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타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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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넘 재미있어요. 캐릭터들도 매력 폭발.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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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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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야무지게 재미있는 소설 만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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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지 - 히어로 만화에서 인문학을 배우다
김세리 지음 / 하이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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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학자 조지프 캠벨에 따르면 영웅은 부류로 나뉜다.

자기 스스로 여행을 택하는 유형 vs 여행에 내던져지는 유형이다.

처자식을 죽인 12가지 과업을 달성하는 헤라클레스,

황금양털을 찾아나서는 이아손은 전자다.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헐크,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번째로 분류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뜻밖의 사건(길흉)으로 힘을 얻는다.

2. 소중한 이를 약탈 당하고 목숨을 위협 당하며 영웅의 길로 내몰린다.

3. 코스튬이 있다.

"제복을 입고 기존의 인간과는 완전히 다른 부류로 변신" 하는

번째 유형의 영웅에겐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인류의 정의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

만화책이나 그래픽노블로는 DC 마블을 만나본 적이 없다.

대신에 영화로는 친숙하니까 <마블로지>라는 책이 궁금해졌다.

만화가 혹은 영화의 캐릭터가 학문의 대상이 된다고?

히어로 만화에서 어떤 식으로 인문학을 배우게 된다는 걸까?

책을 펼치자 마자 무릎을 치며 이해했다.

마블이 우리 시대의 신화와 다름없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면

이를 그리스신화처럼 연구 못할 까닭도 없었던 것이다.

마블이 있기 전부터 존재했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제일 먼저 등장하는 인물이 쾌걸 조로일 줄이야.

망토를 두르고 마스크를 쓰면 피가 끓듯 온몸이 열정으로 타올랐다는 디에고.

그는 소설의 말미에서 마스크가 부여하는 정체성과 힘을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마블보다 먼저 부상해 인기를 끌었던 DC 슈퍼 히어로도 빼먹을 없다.

슈퍼맨, 베트맨, 왓치맨 말이다.

어벤져스의 신화적 기원이 되는 그리스와 북유럽의 고대 신들,

영웅들과 난쟁이, 보물들의 이야기는 익숙해도 좋아하는 소재라 신이 나서 읽었다.

마블이 일군 철학적 생태계의 주요 내용은 공리주의 원칙주의인데

이는 장의 도표로 나타나기에 사진으로 첨부한다.

초인 등록법과 관련한 히어로들 각자의 입장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는데

사실 우리나라 작가들의 판소에서는 문제되지 않는 부분이라 살짝 웃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어맨이 전쟁까지 벌여야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가 피부에 와닿지가 않았다.

한국 배경의 히어로물에서는, 센티넬버스든 가이드버스든, 에스퍼는 거의 무조건 기관에 속한다.

자각하면 운전면허증 발급받듯이 등급 확인하고 정부에 등록부터 하는 일이 당연한 문화권인 것이다.

주제로 주인공들이 싸우는 한국 판소는 솔직히 상상도 안가고 아마 공감도 못받지 않을까?

미국만화 특유의 그림체에 거부감이 커서 영화 아닌 매체로 접근하고픈 마음은 없지만

영화와는 또다른 세계를 탐험하고 탐구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는 일은 즐거웠다.

부담없이 읽을 있는 재미있는 인문서적이다.

슈퍼 히어로들이 추구해야 정의가 무엇일지 김세리 작가와 함께 고민해 보자.

 

하이픈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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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의 섬 JGB 걸작선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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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 4 22일 오후 3시를 살짝 넘긴 시각".

35세의 건축가 로버트 메이틀랜드는 정부와의 휴가 후 아내가 있는 집으로 복귀 중입니다.

평소 과속하는 습관이 있던 그는 제한속도를 훌쩍 넘긴 채 고속도로를 달리다 사고를 당합니다.

재규어의 왼쪽 바퀴가 펑! 하고 터지더니 조난 당한 배처럼 차체가 흔들렸구요.

차는 곧 가드레일을 들이받더니 펜스 저 아래로 굴러떨어집니다.

러시아워가 아니었기에 이중삼중 충돌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당장은 운 좋은 일처럼 느껴졌지만 곧이어 메이틀랜드는 깨닫습니다.

누구도 자신의 사고를 목격하지 못했다는 건요.

누구도 그를 구하러 오지 않을 거라는 얘기도 된다는 사실을요.




교통섬이라고 해야 할까요?

세 갈래 고속도로의 교차점에서 깨어난 메이틀랜드는

10미터 높이의 경사면을 올라가 직접 도움을 청하기로 합니다.

