등 저명한 출판사에서는 출간된지 몇 년이 지나면 양질의 도서를 문고본(페이퍼북)으로 저렴하게 재출간해 주기를 희망한다.(단지, 희망사항?)


   솔직히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 한 출판편집자의 회상>을 다 읽고 책장을 덮으며 전체적으로 느끼는 점은 생경함이다. 그것은 일본의 저자, 서명 등 그들의 지성사에 대한 기본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기도 할 것이다. 재작년 리영희 선생님의 <대화>를 읽으며 그 글의 행간에서 느꼈던 진한 감동과는 비교할 수 없다.  바라건대, 한길사의 김언호 대표나 예전 창비의 편집자로, 사장으로 명성을 날리신(현재는 현대실학사 대표) 정해렴 선생님의 우리 출판사 혹은 지성사에 대한 이러한 유의 책이 출간되어 책의 행간을 읽는 행복을 누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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