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묻는다. 나 역시나 자신에게 묻는다. 존재함을 보며 느끼는 구토보다 자유죽음을 선택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더욱 일반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은 없을까? - P138

현상학이라는 것도 현상학자들의 심리적 상태에 그 바탕을 두고 있으리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 P138

심리학에서 제시하는 자살 이론은 논의가 한참 진행되고 나서 다룰 생각이다. - P139

(전략), 우리가 다뤄야 할 것은 프로이트가 말한 "죽음본능(Todestrieb)"⁸뿐이다.


8 프로이트는 인간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으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끊임없이 죽음을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죽음본능‘ 혹은 ‘타나토스(Thanatos)‘라 부른다. 타나토스에 대립하는 생존본능은 ‘에로스(Eros)‘라 부른다. - P139

프로이트의 사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프로이트에게있어 죽음본능은 생존본능과 쌍벽을 이룬다. 죽음본능은 파괴, 자기 파괴와 타인 파괴를 향해 나아간다. - P140

내가 보기에 67세의 프로이트가 《쾌락 원칙의 피안》을 쓰면서 사변의 결과물로 내놓은 가설은 다음과 같은 점을 간과했다. 결론부터 말해서 자유죽음은 분명히 있다. - P141

내가 지금 떠올리는 개념은 심리학 이론과는 충돌할지 모르나 우리가 다루는 문제의 성격에는 훨씬 더 어울리는 것으로 보인다. - P142

그것은 바로 ‘죽음에 이끌리는 성향(Todesneigung)‘이다. - P142

 죽음에 이끌리는 성향은 말하자면 오목하지, 볼록하지는 않다. - P143

자유죽음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꺾임 없는 의지를 부정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 P144

 자유죽음은 자신을 없앤다는 순전한 행위 그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완전한 의지의 선택이다. 자유죽음을택한 사람은 이미 오래전부터 죽음에 이끌리는 과정을 겪었다. - P144

좌절하며 체념과 포기를할 때 죽음의 성향은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 P145

 자유죽음으로의 길이 처음부터 열려 있었다고 내가 말한다고 해서, 자살자가 존재 혹은 생명 의지 아래 놓여 있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 P145

 죽음이 주는 이런 감동이 어린아이나 노이로제 환자가 거듭 반복해서 갖는다는 강박 기제, 즉 프로이트가 말하는 "회귀본능"에 따르기 때문일까? - P146

 언어의 한계가 바로 존재의 경계다. - P146

무어라 형언하기 어려워 무의미하게 보일지라도 자유죽음을 택하는 행동 안에는 이처럼 수많은 정황이 담겨 있다!  - P146

. 물론 이 표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저 ‘삶의 권태 (Taedium vitae)‘¹¹를 이야기하면서, 흔히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자살‘에 앞선 모든 경험적으로 확인가능한 사실들을 싸잡으면 간단하다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다.

11 이 말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한 것으로, 정신분석에서는 이 말을 우울증을 앓아 삶의 의욕이나 즐거움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나타내는 개념으로쓴다. - P147

경험에 바탕을 두었다고 주장함에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결국 경험 과학이란 변죽만 울리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 P148

 그렇지만 계속 ‘자살론‘의 개념들을 정립해보고, 이런 개념들로 모든 경험과 총체적으로 대결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일이리라. 심리학 덕분에 많은 통찰을 얻었을 정도로 이 학문이 진지한 것 역시 사실이다.  - P148

하지만 지금껏 살아온 집과 공간을 벗어나, 죽음에 이끌리는 성향을 ‘의식에 직접적으로 주어진 것(donnée immédiate de la conscience)‘으로 감지하는 사람은, 과학을 거부하고 자신의 입장을 단호히 내세운다. 나는 지금도 선명하게 그때 그 순간을 떠올린다. - P149

이런 회고는 그저 나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에서 그치는 게아니다. 위의 사례는 좀 더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지루할정도로 오래 살다 보면 사람은 이런저런 많은 것을 보고 듣기 마련이다. - P150

종족 보존이라는 자기 보호의 후광을 깨뜨려버리고 죽음에 이끌리는 성향을 좇는 사람은 ‘에셰크‘에 호되게 당한 사람이다. ‘에셰크‘는 그에게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흘러댄다 - P153

위에서 열거한 경우에 끼지 않은 사람들, 가정으로라도 회색 지대에 속하지 않을 사람들도, 어차피 죽는다. - P154

의사가 나에게 경고했다. 절대 휴식을 취해야 할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쉬다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 P155

 누가 알랴. 의사의 충고를 무릅쓰고 시간에 채찍질하면서 더욱 빠르게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평범한 이성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을 누가 알고 있으랴?  - P155

술과 각성제로 자신에게 채찍질을 가하며 글을 쓰는 작가는 또 어떤가? 줄담배를 피워 심장을 망가뜨리며, 생명 논리와는 정반대되는 짓을 하면서 ‘자신의 작품‘을 위해 어쩔 수 없었노라고 말하지 않던가.  - P156

세계를구한 영웅이니 저 유명한 ‘양쪽 끝이 함께 타는 촛불(an beidenenden brennenden kerzen)‘¹⁷이니 하는 것 역시 죽음에 이끌린 결과가 아닐까. 

