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수마나라1

안나라수마나라 1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마술을 믿으시나요? 제가 아는 마술은 어릴 때 명절같이 특별한 날 TV에서 봐왔던 마술이 전부였습니다. 처음에 비둘기 날리고 하다가 절정에 치달으면 절단 마술까지 하면서 놀라워하고 무서워했던 게 생각이 납니다. 살면서 마법을 꿈 꿀 때가 있습니까? 시궁창같이 지긋지긋한 내 인생에서 마법사가 마술을 부려서 나를 이곳에서 빼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씩은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삼봉 이발소]의 작가인 하일권 님의 웹툰을 책으로 출간한 책입니다. [삼봉 이발소]는 제가 정말 감동적으로 읽어봐서 이 책 역시 너무나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기대감 한가득 갖고 읽어보았습니다.

역시.. 기대한 만큼입니다. 아니 기대한 것 이상입니다. 이 책은 작가님 특유의 맛이 녹아있네요. 너무너무 재미있네요. 웹툰이지만 너무나 현실을 반영해서 슬픕니다. 빚쟁이한테 시달리면서 단칸방에서 동생과 살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으려니 너무나 짠합니다. 돈이 없어서 구멍 난 스타킹을 신고 다니고 급식을 굶고 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아이를 키우는지라 옆에 있었으면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이 옆에는 도움을 주는 어른 하나 없이 어른들이라고는 다 무섭고 나쁜 어른밖에 없습니다. 이런 험한 세상을 동생과 둘이 헤쳐나가고 있는 아이에게 마술사가 진짜 마법처럼 나타납니다. 아이에게 마술은 억눌러왔던 욕망이고 현실을 잊게 하는 위로고 행복하게 지냈던 세월에 대한 기억이었습니다. 아이는 지금은 어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합니다. 저 역시 아이에게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어른이 되어있는 그런 기적 같은 마법이 일어나서 아이가 얼른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를 어서 빨리 구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게 해주고 싶단 맘이 들었습니다. 아이 같은 이런 아이들이 우리 현실에도 틀림없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2권, 3권도 어서 빨리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드라마라도 만들어졌다고 하니 드라마도 한번 보려고요. 오.. 제가 좋아하는 지창욱 님이 마법사로 나오네요. 꼭 봐야겠습니다.

일단 이 책은 하일권 님을 믿고 보심 될 것 같아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감동적인 책입니다. 이 책은 저에게도 마술 같은 위로를 주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이런 위로를 받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