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지금도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꿈이 아닌 부모 꿈의 대리인으로 살아가는지도 몰랐다. 아니, 자신이 대리인이라는 것조차 모르고 있을 수도・・・・・・・ - P159

"엄마 역시 나로부터 독립이 필요했다는 걸 말이야." - P160

그러나 하나의 말처럼, 어쩌면 부모 역시 자녀로부터 독립할 필요가 있는 건지도 몰랐다. 자녀가 오롯이 자신의모습으로 살아가는 걸 부모에 대한 배신이 아닌 기쁨으로 여기는것, 자녀로부터의 진정한 부모 독립 말이다. - P160

"저처럼 다 큰 아이와 사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 P161

"우리가 꼭 부모가 되어야 할까? 그냥 친구가 되면 안 될까? 십대들에게는 부모보다 친구가 더 소중하잖아. 부모에게 할 수 없는 말을 친구에게는 하잖아."
하나가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 P162

"두 분 모두 저를 원하세요?"
하나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선가 새소리가 났다.
"아니라면 지금 여기에 있지 않겠지? 제누, 넌 어때? 이 면접이 끝나면 우리와 합숙 생활을 해 보고 싶니?" - P163

"아니요, 두 분은 지금까지 제가 면접을 통해 만나 본 어떤 분들보다도 이상적인 부모였어요. (후략)." - P164

"저는 아직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이곳에서 더 배우고 생활하고 싶어요.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계속 면접을 이어 나간 이유는, 진심으로 두 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였어요. 장난이나 변심은 아니라고요." - P164

"액자를 열면 그림 뒷장에 우리들의 번호와 집 주소가 적혀 있어. 해오름이 적었어."
부모 선택이 결렬되면 아이와 프리 포스터 사이에는 그 어떤 연락처도 교환할 수 없었다. - P165

"센터를 졸업하게 되면, 정말로 찾아가도 돼요?"
"그럼 우린 진짜 친구가 되는 거야." - P165

최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나를 보았다.
"너, 그런 모습 처음 봐."
"제가 어떤데요?"
"그렇게 활짝 웃는 모습. 프리 포스터를 향해서 그 정도로 마음을 연 것은 처음 아니야?" - P167

"그럼 뭐가 문제인데?"
"문제없어요. 좋은 분들이에요. 아쉽게도 다른 한 분은 못 뵈었지만."
최는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네 눈에는 내가 그렇게 한가해 보이니?" - P168

"혹시 모르잖아요, 우리가 먼 훗날에 진짜 친구가 될지. 부모보다 훨씬 가까운 친구요. 안 그래요?"
"제누 301."
(중략).
"사실은 너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구나." - P169

Parents‘ Children


"대체 뭐야, 결국 가디들을 놀린 거 아니야? 3차 페인트까지 이어왔잖아! 이제 와서 끝이라고? 그럼 저건 왜 받아 왔어? 말해 봐!" - P171

아키는 확실히 몇 달 사이에 고집이 세졌다. 이제 곧 센터를 떠나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과 생활하게 될 테니 잘된 일이었다. - P172

아키는 첫 페인트에서 좋은 분들을 만났다. 드문 행운이었다. 녀석은 프리 포스터들에게 실망해 본 적도, 그들을 의심해 본 적도없었다. 하지만 아키도 언젠가 알게 될 것이다. 뜻대로 이루어지지않는 일도 있다는 걸. - P174

페인트로 만난 부모와의 인연이라고 해 봐야 고작 서너 번의 면접과 한 달간의 합숙이 전부였다. 그 짧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누군가는 한 부모의 아이가 되고 누군가는 한 아이의 부모가 된다. - P175

삼개월에 한 번씩 하는 화재 대피 훈련은 비상벨이 울리면 생활관의 모든 불이 꺼지고 복도 가득히 인체에 무해한 훈련용 연기가 차올랐다. 안개 같은 가스라서 숨을 쉬는 데에는 지장이 없지만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 - P177

강당에 도착하자 가디들이 빠르게 인원 파악을 시작했다. 두 명이 빈다는 말에 아이들이 짜증 섞인 탄식을 뱉었다.  - P179

"졸려 죽겠는데 정말."
아키도 투덜거렸다. 그 순간 드르륵 강당 문이 열렸고, 단상을 향해 있던 아이들이 일제히 문을 보았다. 강당 안으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NC의 센터장, 박이었다. - P180

"다 큰 녀석들이 징그럽게 비켜, 떨어져, 막 센터에 도착했는데 얼마나 피곤하겠어? 인사는 나중에 얼마든지 할 수 있잖아."
"괜찮다. 제누 301."
평소에 얼굴에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박이었다. - P180

매서운 겨울이 한창이었다. - P181

마지막으로 물어봐도 돼요?

