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 - 앤드루 숀 그리어 장편소설
앤드루 숀 그리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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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 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시시콜콜 인생의 불만과 불만을 토로하며 웃을 수 있을 것 같애.
뭐 이런 재미가 다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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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메리카 JGB 걸작선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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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만 보면 휴양지에서 살인사건이라도 터졌나 싶잖아요. 핏빛 수영장이, 그야 하늘도 마찬가지의 빛깔이긴 하지만, 워낙에 인상적이니까요.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그 정도의 스케일이 아님을 알게됩니다. 휴양지에서 누가 죽었다더라가 아니라 미국이 작살났다! 대자연에 미국이라는 국가가 살해당했다!의 규모인 거에요. 1997년 고갈된 원유, 붕괴되기 시작한 미국 경제, 해류를 막는 댐의 건설로 인한 자연재해. 이 모든 것에 잡아먹힌 미국은 거의 모든 대지가 사막화 되었고 더는 사람이 살지 않는 멸망한 대륙이 됩니다. 미국에 살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냐구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여기저기로요. 어떻게 보면 그들의 뿌리로 되돌아간 셈이지요. 그랬던 그들이 백년쯤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미국에 발을 들입니다. 황금을 꿈꾸며 인디아를 찾아나섰던 콜럼버스와 같은 마음으로요. 과학자들과 선원들로 꾸려진 탐사대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듯 미 대륙은 눈부시게 황홀한 금빛으로 그들을 맞이합니다. 애팔래치아의 깊은 광맥이 폭발하며 금싸라기들을 해안가까지 떠내려보낸 걸까요? 황금빛으로 빛나는 대지는 그 색깔만큼이나 찬란하게 탐사대원들의 탐욕을 채워주었을까요?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선장 스타이너, 미국에 가기 위해 아폴로호에 밀항한 소년 웨인, 나부끼는 금발머리가 그 옛날 여배우만큼이나 아름다운 핵물리학자 앤 서머스, 아폴로호의 수리를 떠안으며 배에 남기로 한 선원 멕네어, 정치장교 오를롭스키와 물리학자 리치의 앞날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1981년도의 작품입니다. 미국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취임한 그 해에 쓰여졌으나 88년 출간되기까지 꽤 우여곡절이 있었던 듯한 옛날의 SF 소설이에요. 60년대 많은 칭송을 받던 작가가 70년대부터 조금씩 인기가 떨어져 80년대엔 평론도 갈리고 호불호를 좀 탔는가봐요. 읽다 보니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저는 미국인이 아니니 애초에 미국의 멸망이라는 배경에 불쾌할 것도 통쾌할 것도 없지만요. 당장에 소설의 내용이 피부에 와닿지가 않아요. "90년대 후반 전세계적으로 바닥나 버린 석유, 문을 닫은 자동차 산업, 2000년 휘발유 운송 수단의 개인적 사용 금지, 교통의 완전마비, 원시적 농업으로의 회귀"라는 소설 속 이야기가 이미 2019년을 살고 있는 독자 입장에서는 좋지 않은 의미로 영 딴 나라 얘기만 같더라는 거죠. 물론 사람이 살지 않는 땅에서 대통령이 되기를 꿈꾸는 소년 웨인의 욕망은 흥미롭구요. 멸망한 대륙에서 고독을 씹고자 팀을 버리는 선장 스타이너의 선택엔 덩달아 아득해지기도 합니다. 우주비행사부족, 관료부족, 갱단부족, 이혼자부족, 게이부족 등 옛 대륙의 직업과 성향을 부족 정신으로 이어오고 있는 원주민들의 존재는 재미나구요. 여전히 누군가의 파라다이스로 존재하는 라스베이거스의 꺼지지 않는 불빛의 휘황함에도 놀라요. 기계인간과 유리로 만든 비행선에서 느껴지는 소년만화 같은 낭만만큼은 제 취향이더군요. 멸망한 땅에서도 여전히 살아 꿈틀거리는 아메리칸 드림의 존재는 어쩌면 이리도 끈덕진가 감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냥 쉬운 소설은 아니에요. 가독성도 써억 좋다고는 말할 수 없구요. 추천하시겠어요? 라는 질문에는 퍼뜩 대답할 자신이 없습니다. 대신에 리들리 스콧 감독이 선택하고 넷플릭스 영화화가 결정된 이유 또한 분명한 작품이니까요. 그 이유를 찾아서 읽어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저는 밸러드 라는 작가와의 첫만남에 의의를 두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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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
타카노 후미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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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년도를 추측하게 만드는 전화기>

 