17 일 중독자처럼 일에 매여 사는 사람을 뜻한다. - P156

만약 이 논쟁의 여지가 많은 사랑의 선지자가 신의 아들이, 구세주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의 참혹한 죽음은 일종의 ‘잠재적 자살(suicide en puissance)‘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 P157

물론 면도날과 같은 날카로움으로 한 가지만큼은 확실하게 해둬야 한다. - P157

 줄담배를 피우는 작가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죽음이 자신을 찾아오리라는 것을 잘 모른다. - P157

탱크를 향해 달려들면서 영웅이 스스로 죽음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할지라도, 반드시 적의 총알에 맞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그는 살 수도 있다고 기대한다. 이런 그가 죽음 직전의 상황을 알까? 순교자는 예방될 수 있었다. - P158

자살자는 오롯이 자신의 결심으로 죽음을 선택한다. - P158

이제 다양한 인생 경험과 자살학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듯, 신의 심판을 기다리는 이른바 ‘신명 자살‘이라는 것도 분명히 있다. - P158

내가 보기에 이런 ‘신명 자살‘의 경우, 남을 협박하거나 강제하려는, 일부러 연출된 호들갑이라는 분명한 증표가 없는 한에서, 그 자유의지와 존엄성을 인정해줘야만 한다. - P159

 스스로 손을 내려놓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타인의 의지에 자신을 맡겨버린 사람과 다르다. - P159

자유인은 언제까지 살 것인지 스스로 결정한다. - P159

 인간은 자신 안에 시간을 담는다. 의식이 없는 사람은 시간을 알지 못한다는 프로이트의 말은 제한적인 진실일 따름이다. - P160

‘나‘라는 자아가 자신을 그 안에 던져 넣고 기획해가는 세계이자 공간이라는 말이 맞는다면, 자아는 곧 시간이라는 말도 그에 못지않게 맞다. - P160

심장박동은 지칠 줄 모르고 반복한다. 호흡에 호흡이 이어지며, 잠과 깨어남이 서로 맞물린다. 항상 그렇게 되풀이된다. - P161

내 자아의 높이로 차고 올라왔다. 이제 남은 것은 한 시간 반뿐이다. 짧은 영원. 절대적인 없음. 이제 몸과 정신이 동시에 이야기한다. 그 뒤섞인 목소리들이 공간 안에서 들린다. - P162

정신은 많은 것을 기억한다. 모든 게 시간이라는 성격을 갖는다.  - P162

자존의 이름으로, ‘에셰크‘에 주는 답으로 정신은 자기 자신을 지워버리도록 명령을 내렸다. 이제 그 어떤기만적인 되풀이가 일어나지 않음을 아는 몸과 정신은 절대시간이라는 것을 수용한다. - P162

시간과 결부된 기억, 지나간 시간의 기억은 더욱 현재적이 되면서, 그 풍부함을 압착시킨다. 아주 작고, 무거운 핵으로 뭉치도록! 이것은 바로 ‘나‘라는 핵이다.  - P163

죽음이 자살자를 덮친 게 아니다. 오히려 자살자가 죽음을 자신의 가슴으로 잡아당겼다. - P163

만으로 충분하다. 외젠 민코프스키(Eugène Minkowski)²⁰가 말하는 "살았던 시간(Le temps vécu)." 언제 읽었더라? 최근에. 


