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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죽지 마, 사랑할 거야 - 지상에서 보낸 딸과의 마지막 시간
김효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저에게도 딸이 있습니다. 두 딸들은 제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죠. 그런 딸들이 어느날 갑자기 없어진다면, 다시는 그 고물 고물한 몸을 만질수도 안을수도 없고, 마주 보면서 웃을 수도 없고, 종알 종알 이야기 할 수도 없고, 같이 달릴 수도 없다면.. 생각만으로도 코끝이 찡해집니다. 생각해보고 싶지도 않는 일입니다. 저에게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을 실제고 겪은 분들은 생각보다 많을 것입니다. 주위에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부모들을 볼때면 그 안타까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드네요. 제가 부모가 되어보고나서야 그 맘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가 되는것 같습니다.
여기 21살에 세상을 떠난 꽃 같은 소녀와 소녀의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어머니가 있습니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내내 가슴이 아팠습니다. 백혈병이라는게 이렇게 무서운 병인 줄 몰랐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데에 자주 등장하는 비련의 여주인공들이 잘 걸리는 그 백혈병이.. 이쁜 여자주인공을 더 아름답게 빛나게 해주는 그런 존재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호사스러운 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서 그 앞에서 허물어지는걸 보니.. 무섭네요. 어떤 암보다 더 무서운것 같습니다. 면역력이 없어진다는게 이렇게 인간을 무기력하고 힘들게 하는건지 정말 몰랐습니다. 그런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거.. 나이 어린 아이들도 많이 앓고 있다는거... 가슴이 아프네요. 읽는내내 가슴이 아프고 죄송하고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이기적이고 염치없게도 우리 가족이 제가 그런 병에 안걸렸다는것에 안도했습니다. 백혈병 치료에 그렇게 많은 돈이 든다는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가슴이 답답하더라구요. 병에 걸린것만으로도 기가 막힌데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한다니.. 정말 기가막힙니다.
서연이가 죽음 앞에서 의연하고 엄마와 가족들을 위로해주는 모습이 짠합니다. 아직 어린데..맘껏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꿈꾸는걸 멈추는 아이를 보는것이 맘이 아팠습니다. 서연의 동생이 언니가 먼저 떠난줄 알고 유골함을 안고 우는 장면에 저역시 울었습니다. 저 역시 여동생이 있는지라.. 자매의 그 감정을 잘 알것 같습니다. 슬프고 슬펐답니다.
살아있다는걸 감사하게 생각해야겠습니다. 건강하단걸 감사하게 생각해야겠습니다. 그동안 고단하고 비루하게 여겼던 제 삶을 감사하고 또 감사하게 생각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교인은 아니지만 종교를 믿는다는것은 좋은것 같네요. 이름 모를 소녀가 아프다는 이유로 다 같이 기도할 수 있는 그런 마음으로 믿는 종교는 참 거룩한것 같습니다. 꽃처럼 이슬처럼 맑고 깨끗하게 살다 간 서연의 명복을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