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 끝 작은 독서 모임
프리다 쉬베크 지음, 심연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6월
평점 :
프리다 쉬베크의 장편소설 《세상 끝 작은 독서 모임》을 읽었다. 주인공 '퍼트리샤'는 32년 전에 잃어버린 동생 '매들린'을 그리워하고 있다. 매들린은 스웨덴에서 인턴을 하던 도중 실종되었다.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기에 더는 동생을 만나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있던 와중 퍼트리샤는 소포에서 자신이 예전에 동생에게 준 목걸이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진실을 찾으러 스웨덴의 낯선 마을 유셰르로 떠난다.
'책'을 다룬 책을 좋아한다. 이번 책 역시 제목부터 독서 모임이 나와 읽고 싶었다. 퍼트리샤는 유셰르에서 모나의 호텔에서 머무르며 독서 모임에 참여하며 사람들과 교류를 쌓는다. 처음에는 동생에 대한 단서를 얻으려고 시작한 교류였지만, 인간적인 그들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며 어느새 좋은 친구 사이가 된다.
소설은 퍼트리샤가 동생을 찾아 스웨덴으로 온 현재 이야기와 매들린이 스웨덴에 있었을 때의 과거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준다. 32년이나 모습을 보이지 않은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기에 매들린이 나오는 부분을 읽을 때는 괜히 조마조마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추리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소설은 오래된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은 퍼트리샤와 매들린의 이야기에도 집중하지만 그 외에 모나를 비롯해 도리스, 마리안네, 에리카 등 매력적인 인물을 내세워 마을 사람들도 조명한다. 호텔을 계속 운영하고 싶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힘이 부치는 모나와 그런 엄마를 응원하고 싶으면서도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에리카의 이야기도 좋았다. 모나의 친구들 마리안네와 도리스도 이런 친구들이 옆에 있으면 참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소설의 끝은 극적인 자매 상봉으로 마무리짓길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위로를 빼놓지 않는 이런 결말이 더 마음에 든다. 기분 좋게 책장을 덮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