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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디쓴 오늘에, 휘핑크림 - 행복해지기 위해 너무 애쓰지 말아요
김토끼(김민진) 지음, 낭소(이은혜) 그림 / 홍익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올여름은 유난스레 더웠습니다. 숨 쉬는 것도 힘들 정도로 더웠는데 참 신기하네요. 어김없이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바뀌네요. 더위가 끝날 것 같지 않더니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서늘하고 춥기까지 합니다. 사랑이란 감정 또한 그렇지 싶습니다.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고 이 사람이 없으면 나는 죽을 것 같은데 헤어져도 죽지는 않더군요. 아무리 죽을 것처럼 아프더라도 시간이 약인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잊히고 상처가 아물고 무뎌지더라고요. 저 역시 20대에는 그걸 몰랐습니다. 이제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어보니 사랑이라는 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지 않구나 싶네요. 사랑 없어도 잘 살 수 있구나 싶네요. 전 속물이라 그런지 사랑보다는 오히려 크게 느껴지는 건 돈이죠. 어찌 보면 쓸쓸하지만 이제는 모든 게 담담하고 편안합니다. 다시 사랑을 해보고 싶을 때도 있긴 있지만 지금의 이 편안하고 고요한 시간이 참 좋습니다. 폭풍처럼 지나갔던 20대의 사랑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시간 또한 있지 싶습니다.
이 책은 사랑에 대한 책입니다. 처음 만나서 설레고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또 이별하고 아파하고.. 누구나 사랑을 하면 겪게 되는 그런 감정들을 담담하게 풀어냈습니다. 읽는 동안 공감이 많이 되더라고요. 공감이 돼서 아줌마인 제게도 아직도 이런 감정이 남아 있는가 싶어서 설레기도 했습니다. 소녀감성이라면서 흐뭇해하였지요. 지금 한창 이쁜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책이고 사랑 때문에 잠 한숨 못 자고 아픈 사람들에게 좋은 위로가 될 책입니다. 나만 이렇게 아픈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결국엔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해주는 그런 책인 것 같습니다. 그게 제일 하기 힘든 사랑이죠. 제목처럼 쓰디쓴 오늘에 휘핑크림처럼 위로가 되는 책입니다.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저도 휘핑크림 잔뜩 올라가있는 커피 한잔 마시고 싶네요. 사랑으로 인해 기뻐하고 아파할 수 있다는 게 참 부럽네요. 가을이라 그런지 참 쓸쓸합니다. 이 책에 저에게 작은 위안을 줘서 또 행복한 것 같습니다. 책은 핑크 핑크 해서 귀여워 보이는데 사실은 가을에 딱 어울리는 책입니다. 누구나 쓸쓸한 가을에 작은 위로 한번 받아 보시는 건 어떨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