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지 않고도 취한 척 살아가는 법 - 일상은 번잡해도 인생은 태연하게
김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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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좋아하시나요? 저는 좋아합니다. 좋아해도 너무 좋아해서 탈이지요. 어떤 사람들은 술은 좋아하지 않는데 술을 마실 때의 분위기와 같이 어울리는 사람이 좋아서 술을 마신다고 하던데 저는 술이 좋아서 술을 마시는 것 같습니다. 술을 마시니 같이 마시는 사람들이 좋고 모든 것에 대하여 너그러워지며 다 용서하고 다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술 마실 때만은 저는 한없이 호인이고 대인배 입니다. 요즘 사무실이고 집이고 스트레스 받을 일이 너무 많아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데 그때 집에서 저녁 먹으면서 혼자 소주 마시거나 운동하고 샤워하고 맥주 한 잔 마시면 그게 위안이 되더라고요. 그동안 저를 괴롭혔던 일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근데 이제 나이가 있으니 매일 마실 수는 없지요. 건강을 생각해야 하는지라.. 이 책은 제목 그 자체만으로도 자석처럼 저를 이끌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고도 취한 척 살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뭘까 하는 게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은 이 험한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술 대신 위로를 건네주고 싶어 하는 작가님의 마음이 잘 느껴집니다. 술 대신 이 책을 읽고 여기 나오는 오늘의 BGM을 듣는다면 작가님하고 많이도 말고 딱 기분 좋게 소주 한잔 마신 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하루 종일 밖에서 상처받았던 제 마음도 어느덧 진정이 되니 저는 술을 마신 거처럼 너그러워지고 호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하게 사는 건지 무얼 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서문이 제일 좋았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눈에 쏙쏙 들어오면서 착착 감긴다고 해야 될까요. 여하튼 좋았습니다. 다른 분들도 한번 서문을 읽어 보시 좋겠습니다. 그리고 책 마지막에 이렇게 편집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고맙다고 하는 작가님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저는 편집자들과 1도 상관은 없지만 제가 좋아하는 출판사라 그런지 감동적이네요. 감사합니다.

제가 술을 좋아하고 즐겨서 그런지 너무너무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의 말처럼 저에게는 격려와 응원과 사랑을 건네주는 마법 수프 같은 책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힘겨운 일들이 많으시죠? 술에 의지하고 다 잊고 싶으실 겁니다. 그럴 때 술 한 잔도 좋지만 그러면 그 다음날 몸도 힘들고 마음은 더 힘듭니다. 그럴 때 이 책으로 술 대신 몽롱하게 취해서 위로 좀 받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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