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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싫어하는 사람을 위한 도서실 안내
아오야 마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모모 / 2021년 4월
평점 :
모모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동아리나 위원회 활동 중 어느 하나는 꼭 참여해야만 하는 교칙.
미술부를 탈퇴한 아라사카 고지는 책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도서위원에 지원한다.
도서위원이라니 요즘 누가 책을 읽는다고.
딱히 할 일도 없을테니 상당히 편하지 않을까 막연히 추측했지만 과아연???
(p9-10)
"오늘은 다들 처음 얼굴
보는 날이니까 자기소개도 할 겸
학년이랑 이름, 좋아하는 책 제목이라도 말해볼까?
그 이유도 한마디 덧붙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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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레미제라블을 좋아해.
장발장의 고뇌가 너무 구구절절해서 오히려 후련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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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책은 도련님입니다.
기요 씨가 우리 할머니랑 좀 비슷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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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책 따위 없는 아라사카는 도서위원의 첫 모임부터 당황한다.
레미제라블에 도련님, 삼국지,
은하철도의 밤, 기타등등
도서위원들의 입에서 쏟아지는 책이 낯설다.
다들 저런 책을 읽는다고?? 진짜?? 이게 말이 돼???
책을 싫어하면서 도서위원에 지원하다니 애초부터 잘못된 선택이었는지도 몰라.
아무 제목이나 말할까?
그런데 뭣때문에 좋아하냐고 또 물어보면 어쩐담?
거짓말한 거 탄로나면 완전 개망신이잖앗!!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아라사카는 고백한다.
"2학년 6반, 아라사카 고지입니다.
좋아하는 책은 딱히 없습니다."(p11)
책 얘기로 과열되었던 교실에 쏟아지는 쥐죽은 듯한 침묵.
다만 한 사람, 가와이 선생님만이 꽤 미묘한 미소를 머금은 채로
아라사카를 바라본다.
아주 뚜렷한 목적을 가진 것이 틀림없는 그 미소가 입을 연다.
"아라사카 고지, 너를 도서신문 편집장으로 임명할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독서에 흥미가 없는 사람의 마음을 알 길이 없다.
그러니 어떻게 하면 책을 싫어하는 사람을 도서관으로,
책 앞으로 이끌어 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서실 대출 실적이 바닥난 지금 도서신문을 재발간해
학생들을 유혹해 보려는 선생님의 눈에 아라사카는 인재다.
"독서에 관심없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신문을 만들려면
너 같은 아이가 있어야 하지 않겠니?
물론 너 혼자로는 힘들테니 활자중독 소녀 후지오 호타루랑 함께 하려무나."
책이라면 질색인 아라사카 고지와 책이라면 환장하는 후지오 호타루.
도서실의 소년과 소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이 된다.
1. 친구야, 신문에 싣게 리뷰 좀 써줘.
좋아, 실은 나 요즘 모리 오가이의 <무희>를 읽는 중이거든.
책에 나온 주인공이 독일에서 엘리제라는 소녀를 만나는 이야기가 나랑 아주 똑같아서 말이야.
연애편지 같은 내 리뷰 기대하라굿💕
아니 근데 이게 뭐람, 왜 결말이 이따위로 새드인건데? 나 리뷰 안쓸래~~
2. 선배, 신문에 싣게 리뷰 좀 써줘요.
자, 여기 있어, 근데 책 제목은 비밀이야.
정확한 제목을 알아낸다면, 그 원고를 신문에 실어도 돼.
책 제목을 모르겠다고?? 훗, 그럼 리뷰는 없지~ (+ 비열한 웃음)
3. 생물 선생님, 신문에 싣게 리뷰 좀 써주세요.
오냐, 아베 고보의 붉은 누에고치에 대한 리뷰를 써주마.
다만 나는 비밀이 많은 사람이고 실은 내 리뷰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과거를 숨길 생각이다.
근데 이제부터는 그걸 안비밀로 할 생각이니까 뒤를 케봐도 좋다...
(라고 물론 대놓고 말하지는 않는다 ㅋㅋㅋ)
실제로 하는 말은, 내가 리뷰 쓸 동안 너도 이 책 읽고 리뷰를 써와라, 숙제 땅땅땅!!
빈둥빈둥 놀아날 생각으로 시작한 도서위원 생활이
어째서 미스터리 스릴러틱 해지는지 아라사카는 의문이다.
소심순둥해 보였던 파트너 후지오는 따발총 책수다로 반전매력을 과시하고
리뷰 한 편 주면서 구구절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친구, 선배, 선생님과 얽히다 보니
원치 않았는데 자꾸만 책의 매력에 빠져들어간다.
그런 스스로가 믿기지가 않아서 자꾸만 의문문도 띄운다.
'뭔데? 왜 내가 자발적으로 책을 읽고 있는건데? 뭐라고 이세계물? 그거 뭐야? 재밌어?"
평소 만화책도 한 권 안읽던 애가 이제 장르물도 파려고 한다 ㅋㅋㅋ
사람들은 어째서 책을 읽을까?
책의 어떤 점이 재미있는걸까?
고작 만들어 낸 이야기일 뿐인데 왜 그렇게까지 책을 소중히 할까?
아라사카는 이 모든 질문에 어떤 답을 얻었을까??
처음엔 아라사카와 후지오의 손에서 도서관의 부흥이 성사될 수 있을지가 궁금했는데
읽다 보니 재밌어서 아무래도 좋았다.
책 속의 책을 좋아하는 독자, 책 속에서 책 읽는 독자를 보는
걸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마 처음부터 끝까지 빙구 웃음 흘리며 완독할 수 있을 것 같다.
청춘의 독서가 흐뭇하고 설레여서 만족하는 중>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