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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명우의 한 줄 사회학 ㅣ EBS CLASS ⓔ
노명우 지음 / EBS BOOKS / 2021년 10월
평점 :
속담 많이 아시나요? 저는 50이 가까운 나이인데 TV에서 연예인들이 속담 뜻을 모르는 걸 보면 저렇게나 모를 수 있나 싶어 의아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집 아이들도 속담을 잘 모릅니다. 우리 때도 학교에서나 집에서 따로 속담에 대해 배우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어떻게 속담을 잘 알고 활용하여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속담처럼 옛 어른들의 지혜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게 없고 정말 딱인 상황에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위인들이 했던 명언보다 속담은 대중들에 의한 검증된 표현이라 더 찰지고 생활 밀착형인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속담과 관련된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설명입니다. 익숙한 속담으로 사회 현상을 재해석해서 그런지 너무 재미있습니다. 대하 교수님이신지라 설명을 너무 쉽게 잘 해주십니다.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생각이 다 비슷한가 봅니다. 저도 사회학자이면 모든 사회 현상을 잘 알고 명쾌하게 설명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가님도 그런 질문을 자주 받으신다고 하네요. 연구하는 사회학과 실제 살아가는 사회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회학자인 자신이 독자들보다 세상 물정에 더 밝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씀해 주셔서 놀랐습니다. 겸손하고 솔직한 모습에 이 책에 대한 신뢰가 더 쌓이게 만들었습니다.
'서울 가서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라는 속담은 저도 평소에 서울 가면 느끼는 감정이었습니다. 한 번씩 서울에 가면 그 정신없고 바쁘고 서울 사람들은 왠지 깍쟁이같이 느껴졌었는데 진짜 속담이랑 똑같다는 생각이 들고 서울엔 무서워서 못 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속담으로 인간의 본성을 설명해 주시고 서울 사람들이 왜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지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서울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예의를 지키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다시 서울로 여행을 가게 되면 깍쟁이 같은 서울 사람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정말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속담으로도 사회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법이 너무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보잘것없는 제 인문학적 소양이 이 책으로 조금은 쌓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사회에 대하여 궁금 하였지만 사회학이 어려워 망설이셨다면 속담으로 쉽게 접근해 보는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