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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7월
평점 :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소설 《아름답고 위험한 이름, 비너스》를 읽었다. 히, 가, 시, 노, 게, 이, 고까지 일곱 명이 책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다작하는 작가답게 정말 많은 작품이 출간되고 있다. 진짜 대단한 것은 대부분의 소설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재미를 준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 역시 두꺼운 분량임에도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주인공 '하쿠로'는 수의사로 동물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그에게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은 동생 '아키토'의 아내 '가에데'가 찾아온다. 하쿠로는 동생이 결혼한 것조차 모르고 있었기에 놀란다. 게다가 동생은 지금 행방불명이라고 한다. 복잡한 가정사를 지닌 하쿠로는 동생의 실종이 야가미가 집안과 관련되었다는 짐작을 한다.
등장인물이 꽤 많은 편이고 소설 속에 여러 장르가 뒤섞인 느낌이 들었다. 미스터리와 과학, 치정 등이 얽히고설킨 가운데 노련한 작가답게 균형을 잘 잡았다. 동생의 행방을 쫓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야가미 가를 둘러싼 유산 다툼, 알 수 없는 과학 실험 등 흥미로운 여러 요소가 독자를 붙잡고 놔주지 않는다. 이 모든 미스터리와 큰 관련이 없다고도 볼 수 있는 하쿠로의 직장 동물 병원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동물 병원에 그렇게 다양한 동물 환자(?)가 오는지 알지 못했다.
하쿠로 시점에서 소설이 진행되다 보니 그의 속마음이 잔뜩 등장하는데 호감이라고는 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 물론 우리 모두 속으로는 어떠한 생각이든 할 수 있지만. 카에데는 명랑하면서도 집념이 강한 성격의 여성인데 난데없이 동생의 아내라고 주장하며 나오는 모습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했다.
2020년에 츠마부키 사토시, 요시타카 유리코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영상화된 이야기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