20 러시아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정신분석학자(1885~1972). 현상학과 정신병리학의 통합적 이해를 추구하였으며, 《살았던 시간(Le temps vécu)》은 그가 1933년에 발표한 책이다. - P164

여기서 개인적인 엔트로피를 아주 높게 끌어올려 광기 속으로 달려들 가속을 하는 거다. 아직 45분 남았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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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갑작스럽게 주의를 주어서 사야카는 어리둥절해졌다.
"누구한테 말하는 거예요? 여기 ‘우리 착한 여러분‘은 없는데요." - P327

사야카는 그제야 속았음을 깨달았다. "뭐, 뭐가 ‘풍덩‘이야. 이상한짓 하지 말고, 얼른 내려가요! 그냥 다시는 올라오지 말든가!" - P328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녹색 판초우의를 입은 사야카는 로프를 잡아맨 거대한 바위 뒤편에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 비바람을 견디고 있었다. - P329

안 좋은 예감에 몸이 덜덜 떨렸다. 사야카는 벼랑 위를 오가며 자신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래, 야노 사야카? 이대로 그냥 기다릴 거야? 아니. 그럼 안 돼. 이러는 동안에도 저 밑에서 탐정이 도움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탐정의 자업자득? 그렇지, 확실히 그래. (후략)." - P330

사야카는 너무 놀라서 말문이 턱 막혔다. 다음 순간 아무것도 없는 로프 끝부분을 움켜쥐며 하늘을 향해 부르짖었다.
"끄끄 끊어졌어! 로, 로, 로, 로프 끝부분이 끊어져 나갔어!" - P330

3

너무나 심각한 일이 벌어져 사야카는 정신이 아찔했다. 끊어진로프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역시 무모한 시도였다. 창고에서 우연히 찾아 급조한 로프에 불과하다. - P331

‘어라, 그는 정말로 명탐정이었을까?
그러고 보니 지난 사흘간 그의 발언과 행동에서 명탐정다운 면모를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 P332

사야카는 앞에 서 있는 검은색 정장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기며 호소했다. 그러자
"어, 누가 바다로 떨어졌다고?"
돌아본 남자는 누가 뭐래도 고바야카와 다카오였다. 보란 듯이의기양양한 얼굴과 히죽거리는 웃음이 눈앞에 있었다. - P333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을 떴을 때 사야카는 침대에 쭉 뻗어 있었다. - P333

"그야 그렇겠지. 여기는 쓰루오카 가즈야의 방이야. 지하창고 옆방."
확실히 그랬다. 쓰루오카가 사라진 날 아침, 사야카는 그를 찾아 이 방에 한 번 와봤다. 탐정이 기절한 사야카를 죽은 사람의 방으로 데려와서 침대에 눕힌 모양이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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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인들은 현재의 고용주에게 충성해야 하는가?  - P48

(전략).
그에 비해 목표는 패배자들을 위한 것이다. 100퍼센트라고 할 수는 없어도 대부분은 그렇다. - P49

목표를 달성했다면 이는 분명 즐겁고 축하받을 일이다. 하지만 기쁨을 느끼는 것은 목적과 방향을 제시했던 그 무엇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기 전까지만이다. - P49

시스템이든 목표든 결국 똑같은 의미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목표가 없는 시스템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 P49

목표를 따라가는 사람들은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성공 이전의 지속적인 실패 상태에 있고, 제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영원한 실패 상태에 놓인다.  - P50

성공한 사람들을 관찰해 그들 대부분이 목표가 아닌 시스템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 P51

:7:

좌충우돌 시행착오


나는 6살 때 <스누피 Peanuts> 만화에 빠져들었다. 그 그림은 나를 매혹시켰다. 대단히 단순하면서 놀라운, 완벽한 그림이었다. 읽는 법을 배운 뒤로 나는<스누피> 시리즈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나는 부모님께 언젠가 찰스 슐츠Charles Schulz 처럼 유명한 만화가가 될 거라고 선포했다. 그것이 나의 목표였다. - P53

이윽고 나는 ‘가능성odds‘이라는 말을 이해하게 됐다. 어떤 일들은 처음부터 될 성싶었고, 어떤 일들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실현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목표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좋게 보면 낙관적이고 나쁘게 보면 망상에빠져 있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멍청하게 보낸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 P54

어머니는 내가 변호사가 되기를 바랐다. - P55

그러나 문제가 남아 있었다. 부모님은 값비싼 사립대학에 나를 보낼 형편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성적 장학금을 신청했다. 놀랍게도, 그러나 체육 선생님에게는 놀랍지 않게도 대학에서 주는 성적 장학금을 부분적으로 받을 수 있었다. - P57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상품을 만들겠다는 나의 계획은 연이은 실패를 예정하고 있었다. 나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어려울 것 같은 상태가 지속됐다. 내가 시스템보다 목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면 실패를 몇 번 경험해보고는 이내 포기했을 것이다. - P60

:8:

MBA, 직장 생활, 만화가


1979년 봄, 캘리포니아행 비행기에 올랐을 때처럼 싸구려 정장을 차려입은나는 출납계 직원teller 자리를 얻기 위해 크로커내셔널은행 샌프란시스코 지점을 찾았다. 매니저는 나를 그 자리에 앉혔다. - P61

