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타이트 모중석 스릴러 클럽 29
할런 코벤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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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런 코벤의 장편 소설 '홀드타이트'를 읽었다. 저번 달에 할런 코벤의 '숲'을 읽고 큰 충격에 빠져서

그의 소설에 관심이 갔고, 그 중에서 '아들의 방'이라는 소설에 흥미가 생겨서 구입하려고 했었는데

절판되었다는 소식에 안타까웠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홀드타이트'가 '아들의 방'의 개정판이었다.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진 것 같다.

'홀드타이트'역시 '숲'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다양한 등장인물들과

그들을 절망적인 현실로 내몰아 버린다.

마이크와 티아는 아들 애덤이 걱정되어 아들의 컴퓨터에 접속기록을 확인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교사 존 루이스턴은 한 마디의 실수로 한 학생의 학교생활을 지옥으로 내몬다.

수전 로리먼은 아들이 병에 걸려 죽을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며 알 수 없는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역시 이 모든 사건들은 연관되어 있으며, 등장 인물들도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 책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에서 작가는 범인을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범인의 이름과 살해 방법까지 보여줌으로써 범인보다는 범행의 동기와

그 뒤에 있는 배경을 궁금하게 만든다.

나 역시 그 범인이 그렇게 잔인한 범행을 저지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졌고

그와 더불어 애덤의 실종과 병에 걸린 루커스, 경찰 뮤즈의 수사 등 다양한 사건들은 쉴새없이 벌어진다.

책의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모든 것이 밝혀졌을 때는 작가의 상상력이 감탄스러웠다.

'숲'이 매우 끔찍한 사건으로 처음부터 독자를 흥미롭게 만들었다면

'홀드타이트'는 여러 개의 작은 사건들이 모여서 하나의 진상을 만들어가고

그 커다란 진상이 독자들 앞에 드러났을 때에 큰 쾌감을 준다.

작가가 어떻게 이 모든 이야기를 상상해냈을지 궁금하다.

'숲'에 이어서 이번 작품도 매우 재미있게 읽어서

앞으로도 작가 할런 코벤을 만나는 일이 계속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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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북 사건의 재구성 사계절 1318 문고 96
정은숙 지음 / 사계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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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숙 작가의 장편소설 ‘정글북 사건의 재구성’을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기림중학교 동아리‘정글북에서 화재 사건이 벌어져

동아리의 멤버 경하가 목숨을 잃게 된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한지 3년 후 죽은 경하로부터 편지가 오면서 일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몇 년이 지난 후에 사건의 관계자들에게 편지가 와서

사건이 벌어진 장소에 모이게 하는 것은

사실 어떻게 보면 추리소설로서는 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한국 소설이며, 등장인물들은 중학생에다가 배경도 학교라고 한다면

흔치 않은 소설이 되어버린다.

작가는 추리소설의 흔한 설정을 가지고 와서 범상치 않은 청소년 소설을 만들어냈다.

중학생을 질풍노도의 시기, 사춘기가 오는 시기라고 하듯이 중학생 때에는 누구나 방황을 한다.

그것이 눈에 띄는 행동의 변화라든지, 다른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마음속의 방황이든지. 그

런 중학생들의 미묘한 심리상태와 친구들 간의 미묘한 갈등을 작가는 아주 잘 풀어내고 있다.

남들한테는 별 거 아닌 일로 보이지만 자신에게는 큰 상처인,

그런 일들을 겪으며 정글북 아이들 사이에는 점점 균열이 생겨 나간다.

결국 그 미묘한 갈등은 책에서도 나온 나라를 멸망시킬 정도의 위력만큼,

정글북 동아리를 뒤흔든 화재 사건, 거기다 세상을 떠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인

중학생 경하의 목숨을 가져가 버린다.

 

 이 소설은 정글북 동아리였던 아이들의 시점이 번갈아 나온다.

모두가 형사의 취조를 받고, 사건에 대해 생각하고 죄책감을 가지게 되는데,

사실 책의 후반부에 들어서기 전까지 아이들의 행동과 생각을 들어보면

결정적인 잘못을 한 사람은 없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었으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결국 그 미묘한 갈등이 비극을 불러일으키고 만 것이다.

그래도 청소년 소설인만큼 작가는 긍정적인 시선을 열어놓은 채로 소설을 마무리한다.

아이들이 그 끔찍한 사건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뒷이야기를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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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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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 모리아티의 장편소설 ‘허즈번드 시크릿’을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존 폴의 아내 세실리아가 다락방에 있었던 신발 상자에서

자신이 죽은 후에 읽어보라는 편지를 발견하면서 일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소설은 세 명의 시점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앞서 말한 세실리아와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펠리시티에게 남편을 빼앗겨 버린 테스,

오래 전 딸을 잃고 아직도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레이첼.

세 명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진행된다.

결국 이 세 명은 촘촘히 얽혀있으며 나중에는 결국 그 얽히고설킨 관계가 폭발해버리고 만다.

순전히 남편이 써 놓은 편지의 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계속 읽어 나갔는데,

그 비밀은 생각보다는 꽤 일직 밝혀진다.

물론 편지의 내용이 충격적이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기는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소설은 남편의 편지의 비밀이 밝혀짐과 동시에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점점 비밀에 가까워지는 등장인물들이 하는 행동들이 아슬아슬해지고

곧 뭔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은 소설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었다.

