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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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와 함께 보낸 소설은 할런 코벤의 장편소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이다. 즐거운 휴가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밤에 펼쳐 든 이 소설은 결국 새벽 두 시가 넘도록 책을 덮지 못하게 만들었다.

 

주인공 은 사랑하는 아내 엘리자베스를 잃은 지 8년이 지나도록 잊지 못하고 있다.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을 무기력하게 보내던 그에게 이메일이 한 통 도착한다.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비밀번호를 누르자 CCTV 영상이 뜬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장례식까지 마친 아내가 걸어오는 것이다. 조금 나이든 모습의 아내는 화면을 향해 미안해라고 말하고 사라진다. 믿을 수 없는 사실에 그는 혼돈에 빠진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는 쉼 없이 질주하는 소설이다. 아내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싹트고 사건이 끝없이 펼쳐져 단숨에 숨겨진 진상까지 다다른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알고 싶은 마음에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누가 영상을 조작하여 장난을 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진짜로 아내가 살아있는 걸까 벡과 함께 고민했다.

 

흥미로운 주변 인물도 이 소설의 장점이다. 벡이 유일하게 의지하는 쇼나’, 카리스마 넘치는 변호사 헤스터’, 벡에게 큰 도움을 주는 타이리스’, 무시무시한 에릭 우등 인물 하나하나가 잘 조형되어있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라는데 드라마 역시 기대된다. 뛰어난 몰입감을 원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하지만 진실보다 정의가 더 중요하잖아. 안 그래?”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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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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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카미 데쓰야의 장편소설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를 읽었다. 올해의 반전 같은 느낌이다. 오만하게도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내용이 추측됐다. 고바야시 서점을 찾은 손님들이 위로받는 또 하나의 힐링 소설. 그리고 이런 건방진 생각은 산산조각났다.

 

초반부를 읽으며 감정 이입이 심했다. 출판유통회사 신입사원 리카는 도쿄 출신인데 연고도 없는 오사카 영업부로 발령받았다. 꼰대같은 상사들에게 치여 눈물을 한바탕 쏟은 어느 날, 고바야시 서점에서 유미코를 만난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유미코는 큰 위로를 받는다.

 

가까이서 보면 드라마 <중쇄를 찍자!>, 멀리서 보면 청소부 밥이 떠올랐던 작품이다. 특히 청소부 밥은 너무 어렸을 때 읽어서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다시 읽고 싶어졌다. 유미코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평범하지만 듣다 보면 마음이 따스해지는 게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그 이야기를 듣고 깨달음을 얻고 더 나아가 업무에도 적용하는 리카도 보통은 아니다.

 

작가의 말을 보면서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소설이 쓰였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이렇게 따뜻하고 열정적인 사람이 실제로 있다는 것에 뭔가 나까지 힘이 나는 기분이었다. 책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느껴지는 점도 참 좋았다. 마지막쯤 나온 메밀꽃 필 무렵도 반가웠다. 한컴 타자 연습에서 자주 쳤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서점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책이라면 서점에서 흔쾌히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소설,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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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전경아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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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우치 가즈에의 연작소설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를 읽었다. 깊은 고민에 빠진 사람이 발견하는 여관에 관한 이야기다. 이 여관은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의 오너, 통통하고 귀여운 말투의 프런트 직원, 어리지만 힘 있는 호텔 보이, 놀라운 음식 솜씨의 요리장이 일하는 곳이다.


매니저 일을 하는 미사는 담당 그룹의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연예인 활동 경험이 있기에 더욱 연예 산업에 환멸을 느끼는 그녀는 갑자기 태풍을 만나 여관에 잠시 묵게 된다. (공교롭게도 지금 한국에서는 태풍 힌남노가 난리다) 기묘한 여관에서 미사는 무서운 일을 겪고 자신을 괴롭혀 온 이 문제를 주관대로 해결하고자 마음먹는다.


최근 들어 이런 느낌의 연작소설이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다. 무언가 고민이 있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누군가를 만나거나 어디를 들르게 되고 고민이 해결되는 그런 내용 말이다. 각자 다른 매력으로 차별성을 어필해야 할 텐데,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가 택한 것은 기괴함이다.


지금까지 힐링 연작소설은 주로 훈훈함이 강조되어왔다. 마음을 다해 손님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해결책까지 마련해 주는 식이었다면 이 소설은 해결해주면서도 그 방식이 다소 기괴하다. 정기를 빨아먹으려는 식이거나 괴로운 감정을 미끼로 덫을 놓는 식이 흥미로웠다.


여성 문제를 많은 에피소드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오히려 이 소설이 《지속 가능한 영혼》보다 낫다는 생각도 들 정도다. 성적 착취가 심한 아이돌 산업, 임신으로 부당한 계약 해지를 들이미는 사례 등 여러 문제를 이야기 안에 잘 녹여낸 느낌이다.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는 묵직한 주제들이 녹아있는 소설,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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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클래식 -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음악 세계
오수현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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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현 작가의 《스토리 클래식》은 그동안 읽은 클래식 도서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내가 바라던 책을 드디어 만난 기분이었다.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음악 세계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음악가들의 사적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런 사생활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설명하고 있어 클래식 문외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하이든의 이야기부터 굉장히 충격적이다. 오랫동안 사이가 좋지 못한 부부 사이를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아내 마리아가 하이든이 만든 신곡의 악보를 케이크 시트지로 이용하거나 땔감으로 써버렸다는 일화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누가 나한테 저런 짓을 하면 굉장한 상처일 것 같다. 하이든도 만만치 않은데, 아내가 죽고 난 후의 9년이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하니 왜 결혼을 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이처럼 《스토리 클래식》은 널리 알려진 유명한 작곡가의 뒷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조금 더 친숙하고 재미있게 클래식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브람스가 가수 슈피스를 짝사랑하면서 쓴 <가슴 깊이 간직한 그리움>을 들어보니까 정말 절절한 감정이 느껴졌다. 어떤 마음으로 음악을 써 내려갔는지 상상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친구의 아내이자 또 다른 친구의 딸을 뺏은 바그너, 지휘하다 결혼하고 다시 연습에 참여한 말러 등 다양한 음악가들의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는 부분이 많아 친구들한테도 알려주었는데 벌써 빌려달라는 부탁이 오고 있다. 가볍고 재미있게 클래식을 만나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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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싸부 - Chinese Restaurant From 1984
김자령 지음 / 시월이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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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면 저절로 미소가 나오는 책. 중국집 ‘건담‘ 이야기 <건담 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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