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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바다로
나카가미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20년 9월
평점 :
일본 소설 좋아하시나요? 저는 좋아합니다. 추리소설도 좋아하고 기괴한 이야기도 좋아하고 잔잔한 일상 이야기나 가족들 이야기도 좋아해서 한동안 일본 소설을 많이도 읽었더랬죠. 소설을 읽다 보면 참 신기한 게 바로 이웃하고 있는 국가인데도 어떻게 이렇게 우리랑 생각하는 게 이렇게나 다른가 싶은 게.. 일본 소설은 우리나라 소설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하고 특유의 감성이 있고 유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유머는 없으나 일본 소설 특유의 감성이 툭툭 불거져 나옵니다. 일본 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백이면 백 다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젊음이라.. 20대라.. 저는 어느덧 40대 후반인지라 젊음이고 20대고 너무 오래된 이야기 같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제가 그 당시 느꼈던 들뜨면서도 불안한 감정이 고스란히 제게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마치 제가 20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그랬듯이 이렇게 방황하고 흔들려야 다들 어른이 되는 거구나 싶네요. 저에게 20대는 찬란하게 빛났지만 그 빛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당을 못해서 그 열기에 취하고 눈부셔만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같으면 그 빛과 열정들을 잘 다스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불속에 뛰어드는 불나방같이 앞뒤 재지도 않고 옆을 둘러보지도 않고 오로지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에 집중하고 하루하루 의미 없이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저 역시 젊음이 잔혹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안타까운데 그때는 그랬습니다. 젊음이 아프고 잔혹하지만은 않다는 것은 다 지나가봐야 아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누가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갈래라고 물으면 가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할 겁니다. 그때의 그 방황을 다시 겪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책으로만 읽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가을이라 날씨도 쌀쌀하고 몸도 마음도 쌀쌀해지는 것 같습니다. 찬란했지만 아프고 쓸쓸했던 20대의 젊음을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그 청춘의 열기 속에 계신 분들도 읽어보시면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소설일 것 같네요.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데다 저의 20대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