너무너무 부럽잖아요, 30대 싱글 여성 루키짱의 하루하루! 병원의 의료급여 청구서 작성업무를 하는 루키짱은 재택근무를 하는데요. 일이 얼마나 능숙한지 한달치 일을 일주일만에 뚝딱뚝딱 해낸답니다. 남은 요일들엔 무얼 하냐구요? 책을 좋아해서 도서관에도 가구요, 야키소바 빵에 커피도 마시구요, 그냥 멍치고 낮잠도 자요. 돌아오는 길에 우체국에 들러서 기념 우표를 수집하는 일도 빼먹으면 안됩니다. 혼밥도 아주 맛있게 해먹고, 시간 없다고 샤워만 대충 하고 마는 게 아니라 욕조에 물 받아 첨벙첨벙 잘 놀아요. 어떤 때엔 그 시간이 지나쳐 하루 종일 욕조에서 살면 어떨까 상상하기도 합니다, 어린애 같죠?그리고 밤이 되면 다시 독서 ☆☆☆☆☆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느긋하게 보료에 누워 책읽기☆☆☆☆☆ 얼렁뚱땅 보내는 것 같아도 다음 한달까지 시간이 얼마나 잘 가는지 금방 월급날이 돌아오구요. 다시 받은 일도 일주일만에 뚝딱 끝내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아, 부럽다~~ 나도 백수체질인데 말예요. 일주일만 일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닷!! 시간이 남아돌아도 결코 심심하지 않게 잘 보낼 수 있는데 말예요.

루키짱의 모든 일화 중 저와 가장 멀게 느껴지는 동시에 가장 여유가 넘쳐서 샘이 났던 날들이 있었는데요. 다름아닌 "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 장마만 되면 시근덕거리는 저. 뚜벅이의 발을 축축하게 적시는 비가 싫어요. 우산 들고 버스 타면 느끼는 불편은 또 어떻구요. 건조기가 없어서 빨리 말릴 수 없던 빨래는 말할 것도 없이 최악! 어떤 해엔 수건에서 쉰 냄새가 나서 전부 내다버리고 다시 사느라 얼마나 혼이 났게요. 그런데 루키짱은 저랑 완전히 다른 거 있죠? 장마에는 덕분에 도로가 반짝반짝해 고마워~ 하구요. 발 뒷꿈치에 닿는 빗물이 기분 좋아~ 라며 비를 칭찬합니다. 긴 비에 빨래가 마르지 않는 날들도 아무렇지 않아요. 파자마에 앞치마에 레인코트에 입을 수 있는 옷가지는 모조리 빼입으며 즐겁게 웃을 수 있어요. 왜냐구요? 불편하지 않으니까요. 짜증나지도 않으니까요. 입을 옷이 없어도 그만, 외출은 안하면 그만, 비 그칠 때까지 기다리면 또 그만~ 반짝 해가 비추기를 기다렸다 바삭하게 옷을 말리고 저녁이면 파자마를 걷어와서 다음 날 출근 걱정없이 행복하게 잠자리에 드는 그녀의 저녁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포근했습니다. 마음이 꼭 맞는 친구 엣짱과 아주머니라고 부르더니 어느 날부턴가 대놓고 썸 타는 그 남자 자전거 수리기사님의 매력은 덤! 만사태평 솔로 루키짱을 만나보세요. 자그마치 1988년도에 출간된 책의 재발간인데 그 시절 큰 인기를 끈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이 저처럼 루키짱을 부러워했던 거겠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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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4-09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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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건지 감자껍질파이가 그대로 요리 이름인 줄 알았어요. 사투리긴 하지만 건지라는 우리 말이 있기도 하고 건지 아일랜드 라는 곳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지명일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어요. 건지 아일래드는요. 영국 해협, 채널 제도에 속한 작은 섬이래요. 빅토르 위고가 사랑한 땅이고요. 2월에도 멕시코 만류의 기운으로 흰 라일락을 피우는 따뜻한 곳이라네요. 검색해보니 우리 울릉도보다 조금 더 크다는데 실은 울릉도를 안가봐서 감은 안잡혀요. 주변에서 여기 클럽 얘기를 많이 하더라구요. 인생 북클럽이다, 기존 회원들 진짜 좋다, 책 추천 많이 받는다, 가입 꼭 해라, 안하면 후회한다길래 책 좀 읽는 저도 관심이 생겼죠.

