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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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드디어 가가 형사를!!!!! 그것도 가가 형사 시리즈 중 제일 재미있다는 악의!!!!!!를 읽게되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작심만 했던 책인데 전면 개정판으로 잡게 되어 어찌나 흥분되던지ㅠㅠ

(느낌표에 흥분을 잔뜩 실어 리뷰를 쓰는 중!!!!!!!!!!!!!!!!!!!!!!!!!!)

베스트셀러 작가 히다카 구니히코가 사망한다.

사인은 교살, 자택 서재에서 문진으로 후두부를 강타 당하고 전화기 선에 목이 졸려 살해 당했다.

이 책은 히다카 구니히코의 친구이자 히다카의 사체를 처음으로 발견한 노노구치 선생의 사건 목격 기록과

노노구치와 같은 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했던 가가 형사의 사건 풀이 기록을 번갈아가며 소개하는 형식을 취한다.

누가 죽였는가? 의심 가는 인물은 그야 한둘이 아니다.

히다카의 집에 몰래 들어와 마당을 살피던 이웃 주민 니미.

히다카가 쓴 소설로 인해 고인이 된 오빠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주장하는 후지오.

히다카의 도움으로 등단해 동화작가로 소소하게 활동 중인 노노구치.

한달 전에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은 아내 리에.

히다카가 집에 혼자 남을 걸 알았던 출판사 직원....은 인정한다. 너무 나갔다 ㅋㅋ

그러나 누굴 찍어도 살인까지 저질렀다고 생각할만한 동기가 부족한 상황.

누가 죽였나? 생각보다 답은 금방 나온다.

너무 뻔한데? 악의가 혹시 단편 모음집이었나? 뭐지? 소설을 어떻게 더 이어나가려는거지?

의아해 하는 순간부터가 진실로 이 이야기가 제대로 시작하는 때다.

경악스럽고 어처구니 없고 나도 사람이지만 인간이란 존재가 지긋지긋하게도 느껴지는 진상.

이래서 가가 형사 시리즈를 최고로 꼽는 독자들이 많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놈 성격은 처음부터 알아봤다니까!! 나도 드디어(이제서야) 한 추리 하게 됐나봐!!!

자화자찬 하면서 신나게 읽었는데 반전 무엇.

범인도 의도도 그 다음 전개도 너무 쉽다고 생각했던 지점에서 이미 나는 늪에 빠진 바보 독자였다.

인제 좀 안다고 흥분해서 더 민망했던 바보 독자.

소제목이 9개인데 편이 바뀔 때마다 계속해서 헛발질 한 뭔가 좀 모자란 듯도 한 진짜 바보 독자.

물론 내가 바보라 더 재미있게 읽은거라고 자부;;;한다;;;

그리고 어째서 제목이 악의인지, 가가 형사가 기어코 찾아낸 진실을 마주하면 서글퍼진다.

살인까진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얼마나 많이 얼마나 흔하게 마주하게 되는 감정이란 말인가.

나는 결단코 결백하다고 말할 수도 없어 부끄럽기도 하고.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옮긴이의 말에 뼈 아프게 공감하며

나의 악의로 누군가를 설령 그게 사자라도 상처입히지 말자고 새삼 결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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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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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한 거 깜빡하고 또 주문할 뻔 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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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노마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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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교량, 성채, 석궁, 기타 비밀 장치를 제조하는 데 본인과 견줄 사람은 다시 없다고 확신하는 바임. 회화와 조각도 본인에 버금갈 사람은 없음. 수수께기, 매듭 묶기에도 대가임을 자신함.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빵을 구워낼 자신이 있음." ( 레오나르도 본인이 쓴 자천서 요약본)

