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수거함
장아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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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미 작가의 장편소설 《마음 수거함》을 읽었다. 중학생 '잎새'는 초등학생 때 친구에게 외면받은 적이 있다. 그 후로 친구의 말이나 행동에 눈치를 보게 된 잎새는 자책하는 날이 늘어간다. 절친 '하윤'과의 사이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낀 어느 날, 이모의 작업실에 놀러간 잎새는 상자를 하나 발견하고 집으로 가지고 간다. 그건 바로 이모가 쓴 동화에 나오는 마음 수거함이었고 잎새는 실제로 지우고 싶은 마음들을 하나씩 적어 상자에 넣는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펼쳐진다.


마음 수거함은 최근에 읽은 작품 중 가장 아이들의 눈높이와 맞닿아 있었다. 오랜만에 본격적인 판타지 이야기가 펼쳐지는 소설을 만나 반가웠다. 마음을 수거하는 공장은 마치 디즈니 영화를 보는 것처럼 귀여운 느낌이었다. 나의 부정적인 마음들도 저렇게 수거해서 옅어지게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소설은 표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글이든 말이든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알아차릴 수 없다. 잎새가 항상 깊은 곳에 꽁꽁 숨겨두었던 마음을 하나씩 꺼낼 때 비로소 다음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었다. 제대로 된 표현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이 생각나 더욱 공감이 가는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으며 우리 반 교실에도 마음 수거함을 놓아두면 어떨까 생각했다. 아이들의 부정적인 마음이 정화되면 더 행복한 반이 되지 않을까. 혹시 부정적인 마음이 한데 뭉쳐 깜깜이가 탄생해 내가 잡아먹히지는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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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슛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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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호 작가의 장편소설 《레디 슛》을 읽었다. 주인공 '혜수'는 교도소에서 나와 마지막으로 크게 한탕 챙길 계획을 세운다. 바로 치매에 걸린 노인 '희란'의 재산 3000억을 꿀꺽 먹어버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요양보호사로 위장하여 치밀하게 작업에 들어간다.


기본적으로 전개가 빠른 소설이다. 꾸물거리거나 질질 끄는 부분이 없어 시원하게 앞을 향해 달려가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는 것처럼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혜수는 오랜 친구 '옥녀'와 함께 하며 희란의 모든 것을 하나씩 알아낸다.


희란이 그렇게 큰돈을 만지게 된 것은 복잡한 사연이 있다. 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온 그녀는 대를 잇기라도 하듯 자신도 첩이 된다. 그리고 친자관계 소송에서 부자 '김신건'의 아이를 인정받아 조만간 돈을 수중에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혜수는 희란을 관찰하며 어떤 꿍꿍이로 돈을 먹을 생각인지 캐내려 하지만 마음처럼 일이 술술 풀리지 않는다.


응원하고 싶은 인물이 없는 것이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였다. 대부분의 인물이 남을 등쳐먹을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누가 이기고 지든 상관없이 이야기의 다음 부분이 더 궁금해졌다. 나쁜 놈과 나쁜 놈의 대결이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가 하나씩 풀리며 경악할 만한 사실이 드러나고 이야기는 꼬였다 풀리기를 반복했다.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까지 읽고 나니 한편의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그만큼 장면 장면이 눈에 그려질 만큼 잘 표현된 작품이었다. 책의 날개에 적혀있는 작가 소개를 보니 이미 영상화 계약을 한 작품들이 꽤 있는 것 같다. 머지않은 시일에 이 작품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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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분식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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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마다 장을 서는데 그중에서 분식집을 좋아했다. 어렸을 때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며 아파트 단지를 돌았는데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어묵꼬치를 하나씩 사먹었다. 그렇게 열 바퀴 가까이 돌며 열 개를 먹었더니 나중에는 돈을 받지 않고 그냥 받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또 어느날에는 떡볶이와 순대와 어묵, 만두까지 한가득 사와서 집에서 먹으며 행복해 하던 추억도 있다.


김재희 작가의 장편소설 《유미분식》도 분식집에서 있었던 추억을 담은 작품이다. 유미분식을 운영하던 '경자'의 딸 '유미'가 어머니가 죽고난 후 손님들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오랜만에 유미분식에 온 이들은 추억이 담긴 음식을 먹으며 과거에 있었던 일을 회상한다. 다리를 다쳐 밖으로 나가지 못한 건물주 아저씨에게 손수 소불고기덮밥을 만들어 배달까지 해준 일, 경찰 시험을 준비하며 배고플 때 먹었던 어묵을 먹은 기억 등 작지만 소중한 기억들이 하나씩 자리를 차지한다.


이 소설은 '선의'에 대해 말하고 있다. 경자는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베푼 작은 선의 하나가 손님들에게 커다란 위로가 되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유미는 손님들이 다 모이면 줄 것이 있다고 말하며 궁금증을 유발한다. 무엇을 줄지 감이 오지 않아 궁금한 마음에 각자의 사연을 재촉해 읽게 되었다. 그리고 놀라운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미스터리 소설을 많이 써온 작가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레시피가 나오는데, 나는 왠지 삶은 달걀 튀김이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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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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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이 나오는 소설, <나의 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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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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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아파트 상가에 비디오 가게가 있었다. 주로 만화를 빌려 보기는 했지만 가끔 영화도 빌렸다. <내니 맥피>를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지나고 더는 볼 수 없게 된 비디오 가게가 가끔 아쉽기도 하다. OTT로 온갖 작품을 보고 있기는 하지만.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나의 돈키호테>는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던 돈 아저씨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담은 책이다. 주인공 '솔'은 PD로 일하다가 본가인 대전으로 내려왔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잔뜩 묻어있는 돈키호테 비디오에 간 솔은 신비한 돈키호테 아저씨를 찾으며 그 과정을 유튜브에 올린다.

솔은 돈 아저씨와의 일화를 하나씩 소개하며 그를 알았던 사람을 찾아가 인터뷰하기도 한다. 소설은 그 과정을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게 그려내며 작품에 생기를 가득 불어넣는다. 사라져 버린 돈 아저씨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하나씩 알아갈수록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키호테를 읽지 않아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소설 속 돈 아저씨는 정말 돈키호테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레 돈키호테 작품에도 관심이 가서 언젠가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두꺼운 분량으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작가의 전작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도 좋았지만 후반부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다 좋았다. 돈 아저씨를 찾은 후의 이야기가 힘이 빠지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유종의 미를 잘 거두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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