우선 회원들 소개부터 할게요. 회원이 많지는 않은데 성별, 직업군, 연령대가 무지 다양해요. 나치의 돼지 이력추적시스템 속에서도 돼지 한 마리를 빼돌린 간 큰 농장주 아멜리아! 아멜리아가 돼지구이 파티를 안열었다면 우리 건지 감자겁질파이 북클럽은 애초에 문을 열지도 못했을 거에요. 전 후기 회원이라 이 모임엔 참여해 본 적이 없지만요. 자글자글 흘러내리는 육즙과 바삭한 돼지껍질, 살코기의 맛은 전해듣기만 해도 황홀하더군요. 더욱이나 6개월만의 고기파티였다니 저였다면 통구이 앞에서 대성통곡해서 나치를 불러모았을지도요. 참석 못한 게 다행같아요ㅡ.,ㅡ 이웃이긴 했지만 큰 친분이 없던 어부 에번 램지, 타칭 마녀 이솔라, 주인 행세하는 하인 존 부커, 넝마주의 윌 시스비, 돼지치기 도시 애덤스를 불러모은건 엘리자베스 메케너였어요. 나치와의 사이에서 딸을 낳은 그녀이지만 북클럽의 모든 회원들이 그녀를 사랑한답니다. 이들이 통금을 어겨 나치에 체포되었을 때 북클럽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사람도 그녀고요. 폭스 서점을 털어서 실제로 북클럽 활동을 시작하게 한 사람도 그녀에요. 나치에 점령 당한 가혹했던 5년을 책과 우정으로 버티게 해 준 사람도 바로 그녀 엘리자베스 메케너였지요. 그전까지는 엘리자베스를 제외하고는 책을 읽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요. 이솔라가 폭풍의 언덕에 푹 빠질 줄은 (근데 이건 제인 오스틴을 만나기 전의 얘기! 역시 오만과 편견!!), 존 부커가 질리니까 제발 다른 책 좀 읽으라는 주변 회원들의 성화에도 세네카만 읽을 줄은 (그래요, 인생책 한 권이면 충분한 경우도 있죠), 에번 램지가 빌어먹을 놈 대신에 셰익스피어 선집 속 "밝은 날이 다했으니 이제 어둠을 맞이하리라" 라는 문장을 떠올리며 인생의 용기를 되새기는 날이 올 줄도 (전 성의 부족인가봐요. 책 읽고 문장 외우기 넘 힘들어요ㅠㅠ), 내성적인 도시가 찰스 램에 푸욱 빠져 외지의 여자에게 편지를 쓰는 날이 오게 될 거라고 ("술, 술, 술, 짠, 짠, 짠, 벌컥, 벌컥, 팽, 팽, 팽, 어질, 어질, 어질, 쾅! 난 결국 구제불능이 되고야 말겠지" 찰스 램 선집 중, 저도 찰스 램이 마음에 들어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어요. 포로를 숨겨준 죄목으로 수용소에 끌려간 엘리자베스의 생사는 알 수 없지만 우리 회원들은 그녀가 살아있을 거라고, 꼭 돌아올 거라고 학수고대 하고 있어요. 눈초리가 매섭고 달리기를 잘하고 꼭 한 개 보물상자가 있는 씩씩한 엘리자베스의 딸 킷을 키우면서요.

건지 섬에서만 활동하던 우리 북클럽을 전세계에 소개한 사람은 작가 줄리엣이에요. 혹시 "이지 비커스태프, 전장에 가다"를 아는 독자가 있을까요? 소장 중인 분이 있다면 저한테도 보내주세요. 공전의 히트를 친 베스트셀러인데 어떻게 된 게 구할 길이 없네요;; 그녀가 쓴 초기 수필 "닭"도 있으시면 좀. 근데 제목이 닭이 맞나요?하여튼 이 분이 돼지치기 도시 애덤스와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을 알게 되요. 어려운 시기였으니까요. 덕후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 줄리엣이 소장 중이던 찰스 램의 "엘리아 수필선집"을 팔아버리는데 그 책이 바다를 건너 건지 섬까지 흘러들어가 도시의 품에 안기게 된 거에요!! 책 앞에 줄리엣의 주소가 적혀 있었거든요. 원래 엄청 수줍음이 많은 남자인데 빠가 다 그렇죠 뭐. 모든 서점이 문을 닫아서 책을 구할 길이 없으니 얼굴에 철판 깔고 찰스 램의 책 좀 있으면 보내주십사 생판 남한테 부탁 편지를 쓴 거에요. 낭만이라곤 모르는 저는 소름! 덜덜덜!! 이라며 편지를 버렸을텐데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 판박이 같은, 성격뿐만 아니라 편지에서 풍기는 매력까지 합쳐서, 줄리엣은 책과 함께 활달하고 재치 넘치고 다정다감한 답장까지 보내준답니다. 도시는, 제 생각에 이 때 이미 줄리엣에게 반한 것 같아요, 본인의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또 편지를 쓰고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을 궁금해하는 줄리엣을 위해 북클럽의 다른 회원들과 섬사람들이 그녀에게 편지를 쓰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요. 다시 한번 말하건데 그는 정말로 수줍음 많은 남자랍니다 ㅎㅎㅎ 덕분에 우리는 북클럽의 역사와 활동이력, 최애작가, 인생책, 회원들 사이의 친목, 그 밖으로도 1940년과 이후 5년 동안의 섬 안팎의 여러 상황들을 전해 들을 수 있었고요. 아직까지 회원모집을 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에요.

