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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의 생각 - 광고인 박웅현과 디자이너 오영식의 창작에 관한 대화
박웅현.오영식 지음, 김신 정리 / 세미콜론 / 2020년 10월
평점 :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 있고 인상에 남는 구절이 있을 것입니다. 읽어보고 너무 좋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런 책이 박웅현 님의 [책은 도끼다]입니다. 그 책을 읽었을 때 정말 도끼로 제 머리를 딱 때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정도 울림을 줄 수 있는 이런 게 책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런 박웅현 님의 책이 또 나온다고 하니 마냥 설레더라고요.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다시 한번 그런 울림을 받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답니다.
이 책은 박웅현 님과 디자이너인 오영식 님의 대화를 김신이라는 분이 정리했더라고요. 저는 세 분 중에 박웅현 님만 알고 있었는데 오영식 님도 유명하신 분이더라고요. 제가 애정 하는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등을 디자인하셨던 분이시데요. 평소에 가까이 볼 수 없는 분들인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어 좋았습니다. 책이 이래서 좋은 것 같습니다. 창작에 대하여 일에 대하여 두 전문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옆에서 들을 수 있어서 더더욱 좋았습니다. 마치 제가 커피라도 같이 마시면서 그 자리에 있었고 그 대화에 참여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는 창의력이라고는 1도 없어서 무엇을 새롭게 개발한다거나 아이디어 같은 것을 내는 게 너무 힘듭니다. 그래서 이제껏 기발한 광고 카피나 디자인 등은 타고난 재능과 감각이 있어야 가능하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재능과 감각만이 다가 아니라 어떤 일이든 몰입하고 온 힘을 다해서 노력해야 누구나 가슴속에 박히는 인상적인 창조물이 탄생하는 것 같습니다. 새삼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하는 일 자체가 단조롭고 틀에 박힌 일상적인 일이라 이렇게 새로운 것을 창작해야 되는 일을 하라고 하면 하루도 못 버티지 싶습니다. 그런 숨 막히는 작업을 30년 넘게 하셨다고 하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이 다소 지겹다고 생각했는데 이 일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직장인이라면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할 겁니다. 단지 잘하고 싶다는 생각만 할 뿐 오늘 하루를 그냥 허투루 보낸 게 아닌가 스스로를 반성해 봅니다. 저처럼 지금 하는 일이 지겹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30년 넘게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치열하게 창작하고 노력하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