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의 법적지위
정인섭 / 서울대학교출판부 / 1996년 2월
평점 :
절판


사실 내가 법학쪽 책을 읽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재일 디아스포라에 대해 연구(?)하던 중에 <재일교포의 법적 지위>를 빌려다 읽게 되었다. 역시 법학서적답게 한자어들이 꽤나 나오지만, 한자를 싫어하지 않는 나로써는 별로 공포스럽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며, 지극히 무미건조한 어투로 쓰여진 판례,예화 등을 읽으며 일본 내에서 지금까지 재일교포들이 얼마나 고생을 해왔는지를 알 수 있었고 일본 내에서도 재일교포가 민단과 조총련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더욱 복잡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여러 가지 판례들을 통해 재일교포들이 직면해왔던 현실의 차가운 벽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그나마 좀 덜한데, 10년 전까지만 해도 재일교포가 외국인등록증을 상시 휴대하지 않으면 경찰에 끌려가 구금되거나 온갖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이 상시 휴대라는 것은, 집 근처 자판기에 음료수를 뽑으러 갈때나, 자식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올때 등도 포함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외국인등록증 휴대 의무를, 유학생이나 기타 잠시 체류하는 사람들도 아닌 일본에서 태어나 앞으로도 계속 일본에서 살아갈 재일교포에게까지 그렇게 빡빡하게 적용하는 점이 굉장히 씁쓸했다. 이러한 내용들을 읽으면, 점점 약자나 소외된 사람들, 디아스포라, 마이너리티, 아웃사이더 등에 대한 연민이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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