일어서기만 해도 세상이 핑그르르 돌며 쓰러질 것만 같아요.

온몸에 뻗치는 경련을 누른 채로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토사를 기어 오릅니다.

러시아워의 시작 속에 차선 세 개가 꽉 차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됐다! 이제 살았다!'

메이틀랜드는 지나가는 차들을 향해 레인코트를 흔들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땅거미가 깔리고 혼잡했던 도로가 텅텅 비어갈 때까지요.

어떤 차도 그를 위해 멈춰서지 않았고 그는 차가운 분노에 빠져들었죠.

그러다 한 대의 수송차가 그를 발견하고 손짓을 해왔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얼씨구나 달려갔을텐데 이 남자도 좀 삐뚤어졌단 말이죠.

구걸에 지칠대로 지친 그는 뜬금없이 자존심을 세웁니다.

'고속도로를 건너가 고가도로의 비상용 전화박스로 구급차를 부르겠어.'

도움을 내치고 도로를 절반쯤 건넜을 때 들려온 찢어지는 경적 소리.

메이틀랜드가 다시 눈을 뜬 곳은 병원이 아니었습니다.

고속도로 경사면 아래, 한번 봤다고 벌써 눈에 익어버린 그곳 황무지였습니다.


걷는 것조차 힘들어진 몸상태에 메이틀랜드는 헛웃음이 터집니다.

아무도 메이틀랜드를 찾지 않을 겁니다.

아내는 그가 정부와 있으리라 추측할테구요.

정부는 그가 아내와 시간을 보낸다고 믿을 겁니다.

대표의 자유분방한 생활에 익숙한 직원들은 그의 결근을 무시로 생각합니다.

뺑소니범이 자진해서 신고할 리 만무한데다 도로 위의 그를 목격한 사람들은 글쎄요...

좀 정신나간 부랑자를 봤다고 저녁 식탁 위에서 얘기하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고속도로 아래 콘크리트의 섬에 갇혀서 로빈슨 크루소를 찍게 된 메이틀랜드.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이고 좀 짠하기는 짠합니다.




<로빈슨 크루소>의 전복적 오마주라는 말이 딱 맞는 책이었어요.

고속도로 저 아래에 깔려 어떻게 물을, 음식을, 프라이데이를 구할까 걱정이었는데요.

제가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작가를 너무 우습게 본 거였더라구요.

삼각형 형태의 손바닥.. 보다는 완연히 큰 땅 위에서 그는 놀라운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여기서 ""는 짐 밸러드이기도 하고 로버트 메이틀랜드이기도 해요.

차들이 도착하는 그곳, 풍성한 물과 음식과 온기로 가득할 문명 세계를 코 앞에 둔 채

메이틀랜드는 빗물을 받고 온몸이 파괴되는 느낌으로 굶주리고 폐타이어 사이를 기어다닙니다.

정신질환자와 창녀라는, 교통섬을 쉼터삼은 심상치 않은 자들에게 붙들렸을 땐 죽는 줄 알고 심장이 콩닥콩닥.

처음엔 이 상황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했던 저도 어느 새 교통섬이 남태평양만큼 멀고 외진 곳처럼 느껴지더라구요.

메이틀랜드가 그 섬을 벗어나는 일이 완전히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질 정도로요.

메이틀랜드의 머리 바로 위에서 차들이 씽씽쌩쌩 달리고 있는데 이게 말이나 되는 생각이냐구요🤣



이 사람은 지금 섬에 있어.

하지만 어떻게 보면,

평생을 섬에 갇혀 있었던 거야._

콘크리트의 섬에 대한 "닐 게이먼"의 감상

선견지명을 가진 희대의 이단자.

대도시의 치명적인 정글에 대한 재발견.

눈부시도록 독창적인 밸러드표 우화.

감히 추측할 수 없는 전복적 결말.

교통섬의 로빈슨 크루소를 마주해 이 모든 찬탄에 동의합니다.

밸러드 쫌 멋짐!!

결말, 대단히 멋짐!!!

현대문학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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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
태린 피셔 지음, 서나연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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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씨. 진짜 미쳤냐고! 사람이 너무 놀라고 기가 막히면 욕 나오잖아요. 책도 너무 재미있으니 페이지마다 욕이 튀더라구요. 저도 종종 잊는 제 독서 취향 중의 하나가 "막장"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여자를 사랑하고 서로 죽이려고 하는 그런 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같은 책 욕하면서 정신없이 읽구요. 호구 하나 잡아서 십 년을 울궈먹는 살인마 꽃뱀이 등장하는 <아낌없이 뺏는 사랑>도 이런 주인공 용납 불가라며 남들이 별점 두 개 줄 때 저는 별점 열 개 박았어요. 임성한, 김순옥, 문영남 저리 가랍니다. 장인정신으로 버무린 막장 맛, 찐잼이 여기 있어요. 독자님들아 입 여세요. 지금 막장 들어갑니다.