책을 보면 곧장 제목과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다빈치의 요리노트라니 이거 장르가 소설인가? 책을 펼쳐 마주한 그의 이력과 요리에 관한 다빈치의 메모들을 보면서도 왠지 상상이 잘 안간다. 30년 넘게 스포르차 가문의 궁정 연회 담당자였던 다빈치! "세 마리 달팽이" 식당의 주방장으로 근무했었다는 다빈치! "산드로와 레오나르도의 세 마리 개구리 깃발"이라는 술집을 연 적도 있다는 다빈치!! 나는 왜 그를 천재적인 화가로만 알고 있었을까? 너무 무심했음이야;; 실은 작품도 두 개 밖에 모르는 것 같애. 모나리자랑 최후의 만찬 ㅎㅎ 다빈치는 주방기구라고는 근육질 팔과 절구통이 밖에 없던 시절에 스포르차 가문의 부엌을 장악하며 다양한 요리기구를 제작하기도 했다. 덕분에 스포르차 가문은 장작을 나르는 자동 컨베이어 벨트와 회전 솔, 물통에서 개구리를 쫓아내는 기구, 인공비를 내리는 장치, 입풍금, 삼지창 형태의 포크(이전에는 이가 두개인 포크만 있었다고), 냅킨, 스파게티 등을 구비하게 되었지만 대신이랄까? 이전에는 스무명이면 충분했던 부엌이 다빈치의 기계를 돌리기 위한 인부 백여명으로 가득 찼고 무기고와 대연회장도 거대 부엌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부엌 용품으로 개발했던 겨자 추수기는 작동 중 요리사 두 명과 일꾼 여섯명을 사망케해 이후 스포르차 가문의 요긴한 전쟁 무기로 활용되었다고. 후덜덜!!

2. 최후의 만찬. 작업 시간 2년 9개월 중 먹는데 걸린 시간 무엇??

"각하, 각하께서 레오나르도 선생을 보내주신 지도 어언 열두 달째입니다. 하지만 이 선생이라는 작자, 벽에 물감칠 한번 하지 않았습니다. 각하, 요즘 저희 수도원 술창고가 큰 손실을 보고 있고 이제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레오나르도 선생이 걸작에 걸맞는 포도주를 찾아내겠다며 하나하나 맛을 보고는 모조리 퇴짜를 놓고 있는 것입니다. 저희 수도사들이 굶주림에 허덕인 지도 오래입니다. 레오나르도 선생이 밤낮 주방을 들락거리며 상 위에 차릴 '요리'를 만든다고 설쳐대는 바람에 그런 것입니다. 이 사람은 만족을 모릅니다. 아니다 싶으면 하루에도 두 번씩이나 제자와 하인 등을 불러 싹쓸이로 먹어치웁니다. 각하, 어서 작업을 서두르라고 재촉하소서. 레오나르도 선생 일당이 우리 모두를 결딴낼까 두렵사옵니다. 통촉하소서." (1496년. 수도원장이 루도비코에게 보낸 항의 서한 중)

"레오나르도 선생은 벽에 식탁 하나와 기둥 몇 개만 달랑 그려놓고 있었다. 레오나르도 선생은 그림을 그리기 전에 '요리'들을 이리저리 놓아보고는 한 장면을 그리고 나면 얼른 먹어치웠다." (항의서한 전달 9개월 후 1497년. 레몽 페로 주교가 보낸 보고서 중)

최후의 만찬을 티비나 책으로 몇 번 본 적 있지만 그 위에 놓인 '요리'와 '포도주'를 고르고 차리고 맛보며 그리는 화가의 모습은 단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야 말로 절에 가서도 새우젓을 얻어먹을 사람이었다. 식탐이 남달라!

3. 레시피는 쓸만한가?

