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 발전과 재일 한국 기업인
나가노 신이치로 지음 / 말글빛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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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재일교포문학 뿐만이 아니라, 재일교포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에 관심을 갖고 여러 자료와 책을 읽고 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출간된 이 책 <한국의 경제 발전과 재일 한국 기업인>을 발견하고 읽게 되었다. 주된 내용은 재일교포 기업인들의 한국 경제에의 기여와 그들의 삶에 대한 것이다. 예전부터 알기로, 6~70년대에 한국 경제가 꽤 어려울때 재일교포들이 본국에 많이 투자를 해서 경제 발전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기업들인 소프트뱅크, 신한은행, 마루한 등이 재일교포가 세운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크게 성공하기까지는 엄청난 고생을 겪었을 것이다. 그 당시 민족차별이 횡행했고, 또 대부분의 재일교포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대학은 커녕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의 성공은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이룩해낸 결과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웬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 막상 그 당시 한국에서는 재일교포들에 대해서 같은 민족으로 생각해주지도 않았으면서(당시에 일본 뿐만이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재일교포에 대한 편견, 멸시, 차별 등이 사회에 잠재해 있었다), 아무것도 해 준것이 없으면서 국가 경제가 어려우니까 어려운 조국을 위해 투자하라고 한 것이다. 그들의 애국심을 이용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군사정권 시대에 권력자들의 요청을 받아 조국에 투자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의 발생과 그에 대한 지원을 하나도 받지 못하게 되면서 투자한 재산을 모두 날려 버린 케이스도 꽤 있다. 이와 같이 재일 기업가의 입장은 조국에서 비참할 정도로 약소했다. 필요할 때는 불러들여 이용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법적 보호 조치가 없는 이들을 단번에 희생시켜 버린 것이다. 그러한 내용들을 읽으며, 예전에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는 알지 못했던 재일교포의 본국투자의 이면에 대해 알게 되었다. 평소에는 같은 한국인으로 생각도 해주지 않으면서 재일교포는 일본에서 돈 많이 벌고 호강하고 산다고 질시에 찬 눈초리를 보내지 않았던가? 굉장히 씁쓸하고 또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일교포 기업인들은 조국을 위하는 마음에서 자신의 출신지역에 학교를 세우고, 후학들을 위한 장학금을 기탁하고, 국가에서 하는 행사나 큰 일에 아낌없이 거액을 기부하는 등 굉장히 훌륭한 일들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부 문화도 재일교포 3,4세로 갈수록 희박해져 가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1,2세는 그래도 한국과 연관이 꽤 있었으나, 3,4세로 갈수록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한국에는 연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일교포들의 조국과 후손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읽으면서, 이 책을 단순히 재일교포 기업인들의 업적에 대한 찬사로서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훌륭한 마음들을 갖고 있던 재일교포들을 같은 한국인들이 차별하고 질시했던 것은 아닌가, 나 역시 재일교포들에 대한 일종의 굴절된 생각을 갖고 있던 것은 아닌지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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