합숙을 끝낸 아이 몇몇이 부모와 함께 센터를 떠났다. - P182

"나, 곧 페인트 할 것 같다."
노아가 책상에 걸터앉은 채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웬만하면 오케이 해. 이제 곧 열여덟 살이잖아." - P182

"야, 그런데 센터장 말이야."
"뭐?"
내가 급하게 묻자 노아는 뭐가 그리 궁금하냐는 듯 나를 살피며 말했다.
"대체 어디를 다녀온 걸까? 여행을 다녀온 거라면 성격상 빈손으로 올 리는 없을 것 같은데. 게다가, 표정이 말이야." - P184

박의 용기가 과연 그 자신에게 어떤 것을 가져다주었는지 궁금했다. 박이 없는 동안 나는 그의 말을 곱씹어 보고는 했다.
‘나를 위해서야. 나를 위해서…………….
휴가는 온전히 그 자신을 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아픈 과거를 겪었지만 끝내 스스로를 놓아 버리지 않았고, 끔찍한 기억이 스스로를 갉아먹도록 내버려 두지도 않았다. - P185

물론 박의 생각이 실제로 어땠는지 나는 모른다. - P185

노아와 한바탕 떠들다가 나는 복도로 나왔다. (중략). 나는 멀티워치로 ‘상담신청‘을 터치했다. 신청을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파란불이 깜빡거렸다. - P186

"상담은 최와 했던데, 오늘은 어쩐 일로 나를?"
"제 상담 신청이 귀찮다는 말로 들려 서운하네요."
박이 졌다는 듯 양손을 들었다. - P187

박이 내 마음을 알아내려는 듯 물었다. 내가 상담을 신청한 이유가 바로 그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어서였다. 왜 높은 점수를 주고도그들을 거절했는지 말이다.
"제 301, 너답지 않은 결과인 동시에 너이기에 가능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 P188

나는 박이 나를 꿰뚫어 보고 있다고 느꼈다.
"혹시, 그 프리 포스터들과는 상관없는 이유로 거절을 선택했니?"
네, 졌습니다. 졌다고요.  - P188

"실은, 제가 좋은 아들이 될 자신이 없더라고요."
"제누, 나는 진지하게 상담을 하고 싶구나." - P189

"서로가 서로의 필요에 의해 살아가는 거, 저희만의 얘기가 아니잖아요. 바깥세상의 가족들이 사랑으로만 연결되어 있나요?" - P190

"혹시 휴가 가시기 전에 다른 가디에게서 저에 대해 보고받으신거 없으세요?"
아무리 황이라도 휴가를 떠나는 사람에게 일일이 보고하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나는 확인하고 싶었다. - P191

"리모스룸에 오기 위해 폭력을 휘두른 거니?"
이렇게까지 묻는다는 건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다. - P191

나는 박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앞으로 부모 면접은 일절 거부합니다. 이 시간부로 저에 관한 모든 면접을 중지해 주세요." - P192

"제누 301."
박이 입을 열었다.
"어른으로서 이런 말, 부끄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계급으로 나뉘어 있고, 엄연한 차별이 존재한다. (후략)." - P193

"울타리 밖으로 벗어난 양은 늑대에게 잡아먹히죠."
"......"
"하지만 더 맛있는 풀을 발견할 수도 있어요."
박이 또다시 한숨을 쉬었다.
"NC 출신에 대한 차별을 없앨 수 있는 건, 오직 NC 출신들밖에 없어요." - P194

"제누, 너는 열아홉 살이 되면 센터를 떠나야 해. 물론 그 전에 여러 직업 교육과 기술 교육을 받겠지만, 그 후로는 너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 - P195

나는 박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네가 늘 불안했다. 생각이 많은 것이, 생각이 깊은 것이 실은 오래전부터 예감하고 있었다."
"....."
"결국 네가 이런 선택을 하리라는 걸."
다른 사람도 아닌 박이라면, 분명 예견했을 것이다. - P196

"마지막으로 하나 물어봐도 돼요?"
"......."
"...... 이름을 알려 주실 수 있나요?"
"센터에서 근무하는 가디들은 성 이외의 이름은 밝히지 않는다." - P197

박은 어느새 다시 감정을 읽기 어려운 예전의 박으로 돌아갔다.
"제 301, 여긴 센터고, 너는 NC의 아이다."
나는 수긍하는 투로 멋쩍게 눈썹을 긁적거렸다.
"언젠가 네가 이곳을 떠나면......"
"....."
"나는 더 이상 너의 가디도 센터장도 아닐 거다." - P197

나는 바깥세상으로 한 발 내디딜 준비를 할 것이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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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번복의 어려움


만약 의사결정 후에 선택된 선택지가 더 매력적이 되거나 선택되지 않은 선택지가 덜 매력적인 것이 되는 식으로 선택지의 매력도가 변하면 부조화의 감소에 추가적 결과들이 발생하므로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 - P102

마틴(Martin, 38)의 연구는 이러한 질문에 관한 것이다. (중략).
"당신은 당신에게 분명히 적대적인 사람에게 사실이지만 상처가 되는말을 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원수에게 사과할 것입니까? 또는 냉담한 관중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을 변호할 것입니까?" (17쪽) - P102