이 부분에서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 재료의 기호가 현대인과는 영 맞지 않는다. 물개요리, 초에 담근 새 요리(종달새나 톱니오리의 털을 뽑은 후 식초와 소금을 친 포도주에 3에서 6개월 삭힌다), 구멍 뚫린 돼지 귀때기 요리, 공작새 구이(요리를 끝낸 공작새 구이를 미리 벗겨두었던 껍질을 다시 입혀 식탁에 내놓는다), 새끼 양 불알 요리, 빵가루 입힌 닭 볏 요리(닭의 크기는 최소 60센치 이상), 올챙이 요리 등등 재료를 줘도 못해먹을 것 같은 요리가 다수다. 다반치는 음식에 대한 실험정신도 넘쳐서 제자 살라이를 동원해 풀떼기 다이어트를 하기도 했으며 (살라이는 다빈치가 내놓은 풀떼기를 먹고 다빈치의 얼굴에 구토한다;;), 폴렌타(곡물죽), 올리브 열매, 개구리 다리 세 가지 음식만 먹고도 살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비율을 연구하기도 한다. 참고로 그와 함께 연구 중이던 친구 중 한 명은 6개월 가까이 이 비율을 시험하다 사망했다;; 직접적인 연관성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먹는 걸 좋아하고 불평불만이 많고 요리와 사람에 대해 적나라하게 까는 메모를 많이 남겨 독자 입장에서는 무지무지 재미있다. 드물게 주석까지 웃긴 책!! 그가 남긴 요리 도구 스케치를 보는 맛은 덤이다. 실험정신이 넘친다면 레시피를 찾아 요리해 보는 것도 좋겠지. 아차, 분량 조절은 필수 중의 필수다. 그가 요리 할 땐 소도 한 마리씩 이용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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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요리노트 -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요리사였다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김현철 옮김 / 노마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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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넘넘 웃깁니다. 요리책인데 일케 웃겨도 되나 신기해하며 읽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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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 지니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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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 연구자가 되기 위해 15년의 시간을 끊임없이 정진했던 이진이. 그녀가 서른 다섯이 되어 자발적으로 꿈을 포기하고 연구센터에 사직서를 냅니다. 사육사가 되어 제 손으로 처음 키운 침팬지 팬이 출산하는 오늘이, 밀반입된 보노보가 탈출해 구조를 요청한다는 119의 전화를 받고 길을 나선 이 밤이 진이의 근무 마지막 날입니다. 자정을 넘기면 이제까지의 삶에서 완전히 벗어나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를 타고 있을 것이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그랬어야 맞았습니다.

 

비오는 밤, 난폭한 스승의 운전이 묘사되던 그 순간 사고는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배신 당한 스승의 마음과 솔직한 마음을 토로하지 못하는 제자의 속내를 안은 차가 고라니를 피하기 위해 꺾였을 때 망고 냄새를 풍기며 진이의 품에 안겨 있던 보노보 지니가 눈을 뜹니다. 새카맣게 벌어진 지니의 눈동자가 만들어낸 마법이었을까요? 차장을 뚫고 나가 계곡으로 던져진 진이의 육체처럼 진이의 영혼도 육신을 벗어나 보노보 지니의 몸에 안착됩니다. 하나의 몸에 담긴 두 개의 영혼. 인간의 몸이 아닌 영장류의 몸에 들어간 진이가 느끼는 혼란과 깨어 있을 때에도 실은 잠든 것과 다름없는 보노보 지니의 기억들이 교차하며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갑니다. 이 모든 상황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진이의 영혼이 진이의 육체와 반드시 만나야만 한다고 직감처럼 느끼는 진이, 진이를 도와 그녀들을 만남을 성사시키려 애쓰는 민주, 진이와 민주의 마음도 몰라주고 불쑥 튀어나와 소란을 일으키는 지니. 두 인간과 한 영장류의 사흘밤의 고군분투가 띠지의 문장처럼 "따스하고, 다정하고, 뭉클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시간의 어떤 순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ㅡ 버트런드 러셀

<진이, 지니>가 세상에 태어날 수 있게 된 것은 작가님이 독서노트에 옮겨 쓴 이 한 줄의 문장 때문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어떤 순간'이 어머니에게 닥쳐오기까지의 만 사흘, 그 시간을 회상하며 어머니를 찾다가 멈출 수 없는 상상으로 진이와 지니, 민주의 이야기까지 나아가게 되셨다구요. 판타지로 장르를 잡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는 진이와 지니의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만 같은 간장종지 인생의 민주에게 공감하고, 잘못된 선택으로 죄책감을 안고 꿈을 포기했지만 생을 전력질주 하며 최선을 다하려는 진이의 의지에 감동하고, 지니가 쏘아주는 검지 총의 안녕에 덜컥 주저앉으려는 심장을 일으키며 마침표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열심히 읽었습니다. 진이가 지니에게 지니가 진이에게 진이와 지니가 민주에게 민주가 진이와 지니에게. 서로를 향해 뻗친 손으로 이해와 애정과 구원을 교환합니다. 책 속에서 뻗어나온 그들의 손에 독자인 저도 손을 포개어 함께 울고 함께 웃었습니다. 소중한 책으로 오래 품고 아껴아껴 다시 읽고 또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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