나는 그 당시 출납계 직원치고는 과하게도 경제학 학위까지 있었지만, 실제 일에는 너무나 서툴렀다. - P61

상사는 내가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중략). 결국 상사는 내가 빠른 시간 안에 업무 능력을 개선하지 못하면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 P61

은행에서 8년간 일하면서 나는 어떤 직책에서든 무능했다. 나는 지점의수습직원, 컴퓨터 프로그래머, 상품 관리자, 대출 담당자, 예산 관리자, 그리고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 몇 개의 직책들을 옮겨 다녔다. - P62

(전략). 어리석게도 지역통신사인 퍼시픽 벨이 내게 일자리를 제안했다. 나의 면접 기술과 버클리대학 하스 비즈니스스쿨 MBA 야간 과정 수료가 이룬 쾌거였다.  - P63

나는 이렇게 해서 해고당하기 전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몸값을 불려 이직했다. 부서에 남았던 직원들은 전원 해고당했다.  - P63

퍼시픽 별에서 내 업무의 60퍼센트는 바쁜 척하기였다. (중략).
당시 나의 최대 불만은 실내 흡연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 P63

나는 퍼시픽 벨에서 잘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역 관리자 district manager 자리 하나가 비었고, 나는 그 자리를 노렸다. 한데 상사의 상사가 나를 부르더니 백인 남성을 더는 승진시키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했다. 다시 한 번 다양성 추구가 원인이었다.  - P65

좋게 생각하면 나는 상사들 앞에서 애써 노력할 필요가 없었고 별도 수당도 없는데 야근할 필요도 없었다. - P65

II

이기심은
열정보다
영리하다


:9:


‘결정하는 것‘과 ‘원하는 것‘은 다르다

내가 아는 가장 훌륭한 조언 중 하나는 바로 "성공하고 싶으면 대가를 지불하라"는 것이다. 뻔한 소리라고? - P69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명해지거나 부유해지거나 멋있어지기를 원한다. (중략). 그러나 대부분은 한낱 소망에서 멈출 뿐이다.  - P69

성공하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 P69

:10:

이기적으로 행동해라

성공으로 향하는 여정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요구와 자신의 바람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할 때가 많다. - P70

관대함이라는 주제에 한정하자면 이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이기적인 사람
멍청한 사람
다른 사람들에게 짐이 되는 사람


딱 이 셋뿐이다. 그러니 이기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다. - P70

여기서 추구하는 ‘이기심‘은 다른 사람이 먹지 못하도록 마지막 도넛을 낚아채는 것이 아니다. 이는 똑똑한 행동이라고 할 수 없고, 이처럼 하찮게 이기심을 발휘하면 오히려 나중에 해가 될 수 있다. - P71

서구 사회는 어른다움에 대해 잘못된 방향으로 가르쳐왔다. 우리는 자신을 바치는 것이 선하고 고상한 것이라고 주입받으며 자라났다. - P71

일상적인 선택에서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득이 되는 존재가 되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답변은 금방 나오지 않는다. - P72

누군가가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허락‘이 전부일 때가 간혹 있다. - P72

내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독자들을 위해 여기서 그만해야겠다 부연하자면 이기적인 사람이 되라는 말은 직장에 지각하지 않으려고 차도에 떨어진 유모차를 못 본 체하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니다. - P73

이기심은 당신이 노력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전략이다. - P74

: 11:


에너지 관리하기우리는 많은 것들을 원한다. 건강, 경제적 자유, 성취감, 사교 생활, 가족과의 시간, 사랑, 섹스, 여가, 여행, 기타 등등. 그런데 이처럼 많은 것을 바랄 때의가장 큰 문제는 하나를 추구하게 되면 다른 것들을 추구할 시간이 없어진다는 점이다. - P74

개인적인 에너지를 최대화하라는 것은 미친 사람처럼 흥분하거나 카페인을 과다 섭취한 듯 굴거나 방방 뛰어다니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는 차분하고 집중된 에너지다. - P75

내가 블로그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를 통해 에너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 P76

이 책 역시 내게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나는 누군가가 내 생각들을 모아놓은 이 책을 읽고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이러한 가능성은 내게 상당한 동기를 부여한다. - P76

개인적인 에너지를 관리하는 것은 기업체의 예산 관리와 유사하다. - P77

개인적인 에너지를 척도로 삼아 인생을 관리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럴 만도 하다.  - P77

자본주의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에게 그 개념에 대해 설명해준다고 치자. 회의주의로 무장한 그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할 것이다.


