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다시 벚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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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낙원에서 소름끼칠 정도로 내면의 어두움을 잘 보여준 미야베 미유키의 신작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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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신은
한스 라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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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라트의 장편소설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를 읽었다.

제목이 굉장히 특이한 편이라 바로 흥미가 갔는데 나름 잘 지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줄거리는 코가 다쳐 병원에 간 심리 치료사 야콥 앞에 나타난

아벨 바우만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자신은 신이라고 하며 상담을 요청하면서 일어나는 내용이다.

예전에 어떤 사람이 사이비 종교의 지도자는 말을 굉장히 잘한다고 말한 것이 기억이 난다.

사실 허무맹랑하고 말도 안되는 내용이지만 그 지도자가 워낙 말을 조리있게 잘하기 때문에

허무맹랑한 내용이라도 설득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이 소설의 아벨 바우만도 마찬가지이다. 자기는 사실 신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펼치지만

그가 보여주는 각종 기술이나 말들은 그가 진짜 신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야콥도 아벨 바우만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계속 동행하게 되었을 것이다.

신과 심리 치료사의 조합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더 독특한 것은 둘의 성격이다.

신은 무기력함에 빠져서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며

심리 치료사는 누군가를 상담하고 치료하기 전에 자신의 상황부터 구제해야 할 정도로

제대로 살고 있지 못한다.

각자 마음에 짐이 가득한 두 사람(?)의 만남과 대화는 우울하지만

아벨 바우만이 자신이 신인 것을 믿도록 하기 위해 하는 말들과

야콥이 반박하는 말들이 재미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아벨 바우만이 야콥에게 그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에 대해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는 가족들을 보면서 그는 큰 충격을 받는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에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장면을 인상적으로 보았던 이유는

평범한 개인의 영향력은 사실 미미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이었다.

야콥은 가족들이 더 나은 삶을 살고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상담해 주어서 관계가 회복된 커플 또한 없었다는 것을 알고 크게 실망한다.

이 장면을 보고 나는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는 미미한 존재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을 더 읽다보면 결국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영향력은 미미할지라도

자신은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머와 풍자가 가득하여 읽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책이었다.

책의 뒷편 날개에 광고하고 있는 '천국주식회사'도 신을 다룬 책인데,

둘 다 신을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더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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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앨리스
리사 제노바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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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사 제노바의 장편소설 '스틸 앨리스'를 읽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하버드대학 교수 앨리스에 대한 내용이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며 앨리스를 연기한 줄리안 무어에게

생애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기쁨을 안겨주기도 한 책이다.

알츠하이머에 대한 소설은 보는 것만으로도 슬픈 감정을 자아내는데

이 소설 또한 담담하게 자신의 투병생활을 그려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슬펐다.

작가가 앨리스의 직업을 하버드 대학 교수로 정한 이유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유능하고 독립적인 인물을 설정함으로써

알츠하이머 환자 본인의 감정을 더 잘 나타낼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앨리스는 병에 걸리기 전에는 굉장히 똑똑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알츠하이머에 걸리고 난 후에는 더 이상 그 똑똑한 두뇌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으며

더 이상 바쁘게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그런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앨리스와 그녀의 가족들을 보면서

알츠하이머가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실제로 하버드 대학교에 다니면서 신경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는

신경학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에

알츠하이머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와서 흥미로웠다.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유전이 되는 조발성 알츠하이어도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책을 읽으면서 바로 드라마 '천일의 약속'이 생각났다.

배우 수애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천일의 약속'은

'스틸 앨리스'와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성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또한 수애가 맡은 여주인공 또한 유능한 출판사 직원이었다는 점에서도

비슷한 점을 찾아볼 수 있다.

천일의 약속이 드라마인만큼 더 극적이고 감정적이지만

둘 다 한 여성이 자신의 병을 결국 받아들이고

병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 안타까웠다.

차이점이 있다면 수애의 상대역을 맡은 배우 김래원은

수애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녀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면

'스틸앨리스'에서 앨리스의 남편 존은 앨리스와 마찬가지로 매우 뛰어난 사람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일도 포기하기 어려워 하는 모습이 조금은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진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책 본문에서 앨리스는 차라리 암에 걸렸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는 앨리스의 입장에서 충분히 납득이 가는 생각이다.

알츠하이머라는 질병은 그동안 존재했던 나와의 이별을 진행한다.

그동안 있었던 나는 더 이상 없고 말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먹는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나만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는 알츠하이머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나 예방법이 나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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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춤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1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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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다 리쿠의 단편집 '나와 춤을'을 읽었다.

제일 좋아하는 작가를 고르라고 하면 주저없이 '온다 리쿠'라고 단번에 말할 수 있을만큼

정말 좋아하는 작가이다.

소설에 있어서는 작년 7월에 나온 '몽위'에 이어서 나온 작품인데, '몽위'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오랜만에 읽은 온다 리쿠 단편이라 그런지 정말 만족스러웠다.


