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오야마 미치코의월요일의 말차 카페를 읽었다. 비정기적으로 월요일마다 말차를 파는 카페 이야기다. 사실 이런 식의 소설은 너무 많아서 읽을 때마다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분석하게 된다. 이번 작품은 1월부터 12월까지 총 열두 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모든 사람이 말차와 관련이 있지는 않다. 그러나 가볍게 마음을 건드리는 따스함이 공통으로 나온다.

 

옷 가게를 하다가 개점 첫날에 온 손님을 만나는 인연, 마음과 다르게 말이 곱게 나오지 않는 할머니와 손녀의 관계 등 평범함 속에 따뜻함을 한 스푼 추가하여 이 소설의 표지처럼 부드러운 이야기가 완성된다.

 

오랜만에 필사하고 싶은 문장들이 꽤 있는 것도 좋았다. 인연은 아주 여린 종이처럼 쉽게 찢어진다든지, 추억은 흘러가는 시간을 멈추게 하는 핀 같은 비유가 마음에 들어왔다. 나도 쉽게 인연을 찢어버린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실 이 소설을 고른 이유는 내가 녹차라떼 애호가기 때문이다. 어디 카페를 가든 녹차나 말차라떼를 마신다. 가끔 피곤해서 커피를 시킬 때면 주변에서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다. 원래 우유를 좋아하는데 녹차의 향과 달콤함까지 들어있는 녹차라떼가 너무 좋다. 방방곡곡을 다니며 녹차라떼 SNS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이 작품은 우유를 추가하진 않았지만 진한 말차와 연한 말차를 우리는 장면이 상세하게 나와 좋았다. 오늘도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서 말차라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굿바이, 욘더
김장환 지음 / 비채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본 수많은 유튜브 영상 중 가장 많은 눈물을 쏟아낸 것은 <VR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일 것이다. 7세에 세상을 떠난 나연이를 어머니가 가상현실 세계에서 만나는 이야기다. 딸을 만지고 싶고 안고 싶어 하는 모습에 눈물이 속수무책으로 흘렀다. 김장환의 장편소설 굿바이 욘더를 읽으며 바로 이 다큐멘터리가 생각났다.

 

주인공 은 아내 이후가 떠난 뒤로 무의미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바이앤바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고 이후가 자신의 기억을 다운로드 받아 그곳에 이후를 만들어놓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홀은 사무치게 그리워하던 아내를 다시 만나 무척 기쁘기도 하지만 동시에 혼란스럽다. 그리고 가상현실을 넘어 더 큰 세계인 욘더에 대해 알게 된다.

 

SF 소설을 선호하지 않는데도 이 책을 재밌게 읽은 데에는 소설이 다루고 읽는 주제가 무척이나 철학적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계속해서 우리의 진짜 삶은 무엇인지, 우리가 행동하고 느끼는 모든 것이 가상현실에서도 완벽하게 재현된다면 어떤 점이 다른지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으면서 친구에게 이런 사이트가 있다면 실제로 이용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친구는 제대로 된 애도를 위해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 했는데 그 말이 기억에 깊게 남았다. 헤어지는 데에도 나름의 방법이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굿바이 욘더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SF 스릴러의 역할도 멋지게 해낸다. 책을 읽으며 숨겨져 있던 비밀과 반전,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숨이 턱 막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많은 여운과 생각을 만든 책, 굿바이 욘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락다운
피터 메이 지음, 고상숙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터 메이의 장편소설 락다운을 읽었다. 올해 그의 블랙하우스를 만족스럽게 읽어 이번 작품은 어떤 이야기일지 기대됐다. 이 작품은 펜데믹과 어린아이의 유골을 다룬 소설로 코로나 시대에 어울리는 내용이다. 놀라운 것은 작가는 이미 15년 전 감염병을 소재로 소설을 쓰려고 했다는 것이다.

 

주인공 맥닐은 은퇴를 하루 남긴 형사로 무단결근을 생각할 정도로 의욕이 많지 않은 상태다. 그런 그가 어린아이 유골이 발견된 현장에 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의도적으로 뼈와 살을 분리해낸 그 끔찍한 시신에 맥닐은 누가 이 일을 저질렀는지 반드시 알아내리라 다짐한다.


높은 치사율의 감염병으로 인해 국가가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소설의 배경은 무시무시했다. 아예 나라가 붕괴된 것은 아니지만 붕괴에 가까워지고 있는 나라는 처음 우리가 코로나를 맞닥뜨렸을 때를 떠올리게 했다. 감염자와 사망자가 쏟아져 나오는 뉴스를 매일 들었을 때 느낀 무력감이 생각났다.

 

맥닐이 진상에 가까워질수록 그를 쫓는 핑키도 대담한 살인을 저지른다. 사건 관계자를 모조리 죽여야만 하는 그는 이야기의 긴장감을 크게 높인다. 진실이 후반부에 밝혀지기 때문에 그가 대체 왜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죽이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귀여운 이름에 그렇지 못한 행동이었다.

 

소설도, 핑키와 스미스도 꽁꽁 감추고 있던 이야기는 매우 충격적이면서도 코로나를 떠올려봤을 때 이해가 가는 비밀이었다. 작가의 상상력과 그를 뒷받침하는 현실성이 대단하다. 벌써 흥미진진한 두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었으니 앞으로 더 많은 소설이 출간되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나 바르바 이게라의 어린이 문학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는 생각보다 훨씬 깊고 어두운 소설이었다. 2022 뉴베리 대상이라 기대가 있었는데 그 기대를 뛰어넘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주인공 ‘페트라’는 혜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와 가족과 함께 세이건이라는 행성으로 이주하게 된다. 자고 일어난 후 사랑하는 부모님, 동생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를 품은 페트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일단 제대로 잠들지 않았을뿐더러 ‘콜렉티브’라는 집단의 음모로 인해 부모님은 제거되고 다른 사람들은 기억을 잃고 그들에 복종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페트라는 이 끔찍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그동안 SF 소설과 친숙하게 지내지 않았다. 잘 상상이 되지 않아 몰입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상세한 묘사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설정으로 나 역시 그 우주선에 같이 있는 기분이 들게 했다. 동시에 페트라가 너무나 극한 상황에 처해 안쓰러운 마음이 컸다. 만약 내가 페트라였다면 진작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나 역시 기억을 지우는 선택을 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견뎌내고 지금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기어코 해내고 만다. 우주선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페트라의 모습과 함께 과거에 지구에서 그녀가 경험한 일들이 등장하며 페트라에도, 독자에게도 희망을 가져다준다.


페트라는 제목처럼 ‘이야기 전달자’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잊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덧칠하여 훌륭하게 역할을 해낸다. 이야기의 힘에 대해 강조하는 소설답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해낸다. 책을 덮은 후 깊은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의 힘을 강조하는 소설, 강력한 이야기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