자본주의는 이윤만 꾀하고 투자는 최소화하려 들지 않는가?
자본주의는 고용인들을 함부로 대하게 하지 않는가?
자본주의는 가능할 때마다 고객들을 속이지 않는가? - P77

정직하게 답하자면 대답은 전부 ‘그렇다‘이다.

  - P78

자본주의는 구석구석 부패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우리 사회에 그 무엇보다도 놀랍도록 유용하게 작용한다.  - P78

내가 이 부분을 쓰고 있는 동안 나의 아내와 친구들은 내가 화창한 오후에 그들과 어울리는 대신 이기적으로 방에 처박혀 있기를 선택한 것인지 궁금해한다. 나는 곧 그들에게 합류할 것이다. - P78

패턴을 찾아라

생산성을 최대로 높이려면 무엇보다도 당신의 정신 상태를 해야 하는 일‘에 맞춰야 한다.  - P78

많은 사람들이 유연한 시간표를 가질 만큼 운이 좋지는 않다. 나도 회사생활을 하던 16년 동안은 그랬다.  - P79

단순화와 최적화

나는 사람을 ‘단순화‘를 좋아하는 사람과 ‘최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구분한다. - P80

하지만 최적화에 매달리다 보면 특히 나 같은 사람들은 쉽게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끔 나는 최적화에 신경 쓰다가 심장마비에 걸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최적화를 위해선 엄청나게 집중해야 한다.  - P82

나는 단순화를 선호하지만, 물론 가끔은 최적화가 더 잘 통할 때가 있다. - P82

하지만 현실은 3시간짜리 일을 2시간 안에 해야 할 때도 있고, 언제나 원하는 방식을 고집할 수 있는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 P83

단순화는 일반적으로 세상을 시스템의 맥락으로 파악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략이다. 대개 가장 좋은 시스템은 단순한 시스템이다.  - P84

요약하자면 우리가 늘 단순화를 선택할 수는 없다. - P85

앉는 자세도 중요하다

우리의 두뇌는 몸의 움직임에서 신호를 받는다. (중략).
그래서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것은 중요하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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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당신만의
성공 공식을 찾아라


이 책은 좌절과 부끄러움으로 점철된, 성공과는 거리가 먼 듯한 사람의 실패담으로 시작한다. 당신이 성공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는 모르겠다.  - P9

성공은 재능과 기회, 고된 노력이 조합된 결과일까, 아니면 우연과 행운이 본질일까? - P9

나는 이 책을 통해 어떤 조언도 하지 않을 것이다. - P10

게다가 나는 만화가로서는 물론이고 어떤 분야에서도 전문가라 할 수 없다. 그림 실력은 형편없고 글쓰기 실력도 엉망이라 가끔은 중2병 환자가 쓴것 같은 문장도 쓴다. - P11

<열정은 쓰레기다> 맛보기


: 목표는 패배자들을 위한 것이다.

: 뇌에 마법을 걸려고 하지 마라. 뇌는 프로그램을 짜 넣는 도구라고 생각해라.

: 성공으로 향하는 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에너지다.

: 하나의 기술을 습득할 때마다 성공 가능성은 두 배로 뛴다.

: 행복의 다른 이름은 자유와 건강이다.

: 행운도 다소 길들일 수 있다.

:긍정적인 허튼소리로 수줍음을 극복할 수 있다.

: 신체를 건강하게 단련해야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 단순함을 추구하라. 평범한 것도 놀라운 것으로 바뀔 수 있다. - P11

내가 이 책에서 하는 말들이 유용하다고 생각하기에 앞서, 허튼소리에서진실을 골라내는 시스템을 알아두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허튼소리를 감지할 줄 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배심원단은 항상 올바른 판정을내릴 것이고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현실은 다르다. - P12

결점투성이 인생에서 진실을 찾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길은 ‘일관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일관성은 과학적 방법론을 든든히 받쳐준다. - P13

단순함이 지닌 힘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바로 자본주의다. - P15

앞으로 나는 ‘단순화‘를 통해 성공으로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단순화는 살면서 복잡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분명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 P15

내가 헛소리만 일삼는 바보처럼 느껴진다면, 그 느낌을 믿는게 낫다.  - P16

 나는 행복과 성공을 추구하는 과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보기를 제안할 뿐이다. - P16

I

나도 밥 먹듯이
실패했다



:1:


‘당신은 미쳤소‘

2005년 봄, 의사는 내가 일종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략). 내 상황을 살핀 심리학자는 같은 결론을 내렸다. 내가 미쳤다는 것이다. - P19

작가들이나 예술가들에게 정신이상 진단이 내려질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미친 사람과 예술가의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예술가는 자기가 본다고 상상하는 것을 쓴다는 점이다. - P20

