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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ㅣ 누구나 교양 시리즈 4
페르난도 사바테르 지음, 안성찬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6월
평점 :
학교 다닐 때 윤리 배워보셨지요? 요즘 아이들도 윤리 과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학교 다닐 때는 초등학교에서는 도덕 배우고 중고등학교 가서 윤리를 배웠습니다. 고등학교 윤리 선생님이 독특하신 분이 계셨어요. 시작 종이 울리면 우린 그때부터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책상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기운없이 치다도 책상 두드르는게 북소리처럼 들려서 그런지 치다보면 기운이 납니다. 선생님이 오시고 반장이 차렷 경례를 해야 멈추지요. 아무것도 아닌데 그게 은근 즐겁고 왠지 윤리 선생님을 맞이하는 하나의 의식같이 여겨졌었습니다. 그러나 윤리 시간은 사실 지루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노상 배우는 게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을 배웠으니 말이죠. 시험을 보기 위해서 얼쩔수 없이 배우는 것 같이 느껴졌었습니다. 당연히 중간기말고사 치면 다 잊어먹어서 지금은 기억나는게 하나도 없고요. 점심 먹고 나서 윤리 시간은 정말 수면제 같아서 다들 졸기 일쑤였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건 오로지 어쩌면 철학자 같았던 고등학교 때 윤리 선생님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은 제가 그동안 배워왔던 윤리랑 완전히 다르네요. 철학자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윤리에 대하여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쉽네요. 아버지가 아들에게 최대한 쉽게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걸 제가 옆에서 주워듣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책 곳곳에 유머도 있어서 읽기 재미있었습니다. 윤리가 이렇게도 배울 수 있구나 싶네요. 인간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지혜 같은 것이나 철학자들과 무슨 학파니 그런 거만 주야장천 외워 됐으니 제 학창시절의 윤리 시간이 너무나 안타깝고 아깝게 느껴집니다. 이런 책으로 쉽게 배웠으면 윤리 시간도 재미있었을 텐데 말이죠. 윤리로 인간의 도리를 배우고 지혜를 배울 수있다니. 좋았습니다. 저희 애도 중학생인지라 읽어보라 하려고요. 물론 안 읽으려고 하겠지만 보상을 하나 걸고 읽어보게 하려고요. 책이 이런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엄마는 철학자는 아니지만. 철학자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설명해주는 걸 우리 딸도 들을 수 있으니 말이죠.
이제 곧 여름방학이 시작입니다. 아이들에게 읽힐 좋은 책을 찾으신다면 이 책은 어떨까 싶네요. 마치 부모가 철학자가 된 것처럼 아이에게 읽혀줄 수 있는 책이랍니다. 부모님도 함께 읽으면 더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