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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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소설 많이 읽으시나요? 저는 일본이라는 나라는 싫지만 일본 소설은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일본 소설은 특유의 맛이 있어서 좋아합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물 흐르는 듯이 스토리가 흘러가면서 갑자기 반전이 있고, 평범해 보이는 이웃 같은 사람이 한없이 잔인하거나 폭력적이거나, 담담하게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하면서 자극적이거나 그런 내용들이 좋더라고요. 저는 일본 작가 중에 에쿠니 가오리를 손에 꼽힐 정도로 좋아합니다. 이번에 에쿠니 가오리의 책이 리커버 개정판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좋아하는 작가이니 너무 읽어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12편의 단편으로 되어있습니다. 틀림없이 제목은 낯이 익고 읽어봤다 싶은데 내용은 난생처음 보는 듯한 내용입니다. 너무 이상해서 2004년 책 표지를 보니 틀림없이 제가 읽어 본 책입니다.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정말 책은 읽어서 무엇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긴 듭니다. 읽어본 책인지도 모를 정도면 책 읽는 것도 다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긴 드는데 한편으로는 좋아하는 작가의 책인데 예전 책이지만 처음 읽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20년 가까이 되니 잊어버릴 만도 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특유의 담담한 문체가 빛나는 작품입니다. 작가 안 보고 책 내용만 읽어봐도 가오리의 작품인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사랑이라는 게 외로움이라는 게 이토록 깊을 수 있는지.. 다양한 모습의 사는 모습을 엿보았는데 느끼는 감정들이 비슷해서 비슷한 색채의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랑이 변하고 그 사람을 잃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런 변한 사랑을 놓지 못하는 자신을 증오하면서 또다시 그 사랑에 발 담굴 수밖에 없는 그 감정이 너무나 이해가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정말 오죽하면 그럴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이란 게 이렇게나 지독한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하는 분들은 무조건 읽어보시면 좋고요. 일본 소설을 안 좋아해도 이 따뜻한 봄날에 다들 커플이고 사랑을 하는데 나만 외롭다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많은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담담한 사랑 이야기를 읽어보시고 싶으신 분들에게도 강추합니다. 저는 책 읽는 동안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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