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춤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1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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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다 리쿠의 단편집 '나와 춤을'을 읽었다.

제일 좋아하는 작가를 고르라고 하면 주저없이 '온다 리쿠'라고 단번에 말할 수 있을만큼

정말 좋아하는 작가이다.

소설에 있어서는 작년 7월에 나온 '몽위'에 이어서 나온 작품인데, '몽위'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오랜만에 읽은 온다 리쿠 단편이라 그런지 정말 만족스러웠다.


 장편 소설도 정신 없이 빠져들게 하는 온다 리쿠는

단편 소설에 있어서도 만만치 않은 내공을 발휘한다.

특히 짧은 분량의 단편을 주로 내놓으면서 몇 안되는 페이지 속에서

긴장감과 재미, 반전까지 선사하는 재주는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 '나와 춤을'에서도 그 재주는 어김없이 발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첫 단편 [변심]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친구를 찾기 위해

탐정의 면모를 보여주는 시로야마의 이야기를 읽는 동시에

나는 온다 리쿠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온다 리쿠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끝없이 세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것이다.

전에 썼던 작품에서 이어지는 소설을 쓰기도 하고, 등장인물 중 하나가 나오는 소설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작가와 달리 이에서 그치지 않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소설, 이야기, 등장인물을 가지고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온다 리쿠가 발표하는 단편집에는

장편 소설의 뒷이야기가 실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독특한 점이다.

'나와 춤을'에는 온다 리쿠의 실험적인 소설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에 나온 에피소드의 뒷 이야기 [변명]이 나온다.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은 연극을 주체로 여러 이야기를 동시에 정신 없이 풀어내는 추리소설로

호불호가 갈릴만한 소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엇다.

물론 [변명] 그 자체로도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단편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만족스러웠지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변심], [충고], [소녀계 만다라], [오해], [협력], 

[이유], [화성의 운하], [둘이서 차를], [나와 춤을] 정도이다.

[충고]와 [협력], [이유]는 재치가 넘치는 이야기들로 어떻게 이런 상상력이 나왔을까 감탄이 나왔다.

[소녀계 만다라]또한 예전에 나온 단편 [관광 여행]이 생각나는 기발한 작품이다.

작가의 후기에서 장편 소설로 써보고 싶다고 하는 말을 보고 나니 더욱 기대가 된다.

단편 소설의 경우 표제작이 가장 재미있는 경우가 빈번한데

역시나 [나와 춤을]도 만족스러운 단편이었다.

'초콜릿 코스모스'의 무용 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온다 리쿠의 작품들이 한국에서 많이 출판되고 있는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온다 리쿠 세계의 확장을 계속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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