줄리엣이 그러더라구요. 책에도 귀소본능이라는 게 있다구요. 저도 동감! 이녀석들에게 팔다리는 없지만요. 자기에게 딱 어울리는 독자를 향해 시간과 국경이라는 바다를 넘어 헤엄쳐가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중간다리 독자가 되어 우리 북클럽이 깊은 바다에 잠기지 않고 계속해 더 많은 독자를 만나기를 응원합니다. 주변의 추천으로 제가 인생 북클럽에 새로이 가입한 것처럼 또 누군가가 제 추천으로 이 책을 인생책으로 소중히 품을수 있기를 바래요. 백번 천번 추천합니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의 새회원으로 얼른 가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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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발견 - 미칠수록 행복해지는 12명의 취향저격자들
이봉호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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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발견, 그 첫번째 챕터를 차지한 사람은 이 책을 쓴 작가 이봉호 자신이다. 줄곧 소설만 읽었던 20대의 시간, 누군가를 만나면 어제 책을 읽었을까 읽었다면 무슨 책을 읽었을까부터 궁금해하는 사람, 타인의 책장을 들여다보고 싶어하고, 그럼에도 절대 내 책장의 책은 빌려주지 않으며, 책만 읽어도 일당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문화중독자에게서 나를 발견한다. 이봉호는 독서가 "총천연색의 우주를 스스로 그려나가는 일종의 설계과정"(p15)이라 믿는다.

좋아하는 일만 골라서 할 수 있다면.. 참 좋은 말인데 실행에 옮길 수가 없다. 뭐 먹고 살 것인가 라는 당면한 문제가

산적하다. LP 2만장을 모으며 음악에 올인한 김경준은 그런 면에서 운이 좋은 남자다. 그는 자신의 취향대로 취미에 올인해 대한민국 최고의 포크음반 컬렉터로 등극했으며 동시에 포크음반제작자로 자리매김한다. 질투는 나지 않는다. 취향저격자 외길 인생 25년, 감히 넘어다볼 수 없는 연륜인 것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처럼 앞으로도, 지금처럼, 별일 없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진심 어린 응원에 마음을 더한다.

몰입보다 순환에 비중을 두는 "뭐든지 두루두루" 타입의 남자는 어떻게 마라톤에 빠져들었을까? 처음 참가한 마라톤 대회에 대한 기록은 있는데 그 대회에 어떻게 해서 참여하게 되었는지는 오리무중이다. 어쨌든 그는 달리는 걸 좋아한다. 소주 3병을 흡입하고 남산 달리기를 하는 남자, 토요일 밤 12시를 지나 달리는 걸 최고로 치는 남자,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원이라도 한 바퀴 뛰고 올까 라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생각만.. 먹고 살 걱정이 없는 문제 앞에서도 실행은 힘이 든다. 젠장ㅠㅠ

공포영화 마니아, 블로그 글쓰기의 달인, 소설가를 꿈꾸는 예비작가, 아마 바둑고수, 로봇 덕후, 음주애호가 그리고 다시 책으로 귀환하는 12명의 취향 저격자들을 만났다. 취향을 다져온 시간이 벌써 십 년, 이십 년은 족히 넘는 사람들이라 취향발견자라기 보다는 취향 완성자의 느낌으로 생을 탄탄하게 다져놓은 듯해 부러웠다. 물론 취향과 취미에 몰입해온 그 시간들이 마냥 기쁘거나 즐거웠던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당장 독서광 이봉호만 봐도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각종 친교의 시간을 줄여가며 책읽기에 매진한다. 나도 하고 있어서 알지만 좋지만 피곤한 일이다. 종종 타박과 불화를 낳기도 하고. 그럼에도 "삶이란 취향의 연속이며 취향이란 빛나는 삶을 보장해주는 든든한 응원군이자 다정한 벗"이라는 말은 얼마나 멋들어지는지. 들어가는 페이지 속 작가의 말에 기대어 확장되고 성장해나갈 나의 취향 나의 인생을 커다랗게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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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4-05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캔디캔디 2019-04-05 11:41   좋아요 0 | URL
동일한 취미여서인지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특히 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