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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이미 벤더 지음, 황근하 옮김 / 멜라이트 / 2023년 3월
평점 :
에이미 벤더의 장편소설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을 읽었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이도우 작가님이 추천사를 썼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바로 선택한 책이다.
주인공 ‘로즈’는 언젠가부터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상한 경험을 한다. 바로 그 음식을 만든 사람의 감정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별일 아닐 것도 같지만, 분노나 슬픔, 우울 등 부정적 감정이 너무도 크게 느껴져 구역질까지 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다. 로즈는 이로 인해 무언가 먹을 때면 큰 용기가 필요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감탄했다. 흔히 요리는 사랑이 들어가야 맛있다고 한다. 손맛, 정성이 있어야 더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로즈는 사랑 같은 달콤한 감정보다는 부정적 감정으로 인해 힘든 하루하루를 보낸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 표지도 예쁘고 해서 귀엽고 위로가 되는 소설을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진지한 작품이었다. 로즈의 고뇌와 더불어 오빠 ‘조지프’를 비롯해 엄마와 아빠도 보통이 아니다. 사회의 평범한 일원으로 살아가기 힘든 이들의 삶이 안타까웠다.
비현실적인 설정을 가미한 소설이지만, 어쩌면 우리 모두 로즈와 비슷한 능력이 있지 않을까. 삶이 너무 버거울 때마다 습관처럼 하는 행동이 떠오른다. 이 책을 읽고 마음이 평온해졌는데, 그 마음 상태로 맛있는 음식을 로즈에게 대접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