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 미스 노마 -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팀, 라미 지음, 고상숙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제 나이는 40대 중반입니다. 제가 나이가 들수록 우리 부모님의 나이도 드시니 한 번씩 부모님의 죽음과 부재에 대하여 생각해봅니다. 생각할 때마다 막연한 일이고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 같이 느껴집니다. 부모님의 죽음은 현실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현실감은 없으나 누구나 다 죽는 것이고 어떻게 죽음을 맞아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딱히 답을 찾지 못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90세의 나이에 자궁암에 걸린 할머니가 아들과 며느리와 애완견이랑 같이 미국 전역을 여행하는 책입니다.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호기심에 안 읽어 볼 수 없었습니다. 저도 여행을 좋아하지만 여행은 젊은 사람이 힘 있을 때 시간을 쪼개어 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90세의 할머니가 여행이라니요. 그것도 건강하신 분도 아니고 암 환자가..
나이가 들면 호기심도 없어지고 모든 게 무감각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노마 할머니를 보니 그 연세에도 해보고 싶은 게 있고 궁금한 게 있고 가보고 싶은 데가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 걸까요. 올여름에 부모님과 런던에 여행을 갑니다. 부모님도 이제 70이니 부모님과 함께 하는 멀리 가는 마지막 여행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너무 멋지네요. 편안해 보이고 좋았습니다. 부모님이 더 연세가 드셔도 어디든 가시고 싶어 하시면 제가 언제든지 모시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부모님과 함께 여행할 시간이 많고 갈 곳이 많다는 것이 행복하고 좋습니다.
아들인 팀은 여행을 하면서 자기 엄마에 대하여 새로운 걸 많이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행이 좋은 것 같습니다. 낯선 곳에 가면 자기도 모르는 자기를 발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저희 부모님에 대하여 놀랐는 게 작년에 싱가포르 가족 여행을 가서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갔었습니다. 놀이기구 좋아하는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잡은 일정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아버지께서 그렇게 놀이기구를 잘 타시는 거예요. 저는 겁이 나서 엄두도 못내는 것도 아버지는 타시더라고요. 평소 엄하기만 하시던 아버지였는데.. 정말 아버지가 그런 면도 있을 줄이야.. 놀랐습니다.
책을 읽고 또 놀랐던 건 사람들이 보내주는 관심과 사랑입니다. 90세의 할머니가 여행을 한다고 하면 놀라운 일은 맞는데 이렇게까지 환대하고 응원해주고 자기 지역으로 오시리라 초대해주고 아낌없이 사랑을 보여주는 사람들 덕분에 아직 세상은 따뜻한 것 같고 감동적입니다.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 하루를 살아도 살아있는 것처럼 살았던 노마 할머니처럼 저도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정말 멋지십니다. 그리고 저도 미국 전역을 꼭 여행해보고 싶습니다. 새로운 꿈이 생겼습니다. 노마 할머니 덕분에 삶과 죽음에 대하여 그리고 꿈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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