내 유전자에는 광인의 영향력이 남아 있다. - P20

미친 것 아닌가 의심받으며 또 의심하며 살기란 힘들었다. - P20

:2:



:문제는 뇌에 있었다어떻게 보면 강연들은 전부 똑같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해당 장소로 가고, 기획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무대에 오르고, 사람들을 웃기고, 사인을 해주고, 사진용 포즈를 취하고, 대기 중인 자동차로 달려가 공항으로 가고, 집으로 돌아온다. 나. - P22

이쯤에서 다음과 같은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어떤 바보가 수천 명 앞에서 모욕을 자처한단 말이야? 정당한 질문이다. 이에 대해 제대로 대답하려면 책 한 권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짧게 답변하겠다.  - P24

:3:


열정은 쓰레기다

성공한 사람들은 ‘열정을 따라가라‘고 조언하곤 한다. 얼핏 그럴싸하게 들리는 말이다. 열정은 에너지를 높여준다.  - P26

잘 풀리는 일에 열정적이기는 쉽다. 이 때문에 열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왜곡된 것이다. - P27

열정은 재능을 나타내는 단순한 지표일 수 있다. 사람들은 잘하는 것을 즐겨 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못하는 일은 즐기지 않는다.  - P28

: 4:


온갖 실패담

보통은 실패 앞에서 눈을 찌푸린다. 하지만 속아서는 안 된다. 일단 성공하면 실패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원하는 ‘엄청난 성공‘은 실패의 경험들로 얼룩져 있다. 성공이 쉬웠다면 성공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 P29

니체가 말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똑똑한 말이기는 하지만 이는 패배자의 철학이다. 나는 실패가 나를 그저 강하게 만들기만을 바라지는 않는다.*


* 니체를 변호하자면 그는 아마도 ‘강하게‘라는 말을 당신을 보다 유능하게 만들어주는 모든 것들을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했을 것이다. 그에게 이 말의 의미를 명확하게 물어보고 싶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그를 죽이지 않은 것들 때문에 허약해졌다. - P30

:5:

죽을 뻔하다


대부분은 운이 나빠서, 무지해서, 가끔은 그냥 멍청해서 실패한다.  - P44

:6:

두 가지 성공 모델: 목표와 시스템


21살의 나이에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쥔 나는 난생 처음으로 캘리포니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성공에 관해 내가 아는 유일한 것은 인구 2,000명인 뉴욕주윈덤 Windham에서는 성공하는 길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 P46

비행기에 오를 때 나는 자랑스럽게도 싸구려 쓰리피스 정장을 입고 있었다. 부모님이 대학 졸업 선물로 사준 진짜 첫 번째 정장이었다. 당시 나는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죄다 정장 차림일 거라고 생각했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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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들이 진심으로 마음에 들어요."
나는 두 사람을 직접 만나 보고 싶어졌다. 나도 모르게 양 입꼬리가 올라간 걸 보면 마음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박은 뭐라 말하기 어려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 P50

"지금껏 봤던 프리 포스터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어요."
박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너는 정말 생각이 많은 아이다."
생각이 많다는 건 칭찬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 P51

"나는 네가 차별 없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
"사회는 원산지 표시가 분명한 것을 좋아하잖아요."
이깟 농담에 표정이 어두워지다니, 박의 유머 감각은 아무튼 알아줘야 한다. - P51

"적어도 제게는 부모를 고를 선택권이 있잖아요."
......."
"세상에는 그 선택권이 없는 애들도 있죠."
(중략).
"그 애들 중 한 명이 나였지." - P52

"건강은 절대 자신하는 거 아니래요."
"누가 그래?"
"최."
"맞는 말이지만, 최는 너희들을 가장 걱정하지." - P54

대체 누구를 소개받은 건데?


페인트, 즉 부모 면접을 보기 위해 센터에 방문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 P55

감정을 과하게 표현할수록 그들의 속마음은 홀로그램을 뚫고 선명하게 드러났다. - P56

"음! 솔직히 말해서 아이를 좋아한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어요. 개인적인 사정도 좀 있고, 하지만 말이 통할 정도로 다 자란 아이라면 다르지 않을까요?"
홀로그램 속 여자는 평범한 스타일이었다. - P56

어찌되었든 홀로그램으로 만난 프리 포스터 중에서 이들처럼 별 생각 없는 옷차림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솔직하게 떠드는 것 역시 처음이었고, - P57

실적 압박에서 자유로웠다면 박은 절대 이 프리 포스터들에게면접 기회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 P57