난 당신들 모두를 사랑해, 서로 다르게 그리고 똑같이.”



개소리 진지하게 하지 마! 욕 나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남자 세스에겐 아내가 셋입니다. 월요일과 화요일,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목요일 써스데이까지. 책소개를 읽고 <아내들>을 펼친 처음에는 세스가 써스데이를 속인 채로 결혼하고 써스데이가 결혼생활 중에 월요일과 화요일의 존재를 알았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반전, 써스데이는 세스와의 네 번째 만남 때 이미 본처인 세스의 화요일에 대해서 알고 있었습니다. 세스가 직접 고백하거든요. "화요일을 사랑하지만 그녀는 출산이 싫대. 내게는 아이를 낳아줄 새로운 여자가 필요하고 그게 너였으면 좋겠어. 네 생각은 어때? 아참, 나는 화요일과도 안헤어질거야. 우리 아버지는 모르몬교도로 아내가 많았고 나도 중혼주의자거든." 세스는 선택권을 줍니다. 써스데이는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는 올바른 결정을 하지만 그건 채 한 달을 못넘길 일이었어요. 조각 같은 미남에 부자, 써스데이를 만나는 동안만은 세상 누구보다 그녀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남자. 과거에도 현재에도 아마 미래에는 더더욱 세스 같은 남자는 없겠죠. 세스는 전화를 들고 그의 번호를 눌러요.



나는 어쩔 수 없이 알아야 한다.

내 남편의 첫 아내의 비밀을 밝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난 미쳐버릴 것이다.”



세스와 약속했습니다. 다른 요일의 아내를 궁금해하거나 질투하지 않겠다구요. 일주일에 딱 하루만 독차지할 수 있는 남편을 써스데이는 자그마치 5년을 견뎠습니다. 아이만 생기면 화요일에게서 남편을 뺏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도 있었죠. 유산을 하고 자궁을 영영 잃어버린 다음에는 월요일을 만든 세스를 위해 화요일과 마찬가지로 이혼을 해줘야 하는 처지가 되었지만요. 세스의 주머니에서 발견한 병원 영수증. 그 영수증이 촉발제가 되었습니다. 세스는 세 번째 아내 월요일을 찾아갑니다. 마치 집을 구경 온 사람처럼 행세하며 그녀와 친구가 되요. 그리고 알게 되죠. 아내들을 똑같이 사랑한다던 세스가 자신의 아파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대저택을 월요일에게 선물했다는 사실을요. 자신과는 집밖에도 나가지 않는 그가 월요일과는 멕시코 여행까지 다녀왔다는걸요. 속물 같지만 어떨 땐 그 속물스러움으로 마음의 위치가 파악되는거 아니겠어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뱃속을 찬물로 눌러삼키던 써스데이가 문득 발견합니다. 월요일의 몸에 새겨진 손가락 자국처럼 보이는 멍. 간호사인 써스데이의 눈엔 확연한 폭력의 흔적. 내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여자였던가. 그것도 임신한 아내를?



나는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기분이 나아진다.

온 세상이 나와 마찬가지로 허술하고 외롭다.”


한 남자를 지나치게 사랑해 하지 말았어야 하는 선택을 한 여자 써스데이. 그녀는 중혼 사실을, 수치심을 가중하는 치부를 누구에게도 밝힌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목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요일의 외로움은 온전히 써스데이의 몫이었지요. 남편의 다른 아내들을 캐며, 월요일의 몸에 만날 때마다 다른 위치의 멍이 생겨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써스데이는 혼란에 빠집니다. 외로움보다 세스에 대한 사랑보다 진실에 대한 갈망이 높아져요. 어느 새 세스를 생각하는 시간보다 그의 아내들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세스가 말해온 아내들과 써스데이가 목격한 아내들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고 알게 된 이상 그냥 묻고는 못살겠단 말이죠. 내가 세스를 사랑하는 건 확실한데 세스를 알고 있다고도 확신할 수 있을까? 중간에 긴장감이 도를 넘어 딱 한 번 책 접고 왔다갔다 한 적 빼고는 숨도 코도 안쉬고 단숨에 읽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수준 높은 막장이었고 가독성, 재미, 반전, 무엇 하나 놓치지 않은 수작입니다. 추천!!

+ 미래와사람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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