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욘더
김장환 지음 / 비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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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수많은 유튜브 영상 중 가장 많은 눈물을 쏟아낸 것은 <VR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일 것이다. 7세에 세상을 떠난 나연이를 어머니가 가상현실 세계에서 만나는 이야기다. 딸을 만지고 싶고 안고 싶어 하는 모습에 눈물이 속수무책으로 흘렀다. 김장환의 장편소설 굿바이 욘더를 읽으며 바로 이 다큐멘터리가 생각났다.

 

주인공 은 아내 이후가 떠난 뒤로 무의미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바이앤바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고 이후가 자신의 기억을 다운로드 받아 그곳에 이후를 만들어놓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홀은 사무치게 그리워하던 아내를 다시 만나 무척 기쁘기도 하지만 동시에 혼란스럽다. 그리고 가상현실을 넘어 더 큰 세계인 욘더에 대해 알게 된다.

 

SF 소설을 선호하지 않는데도 이 책을 재밌게 읽은 데에는 소설이 다루고 읽는 주제가 무척이나 철학적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계속해서 우리의 진짜 삶은 무엇인지, 우리가 행동하고 느끼는 모든 것이 가상현실에서도 완벽하게 재현된다면 어떤 점이 다른지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으면서 친구에게 이런 사이트가 있다면 실제로 이용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친구는 제대로 된 애도를 위해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 했는데 그 말이 기억에 깊게 남았다. 헤어지는 데에도 나름의 방법이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굿바이 욘더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SF 스릴러의 역할도 멋지게 해낸다. 책을 읽으며 숨겨져 있던 비밀과 반전,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숨이 턱 막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많은 여운과 생각을 만든 책, 굿바이 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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