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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히샴 마타르 지음, 김병순 옮김 / 돌베개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저는 상에 대해서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작품은 그 상의 무게 때문인지 읽어보면 늘 괜찮았고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귀환] 이 작품도 2017년에 퓰리처상 수상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퓰리처상을 신뢰하니깐요.
저는 리비아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아랍 국가고 카다피 독재정권이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아랍 국가는 잘 몰라서 그런지 왠지 거리감이 들고 다가가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리비아 카다피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아버지가 어느 순간 행방불명이 되고 그런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자전적 소설이라 더 실감 납니다. 아버지를 찾고 있는 아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질 정도로 실감 납니다. 작가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너무 궁금하여 인터넷에 찾아봤습니다. 진짜 유명한 소설가네요. 작가의 이전 작품 [남자들의 나라에서]라는 작품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아버지가 갑자기 사라지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그 긴 세월 동안 행방을 알 수 없다면 죽었다고 생각은 하겠지만 마음속으로 인정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차라리 죽었으면 죽었다고 어디서 어떻게 죽었다는 걸 알고 나면 마음이 홀가분할 것 같기도 하고 아님 죽음조차 확인을 못했으니 그냥 마음속으로 살아있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할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떤 느낌이 들지 잘 모르겠고 분명한 건 혼란스러울 것이고 내 생활 대부분이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거나 생각하는데 쓰일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그립지만 작가처럼 20년 넘게 그 일에 매달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더 놀라운 건 아버지 때문인지 다른 가족들 삼촌이나 사촌들 등등도 독재정권에 맞섰고 20년 넘게 감옥생활을 했다는 거.. 그런데 그들 중 아무도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고 존경한다는 게 정말 놀랍습니다. 작가의 아버지라는 사람은 실제로 어떤 사람일지 궁금합니다.
책은 고요하고 잔잔하게 읽힙니다. 고요하다고 해서 절대 지루한 것은 없습니다. 현재에서 과거로 갔다가 다시 현재로 돌아오고는 해서 지루할 틈을 안주네요. 아들의 마음처럼 똑같이 어서 빨리 아버지 행방을 알게 됨 좋겠다 싶어 빨리 읽힙니다. 아들이 과연 아버지 행방을 알게 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으니 순식간에 다 읽히더라고요. 그리고 중간중간에 리비아의 역사에 대하여도 나오고 해서 리비아에 대하여 좀 더 알게 된 것 같습니다. 5월 가정의 달에 딱 맞는 소설인 것 같습니다.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역시 퓰리처상 수상작 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