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위의 낱말들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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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력이 풍부하신지요? 저는 늘 사용하는 낱말만 사용하고 자주 사용하는 낱말들의 수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아마 200단어도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자주 사용하는 몇 되지도 않은 낱말들조차 어떨 땐 생소하게 느껴지거나 정확하게 다른 사람에게 뜻을 설명하라고 하면 버벅거리기 여사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낱말에 대한 책이라 읽고 나면 저도 좀 풍성한 말솜씨를 뽐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낱말에 대한 책입니다. 하나의 낱말을 제시하고 거기에 관련된 작가님의 생각과 느낌과 주변 사람들, 아끼는 물건들, 살아온 이야기 등이 담겨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정말 작가는 아무나 못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우리가 이렇게 흔히 쓰는 일상적인 낱말로 이런 감상적인 이야기를 그것도 술술 풀어내시는지 작가님은 타고난 이야기꾼이신 것 같아요. 밤에 읽기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차근차근 해주시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와 저녁먹고 밤 마실 나가서 가볍게 차 한잔 마시면서 얘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책 한 권에 제시된 낱말들(내리다, 찾다, 컴퓨터, 자동차 등등)만으로도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설명할 수 있는지...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저 역시 얼마 전에 20년동안 타던 자동차를 폐차 시켰습니다. 작가님처럼 정말 말줄임표 안에 제 마음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아반떼 역시 잘못된 주인 만나서 세차 한번 못 당하고 이리 긁히고 저리 긁히고 고생만 시켰지만 사고 한번 안내고 저를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 사람들로 안내해주었습니다. 그런 자동차를 갑작스레 허망하게 보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얼마나 안 좋던지요. 저 역시 우리 아반떼는 늘 좋은 차라고 얘기했는데 작가님도 그렇게 말씀하시니 오랫동안 같은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마음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낱말 하나로 이렇게 공감을 하고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참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 머지 않아 가을이 올것 같습니다. 이 타는 듯한 햇볕도 얼마 못 버티고 선선한 바람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럴때 이런 감성적인 책을 한 번 읽어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저절로 마음이 풍성해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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