 

 남편의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된 세실리아는 혼란스러워 하며,

본인들은 모르지만 복잡한 관계에 놓인 세 명의 관계는 점점 그들의 숨통을 조여온다.

이 소설에서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일어날 때에는

정말 숨을 죽이면서 책을 볼 정도로 긴장감이 대단했다.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만 결국에는 누구를 탓하기 어려운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동시에 이런 흥미로운 관계를 만들어 낸 작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 전에 읽은 소설인‘경관의 피’도 재미있게 읽다가 뒷맛이 조금 쓴 소설이었는데,

이 소설도 뒷맛이 쓰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거 같다.

거기다가 책에서 독자들에게만 알려주는 비밀은 허탈감을 더하게 한다.

끝까지 독자들을 손에 쥐고 흔들어 버리는 작가는 오랜만에 만난 것 같다.

할리우드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거기다가 리안 모리아티라는 새로운 작가를 알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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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0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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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키 조의 장편 소설 ‘경관의 피’를 읽었다. 사사키 조의 소설은 이번에 처음으로 읽었는데,

매우 방대한 분량이라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시간을 내서 읽은 것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삼대가 모두 경찰의 길을 걷게 된 안조 가문의 삶과 죽음,

경찰로서의 삶을 다루고 있다.

안조 세이지와 그의 아들 안조 다미오, 다미오의 아들 가즈야까지.

세 명의 경찰의 삶을 그려낸 이 책을 보다 보면

나도 그들과 같이 성장하는 것 같고 옆에서 그들의 삶을 보는 느낌이 나서 흥미로웠다.

 

 안조 세이지가 나오는 부분은 책의 전체를 생각하면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미스터리의 느낌은 거의 없다.

경찰로서의 삶도 큰 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전후 시대를 담담하게 살아가는 잔잔한 느낌이 컸다.

하지만 안조 세이지, 안조 다미오, 안조 가즈야 세 명의 인물 중에서

개인적으로 안조 세이지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넉하지 못한 삶을 살면서도 성실하고 남들을 위하면서 봉사하는 삶을 살았던

안조 세이지의 모습은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였다.

특히 상습적으로 절도를 저지르는 소년과

아버지로서의 위엄을 잃은 소년의 아버지를 위하여 연기까지 하는 자상한 경찰이었다.

 

 그리고 의문의 사건이 발생한 후 시점은 안조 다미오로 넘어간다.

다미오는 경찰관이 되기는 했지만

상부의 명령으로 인하여 스파이로 잠입하게 되었고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며 마음이 무너지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했다.

그로 인해 안조 세이지와 같은 훌륭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이지 못할 때도 있어 안타까웠다.

 

 ​안조 가즈야로 다시 한 번 시점이 바뀌면서 가즈야는 가가야라는

특이한 경찰 밑에서 일하게 되는데,

세이지의 삶에서는 성실하고도 따뜻한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다미오의 스파이 시절과 가즈야의 경찰로서의 삶은 전

문적인 경찰의 일들을 보여주어 또다른 재미를 준 것 같다.

이와 더불어 가즈야는 다미오와 마찬가지로 세이지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파헤친다.

결국 모든 비밀을 알게 된 가즈야와 마찬가지로 나도 매우 허탈감을 느꼈다.

살짝 의심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확인하고 나니 허탈하고 뒷맛이 조금 씁쓸했다.

하지만 삼대가 모두 경찰관이라는

이런 독특한 소재의 소설을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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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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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셸 뷔시의 장편 소설 '검은 수련'을 읽었다. 

미셸 뷔시의 작품은 '그림자소녀'에 이어 '검은 수련'이 두 번째이다.

'그림자소녀'를 읽고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아서, 이번 작품인 '검은 수련'에도 기대가 컸다.

결론적으로, 높았던 기대를 어느 정도 채워준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책의 줄거리는 모네가 살았던 마을 지베르니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건들과

이와 관련된 세 명의 여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 명의 여자는 각각 소녀, 여교사, 노파로 소녀는 이기주의자고 여교사는 거짓말쟁이,

노파는 심술쟁이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제롬 모르발의 살인 사건은

책을 읽는 내내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인 로랑스와 실비오는 그와 관련된 여러 사람들을 뒤쫓고,

무슨 관계였는지 파헤치지만

갈수록 오리무중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건은 좀처럼 실마리만 조금씩 줄 뿐이었다.

그렇지만 끝까지 책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가 비밀을 갖고 있는 것처럼 수상해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비밀이 밝혀지는 끝 부분에서는 아마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은 결말을 선사한다.

전혀 감초자 잡지 못한 상태로 그렇게 커다란 결말을 맞이하여 정말 놀랐는데,

사실 완벽히 이해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결말을 읽으면서 '그림자소녀' 만큼이나 충격적이고 정교한 느낌을 받았다.

더불어서, 모네에 대해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한 것이 느껴질 정도로

이 책은 추리의 요소와 함께

모네의 작품들과 모네가 살았던 마을에 대해 상세하게 언급하고 있어서

모네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림자소녀'를 더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이 작품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그림자소녀'는 프랑스에서 '검은 수련' 다음에 나온 작품이라는 것을 볼 때

이 작가의 다음 작품들도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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