 장편 소설도 정신 없이 빠져들게 하는 온다 리쿠는

단편 소설에 있어서도 만만치 않은 내공을 발휘한다.

특히 짧은 분량의 단편을 주로 내놓으면서 몇 안되는 페이지 속에서

긴장감과 재미, 반전까지 선사하는 재주는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 '나와 춤을'에서도 그 재주는 어김없이 발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첫 단편 [변심]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친구를 찾기 위해

탐정의 면모를 보여주는 시로야마의 이야기를 읽는 동시에

나는 온다 리쿠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온다 리쿠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끝없이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것이다.

전에 썼던 작품에서 이어지는 소설을 쓰기도 하고, 등장인물 중 하나가 나오는 소설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작가와 달리 이에서 그치지 않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설, 이야기, 등장인물을 가지고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온다 리쿠가 발표하는 단편집에는

장편 소설의 뒷이야기가 실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독특한 점이다.

'나와 춤을'에는 온다 리쿠의 실험적인 소설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에 나온 에피소드의 뒷 이야기 [변명]이 나온다.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은 연극을 주체로 여러 이야기를 동시에 정신 없이 풀어내는 추리소설로

호불호가 갈릴만한 소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엇다.

물론 [변명] 그 자체로도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단편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만족스러웠지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변심], [충고], [소녀계 만다라], [오해], [협력], 

[이유], [화성의 운하], [둘이서 차를], [나와 춤을] 정도이다.

[충고]와 [협력], [이유]는 재치가 넘치는 이야기들로 어떻게 이런 상상력이 나왔을까 감탄이 나왔다.

[소녀계 만다라]또한 예전에 나온 단편 [관광 여행]이 생각나는 기발한 작품이다.

작가의 후기에서 장편 소설로 써보고 싶다고 하는 말을 보고 나니 더욱 기대가 된다.

단편 소설의 경우 표제작이 가장 재미있는 경우가 빈번한데

역시나 [나와 춤을]도 만족스러운 단편이었다.

'초콜릿 코스모스'의 무용 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온다 리쿠의 작품들이 한국에서 많이 출판되고 있는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온다 리쿠 세계의 확장을 계속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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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스 스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5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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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네스뵈의 장편소설 '데빌스 스타'를 읽었다.

해리 홀레 시리즈는 얼마전에 읽은 스노우맨밖에 없었는데

이 작품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손가락이 잘린 채 죽은 사람들과

시체에 별 모양의 붉은색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형사 해리 홀레가 사건을 수사하는 내용이다.

스노우맨이 더 뒤의 내용이기는 하지만 스노우맨에서의 해리 홀레와 마찬가지로,

데빌스 스타에서의 해리 홀레 또한 알코올 중독에다가 제멋대로의 성격이다.

라켈과는 싸우고 헤어지는 일이 반복되며 형사를 그만둘 위기에 처한다.

사실 이전 내용을 안읽어서 프린스에 관한 내용처럼

온전한 이해가 어려운 내용도 조금 있긴 하지만

이전 내용을 모르고 보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소설은 독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 재주가 탁월하다.

 

 시체의 손가락이 절단되었다는 잔혹함과 더불어 자꾸 등장하는

데빌스 스타까지 도대체 사건의 진상이 무엇일까 궁금하여서 책을 계속 읽게 된다.

더불어서 해리 홀레의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썼다고 하는 작가의 말처럼

해리의 동생에 대한 아픈 기억과 절친한 동료의 죽음에 대한 기억까지 나오면서

해리 홀레가 망가지게 되는 이유가 참으로 안타까웠다.

 

 추리 소설의 특성상 후반부에 여러 진실들이 드러나면서

충격과 쾌감을 동시에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 또한 마찬가지로 후반부에 몰아치는 충격적인 진실들은 

잘 짜여진 퍼즐로 인해 강력한 쾌감을 준다. 

밝혀진 범인과 동기를, 살인에 대한 모든 내용을 읽으면서

어떻게 작가는 이런 생각을 했을까 하고 감탄이 나왔다.

표지에서 이미 독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줬을 반짝이는 '데빌스 스타'에 대한 비밀은

책을 끝까지 읽어야 알 수 있다!

하지만 범인을 밝히는 것에 끝나지 않고 프린스와의 대결까지 들어있어서

소설이 완전히 끝날때까지

긴장감은 더해지면 더해졌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사실 '스노우맨'을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해리 홀레 시리즈 전체가 재밌을지는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데빌스 스타'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해리 홀레 시리즈에 대한 확신으로 바뀌었다.

아직 읽을 수 있는 해리 홀레 시리즈가 많다는 것이 행복하다!

 

P.S. 물침대를 사용한 적이 없지만 앞으로 더더욱 (절대!) 없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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