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극단과 광기의 정치
유창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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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교수신문에서 그해의 사자성어를 정해서 발표하던데 2020년에는 我是他非(아시타비)가 선정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뜻으로 내로남불하고 비슷한 말이죠. 2020년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닌가 싶어서 처음 들었을 때 무릎을 탁 치게 되더라고요. 요즘에 정치를 보면 너무나 속이 답답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피로감이 극도에 달하는데 이렇게 살기 어려운데 도대체 왜들 저러는지 이해가 안 되고 마구잡이로 통과되는 법률과 수시로 변하는 정책들을 보고 있으면 속이 체한 것처럼 답답합니다. 그래서 이 책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제목부터 확 와닿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시려는지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저는 사실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보수나 진보가 아니고 중도였습니다. 때에 따라선 보수도 되었다가 때에 따라선 진보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다 거기가 거기고 자기들끼리 싸우는 거 보면 또 그러는가 보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조국 사태가 터졌습니다. 저도 아이 키우는 학부모인지라 아이가 얼마나 힘들게 공부하고 생활기록부에 몇 줄 적으려고 죽을 둥 살 둥 하는 걸 옆에서 보고 있으면 맘이 짠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대학교에 가려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되더라고요. 부모인 내가 못나서 아이가 저렇게 고생하고 좋은 대학교도 못 가나 싶은 게 아이에게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 부르짖던 공정은 도대체 어디가 있나 싶은 게 속이 터질 것 만 같았습니다. 분하고 억울했습니다. 이제껏 법 어기면 큰 잘못인 줄 알고 정직하게 살고 무슨 일이든 노력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게 허무했습니다.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죠.

이 책은 제가 그렇게 막연하게 답답해했던 마음을 저를 대신하여 시원하게 얘기해 주고 있습니다. 도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답답했는지 몰랐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알겠더라고요. 이런 책을 쓰려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용기가 필요할지... 저 같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못 쓸 것 같습니다. 현 대통령과 정부와 국회의원 등등을 비판하고 있으면 틀림없이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단체로 테러 같은 반발을 하면서 인신공격까지 할게 뻔한데 그걸 무릅쓰고 이런 책을 내셨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많이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지금 정부가 무슨 짓을 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열렬하게 지지를 보내고 있는 분들은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다 같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어보는 게 제일 우선인 것 같습니다. 나와 다르다고 무조건 비난할 게 아니라 들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듣다 보면 지금처럼 극단적인 이분법적으로 나눠져 있는 사회도 화합할 수 있고 우리 자식들에겐 좀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 것 같네요.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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