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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 ㅣ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평점 :
말이 많으신 편인가요? 저는 제 스스로 과묵하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저보고 말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스스로를 내성적이라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저를 외향적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아이들에게도 잔소리 안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저를 잔소리 많이 하는 엄마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니 또 제가 그런가 싶기도 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한 부분만 보고 그 사람을 모두 판단할 수 없듯이 다른 사람들은 저의 일부분만 보고 그렇게 판단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자신에게 특히 관대한 제 성격 탓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침묵에 관한 책입니다. 침묵하고 정적이 흐르면 자신의 마음속의 울림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침묵할 때는 화가 났거나 기분이 상했거나 어떤 일에 집중하거나 핸드폰을 보고 있거나 그것도 아님 혼자 있을 때입니다. 다른 사람들하고 있을 때는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들을 때도 침묵하기도 하는데 나이가 들어서 인지 이제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으려 하기보다 서로 얘기하려고 하는 시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과묵한 게 아니었네요. 다른 사람들이 저를 수다스럽고 외향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이 책은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네요. 좋습니다.
이 책은 한꺼번에 다 읽는 것보다 나누어 읽으면 더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이야기씩 끊어지게 나눠놨기 때문에 읽기도 좋습니다. 길지 않아서 딱 좋습니다. 하루에 10분만 투자하여 인문학의 바닷속으로 풍덩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시간입니다.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에서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용히 침묵하면서 책을 읽다 보면 명상도 되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양한 지식들을 덤으로 습득할 수 있어서 더더욱 좋습니다. 한번 다 읽고 나서 자신이 특히 좋아하는 부분을 펼쳐서 몇 번이나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좋은 책은 늘 옆에 두고 읽고 싶은 책인데 이 책은 좋은 책 같습니다. 저자의 다른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네요. 가을에 딱 어울리는 책입니다. 자신에게 집중하고픈 분들은 한번 읽어보심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