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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 영문법 백과사전 - 영어 학습자가 알아야 할 영문법의 모든 것, 2nd Edition
최인철 지음 / 사람in / 2010년 10월
평점 :
솔직히 말하자면 고등학교 이후로 영어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때는 토플을 봐야 했기 때문에 나름 재미있게 한 것 같은데, 막상 대학 이후로는 별로 의욕이 없었다. 일본어를 영어보다 훨씬 좋아했기도 하고 영어가 전 세계를 지배하는 일종의 언어 제국주의적 상황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에 아주 오랫만에 토익 시험을 보게 되고 처음 본 시험 점수는 875점, 첫타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좀 아쉬운 점수라 900점을 맞기 위해 몇 번 더 시험을 봤고, 지난달에 응시한 토익에서 900점을 넘겼다. 그런데 내가 주로 점수가 깎이는 부분은 청해보다도 독해인데, 그 이유가 아마 영어공부를 차근차근 하지 않고 야매(?)로 해서가 아닐까 추측된다. 그렇다고 해커스 토익같은 기본서를 보기도 귀찮고, 뭔가 문법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런데 우연히 읽게 된 이 책 <실용 영문법 백과사전 2nd edition>은 그동안 간과하고 지나갔던 영문법을 확실하게 챙겨주는 느낌이 든다. 대부분의 영어 문법 책들은 일본 책을 번역한 것이 많아서(성문 시리즈를 예로 들 수 있다. 요즘에도 이 책 많이들 보나?) 용어도 일본식 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고 또 정작 네이티브들은 잘 모르는 1~5형식 같은, 실전 회화에 별로 쓸모도 없는 어색한 문장들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기계적인 학습을 지양하고 살아있는 표현들을 통하여 그 문장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문법을 공부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구문편(Sentential Structure), 품사편(Part of Speech), EFL 이중언어 모델(Dual Language Model), 어휘편(Vocabulary), 발음편(Pronunciation)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인 구성은 다양한 예문과 함께 설명이 나와 있고 한 챕터가 끝나면 연습문제가 들어 있어서 공부한 내용을 확인해 보기에 좋다. 연습문제의 수가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 것이 약간은 아쉽지만, 문제집으로 나온 책이 아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또한 회화체, 구어 표현들은 대부분의 진지한(!) 문법책들에는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알아서 부딪치며 익힐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러한 관용적인 표현에 대해서도 많이 다루고 있고 미국의 고유한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문화의 차이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겪지 않도록 친절히 알려주는 점이 마음에 든다. 또한 영국식 영어를 선호하는 입장으로서, 발음이나 표현 등이 미국식과 영국식이 서로 다를 때 나란히 병기해주는 서비스 역시 훌륭하다. 또한 이중언어 모델을 다룬 챕터에서 제시된 구문, 표현들을 익혀서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코퍼스(Corpus, 이 단어를 나는 국어정보학 시간에 처음 접했다)는 꽤 도움이 될 것 같고 어휘편 역시 체계적으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지겹지 않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또한 언어학이나 영어학에서 주로 쓰이는 학술적인 용어들이 종종 등장하는데, 생뚱맞게 느껴지지 않고 본문 속에 잘 녹아들어간 느낌이 든다. 이 책의 독자를 학생들로 한정한 것이 아닌, 영문학 전공자나 영어과 교사들도 함께 볼 수 있도록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
아무래도 백과사전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으니 거의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두께라서 짧은 시간 안에 후다닥 보기는 어려울 듯 하지만, 약간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앞에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공부해 나가면 괜찮을 것 같다. 중급자 이상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난이도로, 토익 등의 시험 대비는 물론 영어의 탄탄한 기본기를 잡는데에 꽤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토익 900 넘긴걸로 끝내지 않고 930점 이상으로 도약하기 위해, 또 텝스 등의 다른 영어 시험에도 도전하기 위해 이 책으로 차근차근 공부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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