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달콤한 말 - 죽음을 마주한 자의 희망 사색
정영훈 지음 / 모요사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는 47살입니다.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간간이 들리는 친척 어른들이나 친한 친구들의 친구가 암에 걸렸다는 소리를 한 번씩 듣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쿵 내려앉는 게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5살의 쌍둥이 엄마인 36살 먹은 친구가 림프암이었는데 이미 온몸에 암이 다 전이가 되어서 난소암 4기, 대장암 3기, 뇌종양까지 와서 손쓸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얼마나 우울하던지요. 아이뿐만 아니라 남편이나 친정 엄마는 어떻게 살겠는가 싶은 게 가슴이 답답하더라고요. 그런데 사람이 간사한 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그런 병에 안 걸렸음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그런 병에 걸리지 않는지에 대하여 찾아보게 되고 내 건강이 제일 걱정이 되더라고요.

이 책은 요즘 우리 주위에 정말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우울증과 암이라는 병을 한 가지도 아니고 둘 다 겪으신 저자분이 쓰셨습니다. 우울증도 제가 곁에서 보니 너무 힘든 병이더라고요. 본인도 힘들고 가족도 힘든 병이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병이더라고요. 저자께서는 우울증을 걷기와 달리기로 가볍게는 아니지만 이겨내셨고 좀 지낼만하니 혈액 암이 걸리셨습니다. 책을 읽는 제가 다 답답하더라고요. 담담하게 투병하는 과정을 적어내셨는데 저 역시 답답하지만 담담하게 읽게 되더라고요. 다행히 잘 이겨내셨습니다. 정말 그동안 너무 고생하셨네요. 항암치료가 힘든다는 건 많이 듣긴 들었어도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들을 일이 없어서 이토록 힘든 일인지는 몰랐습니다. 암 투병 중인 어린아이가 차라리 날 죽이라고 하면서 소릴 질렀다는 대목을 보니 코끝이 찡해지더라고요.

투병 중에 하는 척수 검사, 투약하는 약물 등등을 너무나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셔서 암에 대하여 막연하게 걱정하는 주위 분이 있으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죽고 싶다는 말을 버릇처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네요. 산다는 게 살아있다는 게 이렇게 찬란한 일이고 빛나는 일인데 죽는다고 죽고 싶다는 말을 쉽게 하면 안 된다고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건강할 때 건강함에 대하여 감사하게 되고 가족들의 사랑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삶이 지루하고 힘드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심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이렇게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아실 거고 틀림없이 큰 도움 받으실 것 같아요. 강추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