내 질문에 아키가 천장을 보았다.
"홀로그램으로 봤을 때는 정말 친절한 사람들 같았어."
사무실에서 나온 후, 아키는 줄곧 한 가지 생각에 잠겨 있었다. - P58

잠시 생각에 잠겼던 아키가 또랑또랑한 눈으로 말을 이었다.
"형, 그분들 부자래."
벽에 기대어 있던 나는 허리를 똑바로 세웠다.
"박이 그래?"
프리 포스터들의 신상을 낱낱이 조사하는 박의 말이라면 믿을만할 것이었다. - P58

"나이가 좀 많은 분들이야."
"얼마나?"
"거의 할아버지 할머니야. 아들이 한 명 있는데 외국에서 살고있대." - P59

"나 대신・・・・・・ 형이 그분들을 만나 볼래?"
아키의 말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지금껏 심각한 얼굴이었던 이유가…………….
(중략).
"형, 삼 년밖에 안 남았잖아. 아니, 정확히는 이 년 하고 몇 개월." - P60

"사실 처음에는 형을 생각했다. 하지만 나로 마음을 바꿨다. 이분들에게 가장 사랑받을 수 있는 아이는 역시 나일 것 같다고." - P61

"그런데 왜 박의 표정이 그렇게 어두워 보였지?"
NC의 아이들은 눈치가 빨랐다. 표정이나 눈빛 하나만으로 쉽게 상대방의 기분을 알아차렸다. 아키 같은 순한 녀석도 그런 걸 보면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걸까. - P63

"박의 부모님은 걱정이 많을 것 같아. 늘 일에만 매달리는 아들이."
그럴지도, 혹은 아닐지도 몰랐다. 우리는 박의 나이는 커녕 가족 구성원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니까. - P64

아키가 슬쩍 내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박이 형의 아빠라면 잘 어울릴 것 같아." - P64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들이 일제히 버튼을 눌러 모니터를 내렸다. (중략).
나는 왜 하는 표정으로 노아를 바라보았다.
"너, 센터장이랑 무슨 일 있었냐?" - P65

노아가 심드렁한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어제 박이랑 최가 싸우는데 네 이름이 나와서."
"싸워?"
"싸웠다기보다 뭐, 최의 일방적인 다다다다." - P66

그런데 잠깐, 두 사람이 싸운 걸 이 녀석은 어떻게 알았을까? - P66

리모스룸(remorse room)은 참회와 반성의 방이다. 생활관 규칙을 어기거나 문제를 일으키거나 폭력을 휘두르면 멀티워치를 압수당하고 리모스룸에서 반성문을 썼다. - P67

아, 결국 그렇게 된 거였구나. 아이들의 체육 시설을 늘리는 대신 자신의 휴식 공간을 없앤다. 박다운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 P68

노아는 꿀꺽 침을 삼켰다. 일 분에 한 번, 리모컨으로 보안 버튼을 누를 준비를 하면서.
"그렇게 원칙을 중시하는 분이, 아무 회의도 없이 제 301에게 홀로그램을 멋대로 보여 주는 법이 어디 있어요? 어떻게 기본도 안 돼 있는 프리 포스터들에게 면접 기회를 줄 수 있죠?" - P68

"그 아이가 원한 일입니다."
(중략).
"제누는 영리한 아입니다." - P69

"야, 내 말 듣고 있어? 대체 박이 너한테 누굴 소개해 준 건데?"
쩌렁쩌렁한 노아의 목소리에 나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선택이 박을 난처하게 만든 것 같았다.  - P69

"그런데 최 말이야, 박을 되게 싫어하는 것 같아. 우리한테는 한없이 너그러운데 유독 박에게만 쌀쌀맞잖아. 왜 지난번에 식당에서, 너도 봤지?" - P70

최가 우리에게 너그러운 건, 우리는 보호받아야 하는 미성년자이고 그녀의 역할이 바로 그 보호자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에게 박은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상사였다. 아무리 그가 센터장이라 한들, 최는 성격상 할 말도 못한 채 가만히 눈치만 보고있을 사람이 아니다. - P71

ID 카드의 넘버


헬퍼가 테이블 위에 커피 두 잔을 놓았다. 최가 의자를 가까이 당겨 앉았다.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 P73

"저 곧 부모 면접 본다는 말, 들으셨죠?"
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커피 잔으로 시선을 내렸다.
"사람들은 왜 아기를 안 낳으려고 하는 걸까요?"
예상치 못한 질문인 듯 최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 - P74

최는 말없이 내 말을 곱씹고 있는 것 같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니, 표정으로 묻고 있었다.
"아이는 부모의 필요에 의해 태어난 존재들 같아요." - P76

