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브이 안전가옥 오리지널 23
박서련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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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작가의 장편소설 《프로젝트 브이》를 읽었다. 《더 셜리 클럽》을 굉장히 재밌게 읽어서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마르타의 일》까지 총 세 권을 읽었는데 여성을 중심인물로 내세우는 것 외에는 공통점을 찾기 힘들었다. 어떻게 세 작품 모두 전혀 다른 소재로 흥미로운 소설을 써내는지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


이번에 작가가 택한 것은 SF다. 거대로봇 브이의 첫 번째 파일럿을 뽑는 대국민 오디션이 열린다. 파일럿 내정자였던 ‘우람’은 오디션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다. 게다가 남자만 뽑는다는 조건에 한 번 더 놀란다. 우람은 여자였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그녀는 오빠 ‘보람’의 이름을 빌려 오디션에 나가기로 한다.


드라마에서는 식상하다는 취급을 받기 쉬운 ‘남장여자’, 마찬가지로 예능에서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는 ‘오디션’, 거기에 로봇을 섞은 점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우승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여러 미션이 재미있고, 이를 손쉽게 해내는 우람이 멋지면서도 여자인 것을 들키진 않을까 걱정도 되어 긴장감이 올라갔다.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를 반납하여 바깥 상황을 모르는 설정도 공감됐다.


특별한 이유 없이 남자만 참가 가능한 이 부당한 오디션에서 연대하는 것은 막내 작가 ‘손서진’, 유일한 의료진 ‘최진희’다. 우람을 남자로 착각하여 팬심까지 키워간 서진은 분노하면서도 연대에 동참한다. 남성 캐릭터도 인상적이다. ‘정훈’과 ‘진영’ 역시 살아 숨 쉬는 매력적인 설정으로 소설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이미 뛰어난 파일럿인 우람이 1등을 차지하고 성별을 숨긴 것을 밝혀 파장을 일으키는 교훈적인 결말로 끝날지, 각종 음모로 인해 미리 성별이 밝혀져 부당함에 앞장서 싸우는 현실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정말 궁금했다. 소설이 택한 것은 상상하지 못했던 전개였다. 액션까지 책임지는 깜짝 놀랄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박서련 작가가 꽤 많은 작품 활동을 해온 것을 미처 몰랐다. 차기작을 기다리며 그동안 못 읽은 작품을 읽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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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여자아이 푸르른 숲 38
델핀 베르톨롱 지음, 권지현 옮김 / 씨드북(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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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핀 베르톨롱의 장편소설 《밤을 걷는 여자아이》를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두 장르, 청소년 문학과 호러가 혼합된 작품이라 더 흥미가 갔다. 아빠와 새엄마를 따라 낯선 시골 마을로 이사한 소년 ‘말로’는 집이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여동생 ‘잔’은 새벽 3시마다 깨어 비명을 지르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


이 작품이 영화였다면 정말 흔하디 흔한 설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귀신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외딴집으로 이사하는 가족 이야기를 수도 없이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설정이 청소년 문학으로 오니까 꽤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시각적 공포를 줄 수 없는 한계로 인해 공포의 정도는 줄어들어 순한맛이 된 반면, 말로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글로써 자세히 묘사함으로써 흥미가 올라가기도 했다.


순한 맛이어도 말로의 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상상하면서 읽다 보니까 조금 무서워졌다. 동생이 이상한 그림을 그리고 집에서도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린다면 극도로 예민해질 것 같다.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 하지만 역시 귀신도 무섭다. 게다가 모든 것이 밝혀지는 후반부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런 진실을 아이들이 읽으면 충격을 받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 씁쓸했다.


어릴 때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다. 예전에 유행한 <학교괴담>과 <괴담 레스토랑>, 요즘(?) 유행하는 <신비 아파트> 시리즈 등 오싹한 양념을 추가한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끄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작품 역시 추리하는 재미와 오싹한 진실이 잘 어우러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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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이미 벤더 지음, 황근하 옮김 / 멜라이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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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마음으로 요리를 만들어 로즈에게 대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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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이미 벤더 지음, 황근하 옮김 / 멜라이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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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벤더의 장편소설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을 읽었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이도우 작가님이 추천사를 썼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바로 선택한 책이다.

 

주인공 로즈는 언젠가부터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상한 경험을 한다. 바로 그 음식을 만든 사람의 감정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별일 아닐 것도 같지만, 분노나 슬픔, 우울 등 부정적 감정이 너무도 크게 느껴져 구역질까지 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다. 로즈는 이로 인해 무언가 먹을 때면 큰 용기가 필요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감탄했다. 흔히 요리는 사랑이 들어가야 맛있다고 한다. 손맛, 정성이 있어야 더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로즈는 사랑 같은 달콤한 감정보다는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힘든 하루하루를 보낸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 표지도 예쁘고 해서 귀엽고 위로가 되는 소설을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진지한 작품이었다. 로즈의 고뇌와 더불어 오빠 조지프를 비롯해 엄마와 아빠도 보통이 아니다. 사회의 평범한 일원으로 살아가기 힘든 이들의 삶이 안타까웠다.

 

비현실적인 설정을 가미한 소설이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 로즈와 비슷한 능력이 있지 않을까. 삶이 너무 버거울 때마다 습관처럼 하는 행동이 떠오른다. 이 책을 읽고 마음이 평온해졌는데, 그 마음 상태로 맛있는 음식을 로즈에게 대접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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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니를 찾아서
엘렌 오 지음, 천미나 옮김 / 길벗스쿨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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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오의 장편소설 김주니를 찾아서를 읽었다. 주인공 주니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학 버스에서는 느닷없이 개고기를 먹는 사람, 공산당이라는 말을 들으며 체육관 벽에는 인종차별 낙서가 발견되어 소동이 일어난다. 주니 자신도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던 중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겪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김주니를 찾아서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주인공 주니는 인종차별의 피해자지만 정작 자신도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른다. 인종차별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역사를 잘 모른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거듭되는 스트레스로 무기력에 빠진 주니는 급기야 우울 증상을 겪게 되지만,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로 다시 일어날 기운을 얻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부터 사회시간에 긴 부분을 할애하여 역사를 배우다 보니 그렇지 못한 주니의 상황이 안타까우면서도 이해가 됐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아픈 부분을 딱딱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도하진주라는 어린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에 숨을 불어넣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초등학생밖에 안 되는 아이들의 시점으로 나오자 전쟁이 더욱 비극적으로 느껴졌다.

 

소설은 아픈 역사를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인종 차별에 대한 담론을 제시한다. 책에서는 동양인과 흑인이 미국에서 겪는 차별이 다수 등장한다. 이유 없이 당하는 언어폭력과 편견이 얼마나 아픈지 생생하게 느껴졌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생각나기도 했다. 아이들이 읽기에도 좋은 역사 소설, 김주니를 찾아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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