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줄다리기 - 언어 속 숨은 이데올로기 톺아보기
신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동안 인문학이 유행이었잖아요. 요즘도 여전히 유행이지만 저는  인문학이 어렵더라고요. 늘 관심은 있으나 어려워서 선뜻 다가설 수 없었는데 모처럼 정말 재미있는  인문학 책을 읽었습니다. 저는 책 읽기의 깊이가 얕아서 어려운 책은 잘 못 보거든요. 도전은 해보지만 번번이 좌절을 많이 하여 책 읽기를 중간에 포기한 적이 많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인문학 책은 [책은 도끼다] 이래로 정말 오랜만에 읽어봅니다. 손에 책을 잡고 읽으면 잠시라도 책을 놓기 싫더라고요. 진짜 술술 읽힙니다. 저자가 대학교 교수님이라 그러신지 엄청 읽기 쉽게 글을 쓰셨더라고요.  인문학 책도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 있구나 싶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합니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단어에 대하여 설명해주셔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책의 처음에 나오는 '폐하'라는 단어부터 저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런 뜻인 줄 몰랐습니다. TV에서 늘 '폐하' '전하' 이런 말을 쓰고 있어서 당연히 왕에 대한 호칭으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각하'라는 말이 조선시대부터 있었는지는 당연 몰랐고요. 처음부터 충격적인 내용이 나와서 그런지 책의 몰입도가 확 높아지더군요.
  우리가 무의식중에 사용하는 언어가 이런 뜻을 포함하고 있는지 정말 몰랐습니다.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고 늘 사용하는 단어고 익숙하게 보는 표현이라 저도 늘 썼었습니다. 언어가 가지는 힘이 이렇게 강한 것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제가 무심코 쓰는 그런 언어가 성차별적이고 이분법적인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그런 단어를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으로 인하여 오늘의 저는 분명 어제의 저와는 다를 겁니다. 이런 맛에 책을 읽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좀 더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무의식중에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관이 아니라 우리가 짜장면을 표준어로 사용하게 만들었듯이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가 주체가 되어 우리의 언어를 다듬고 지켜나갔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고 우리의 언어 습관에 익숙해진 단어들이지만 성차별을 내포하고 이데올로기를 품고 있는 단어들은  우리가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정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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