"예를 들어, 어떤 사랑요?"
(중략).
"이게 다 너를 위해서야, 하면서 사랑을 가장한 억압과 통제 같은거요?"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 P76

"제누 301."
(중략).
"면접 시에 내가 가장 강조하는 게 뭐였지?"
"프리 포스터에 대한 예의요."
가디는 늘 상대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강조했다. - P78

나는 박의 암갈색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오늘만큼은, 예의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 P78

만에 하나 오늘 내가 페인트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면, 규칙을 어기고 프리 포스터들을 불쾌하게 만든다면, 그 사실이 즉시 본부에 알려질 것은 뻔한 일이었다. - P79

"나는 서하나 이쪽은 이해오름."
여자가 먼저 이름을 말했다.
"제 301입니다." - P80

"일월에 센터에 들어왔다는 뜻입니다. 재뉴어리(January)의 앞글자를 따서 남자는 제누, 여자는 제니가 됩니다. 숫자는 저만의 고유번호입니다." - P81

‘아니다 싶을 땐 면접을 중지해 주세요.‘
어떤 경우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박이었지만, 살다 보면 침착함보다 빠른 판단력이 더 유용한 경우가 있다. 이 자리가 그렇다면 그 적임자로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생각이 탄력적인 최가 적격일 것이다. - P82

눈으로 서늘한 빛을 쏘아대던 최가 애써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간략하게나마 두 분의 소개를 하셔야 합니다. 왜 NC를 찾아왔는지, 그 배경도 들려주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중략).
두 사람이 아옹다옹하자 최가 큼큼 기침을 했다. 아무래도 최는 오늘 꽤나 많은 큼큼 소리를 낼 것 같았다. - P83

"그런데 우리는 둘 다 일 년 전에 일을 그만뒀어."
(중략).
"하나는 자기 글을 쓰려고 했고, 나는 내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 P84

"첫 면접은 간단히 인사만 나누는 자리입니다. 얼굴만 보는 것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여기까지 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 대답은 다음번 인터뷰 때 천천히 하셔도 될 것 같네요. 좀 더 심사숙고하신 다음에 말이죠."
최가 강한 어조로 말을 마쳤고 몸을 일으켰다. 첫 면접을 이런식으로 중단한 적은 없었다. 짧아도 너무 짧았다. - P84

"다음 인터뷰는 언제 할까요?"
그리 놀라운 질문도 아닌데, 두 사람 모두 얼어붙었다. - P85

최가 이건 아니라는 듯 말을 잘랐다.
"다음 인터뷰 잡아 주세요. 그럼, 감사합니다." - P86

멀티워치로 게임을 하고 있는데, 문밖에서 벨이 울렸다.
"누가 왔나 봐."
아키의 말에 나는 보안, 하고 말했다. 문이 유리처럼 투명해졌다.
"어, 가디다." - P86

분위기가 묘해졌다는 걸 아키도 느낀 모양이었다. 눈치가 빠른 녀석이니, 박이 내게 뭔가 할 말이 있어서 왔다는 사실을 알아챘겠지. - P90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지?"
물론이다. 박이 문밖에 서 있는 모습을 본 순간 예상하고 있었다.
"전혀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다."
박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낮고 차분했다.  - P90

"가디, 우리는 아기가 아니에요. 열세 살부터 부모를 선택할 수있다는 게 무얼 뜻하는지 아시잖아요."
"......"
"아무리 부모라도 아닌 건 아니다. 틀린 건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나이라는 거죠. 우리를 지금까지 쭉 그렇게 교육시킨 건 바로가디 아니었나요?" - P92

"저는 쫙 빼입은 정장에 준비된 인사말을 외듯이 내뱉는 사람들을 원하는 게 아니에요. 제가 말할 때 아, 그래? 그럼 다른 걸 해 볼까? 말할 수 있는 부모를 원한다고요." - P93

어른이라고 다
어른스러울 필요 있나요


페인트를 마친 아키의 표정이 밝지 않았다. 부루퉁한 얼굴로 벌컥 문을 열더니 침대에 걸터앉아 한껏 두 볼을 부풀렸다. - P95

"아니, 딱 오 분만 더 얘기하겠다는데 그걸 칼같이 자르는 경우가 어디 있어? 그뿐인 줄 알아? 안아 보겠다는 것도 아니고 악수만 하겠다는데, 고작 손 한 번만 잡아 보겠다는데 신체 접촉은 안 됩니다,라니. 아우! 어떻게 사람이 작은 틈 하나가 없지!"
헛웃음이 나왔다. 아, 이 꼬맹이 녀석!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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