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슛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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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호 작가의 장편소설 《레디 슛》을 읽었다. 주인공 '혜수'는 교도소에서 나와 마지막으로 크게 한탕 챙길 계획을 세운다. 바로 치매에 걸린 노인 '희란'의 재산 3000억을 꿀꺽 먹어버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요양보호사로 위장하여 치밀하게 작업에 들어간다.


기본적으로 전개가 빠른 소설이다. 꾸물거리거나 질질 끄는 부분이 없어 시원하게 앞을 향해 달려가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는 것처럼 시원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혜수는 오랜 친구 '옥녀'와 함께 하며 희란의 모든 것을 하나씩 알아낸다.


희란이 그렇게 큰돈을 만지게 된 것은 복잡한 사연이 있다. 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온 그녀는 대를 잇기라도 하듯 자신도 첩이 된다. 그리고 친자관계 소송에서 부자 '김신건'의 아이를 인정받아 조만간 돈을 수중에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혜수는 희란을 관찰하며 어떤 꿍꿍이로 돈을 먹을 생각인지 캐내려 하지만 마음처럼 일이 술술 풀리지 않는다.


응원하고 싶은 인물이 없는 것이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였다. 대부분의 인물이 남을 등쳐먹을 생각이나 하고 있으니 누가 이기고 지든 상관없이 이야기의 다음 부분이 더 궁금해졌다. 나쁜 놈과 나쁜 놈의 대결이 더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가 하나씩 풀리며 경악할 만한 사실이 드러나고 이야기는 꼬였다 풀리기를 반복했다.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까지 읽고 나니 한편의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그만큼 장면 장면이 눈에 그려질 만큼 잘 표현된 작품이었다. 책의 날개에 적혀있는 작가 소개를 보니 이미 영상화 계약을 한 작품들이 꽤 있는 것 같다. 머지않은 시일에 이 작품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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