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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국가 대한민국 - 부족주의의 노예가 된 정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4월
평점 :
저는 사실 정치에 관심이 1도 없었습니다. 40대 후반으로 직장 일에 집안일에 개인적인 일에 치이다 보니 살기 바빠서 옆을 돌아볼 여유가 없더라고요. 지금 지방에 30평형에 아파트에 10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꾸 커가니 40평형으로 옮기고 싶어서 이래저래 이사할 곳을 알아봤는데 이사를 못하겠더군요.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라서 말이죠. 사람들이 부동산 때문에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난할 땐 그러려니 했는데 막상 제가 이사를 못 간다고 하니 짜증이 나고 화가 났습니다. 내가 투기를 했나 부부 둘 다 직장 생활하면서 착실하게 살고 돈을 모았는데 오래 살았는 아파트 이사 가려고 하는데 그것도 안되게 대출을 다 막아놔버리니 정말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정치가 이렇게 내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가 도대체 뭔지 나를 이렇게 못살게구나 싶어서 관심이 가던 중 유창선님이 쓰신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라는 책을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전에 이 책의 저자가 지은 [강남 좌파] 역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말이죠.
누가 그러더라고요. 사람들이 불안해지면 소속감이 강해진다고요. 요즘 코로나로 인해서 건강에 대한 불안은 물론이고 경기도 안 좋아지고 물가는 비싸고 자영업자들은 문을 닫고 아이들은 학교를 갈지 말지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불안한 상화에서 보수는 보수끼리 진보는 진보끼리 더 뭉치고 서로를 비난하고 그것이 심해지니 폭력적이고 극단에 이르는 상태가 된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이 싸우는 것만 봐도 피곤한데 이제는 일반 서민들까지 서로 편을 가르고 싸우고 있습니다. 정말 이렇게까지 편가르기를 하고 정치 때문에 싸운 적이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책에서처럼 대한민국이 정말 부족국가가 된 것 같습니다. 우리 부족의 이익에만 눈이 벌개서 나와 다른 부족은 전부 틀렸다고 단정 짓고 마녀사냥도 서슴지 않는 현 세태를 잘 꼬집고 있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지라 술술 잘 읽힙니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답답하기는 합니다. 현재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겐 좀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보수니 진보니 편을 갈라서 싸우고 있는 것이 답답하신 분들이나 도대체 왜 싸우는지 궁금하신 분들, 정치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 분들, 요즘에 일어난 굵직 굵직한 사건에 대하여 한번 정리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