. 피험자가 내린 결정 중 절반에 대해서는 피험자가 의사결정을 내리고 나면 "이제 당신의 결정을 다시 생각해 보면서 반대되는 결정을 내려보십시오" (21쪽)라고 쓰인 종이를 받았다.  - P103

또한, 오늘날의 연구자들은 피험자들의 경험과 동떨어진 것을 꿰맞추었을지도 모르는 가상의 사례를 활용하는 것을 상당히 불편해할 것이다. - P103

의사결정의 과정을 묘사한 언어적 보고에 기반을 두고 마틴은 의사결정을 3가지 종류로 구분하였다. - P104

(1) 선호(preference). 이러한 의사결정은 여러 개의 선택지 중에서 다른것에 비해 하나의 선택지를 분명히 선호하는 것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러한 결정들은 중요하지만, 대개 아주 큰 갈등은 없다. (후략).


(2) 갈등(conflict). 이러한 의사결정은 선택지들의 매력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상당히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이 선택지들은 밖에서 보기에 너무 비슷해서,

(후략).

(3) 무관심 (indifference). 이 유형의 의사결정은 다른 것에 비해 명백하게 선호하는 하나의 선택지가 없으며 전체 문제에 무관심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는 이 의사결정이 피험자에게 아주 사소한 것이었다. - P105

선호 유형의 의사결정에서는 하나의 선택지가 다른 선택지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비교적 적은 시간이 들어야 한다. - P105

물론, 의사결정의 어려움도 의사결정 시간에서의 차이와 유사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 실제로 그러했다.  - P106

이제 우리는 의사결정의 번복에 관한 자료, 즉 피험자가 그의 결정을 번복하도록 지시받았을 때 어떤 상황이 일어났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 P107

갈등과 무관심 유형의 의사결정에 관해서는 어떤 것을 예상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두 가지 유형에서는 모두 어느 하나를 다른 선택지보다 명백히 더 좋아하는 선호도가 없었다. - P107

부조화에 관련된 이론으로부터 볼 때, 사소한 의사결정의 경우 의사결정에 수반되는 부조화의 크기가 작고, 결과적으로 만약 선택지들의 매력도에 어떤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그 변화는 작을 것이다 - P108

만약 부조화를 감소시키기 위한 이 같은 절차가 성공한 후에 피험자가 의사결정을 반복하도록 요구받는다면, 그는 의사결정을 바꾸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 P108

의사결정 후 부조화가 발생하면서 이 부조화를 감소시키기 위한 압력은 그 의사결정의 안정화로 연결되었다. - P109

이러한 현상의 한 가지 결과가 바로 이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면 그것을번복하는 것은 어렵거나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이다. - P109

미래 행동에 관한 의사결정의 영향

집단적 의사결정을 행동변화 유발의 효과성 측면에서 강의나 개인적인 교수와 비교한 여러 연구를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르윈(Lewin, 36)이 요약하였다. - P110

집단적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들은 대부분 동시에 변화하는 많은 요인들을 통제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그연구들이 부조화 이론을 뒷받침하는 좋은 증거를 제공한다고 간주할 수없다. - P111

하지만 중요한 한 가지를 지적하자면, 그 결과들이 부조화 이론의 함의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만약 이러한 결과들이 부조화 감소의 결과라면 다른 함의도 뒤따를 것이라는 점이다. - P112

그러나 베넷(Bennett, 4)의 연구에서 이러한 다양한 요인들을 분리하고, 그 요인들의 개별적 영향을 조사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 이 실험은미시간대학의 심리학개론 수업을 듣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 P112

위에서 논의된 실험조작이 이루어진 직후, 모든 피험자들에게 만약 자원봉사를 희망한다면 특정 시간에 특정 장소로 오라고 통지했다. 우리가중요하게 조사하려는 자료는 다양한 조건 내에서 실제로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 나타난 피험자들의 비율이었다. - P113

그러나 베넷의 실험에서 그 영향은 ‘개인적 의사결정‘과 비교되는 것으로서의 ‘공적 의사결정‘에 기인하지 않는 것이 확실하다. - P114

자원활동에 대한 태도는 처음에 각 조건하에서 정확히 동일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 실험 이후 몇 주가 지나서 피험자들에게 자원활동에 대한 태도를 질문하는 또 다른 설문지가 주어졌다. - P115

강요된 순응의 영향: 이론


사람들이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거나 실제로는 믿지않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나중에 보겠지만,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면 부조화가 뒤따르고 또한 이를 감소시키려는 압력이 다양한 징후로 나타난다. - P117

개인의 의견이나 신념의 변화를 동반하지 않는 외부적 순응은 다음과같은 조건에서 발생한다.


(1) 불응할 경우 처벌의 위협이 도사리고, 그 위협의 대상이 되는 개인이 그 상황을 회피할 수 없을 때 순응이 일어난다. (후략).


(2) 순응은 주로 순응의 대가로 특별한 것이 제공될 때 일어난다. 이러한 경우에 만약 그 보상이 순응에 저항하는 것을 능가할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이라면 개인은 그 보상을 얻기 위해 겉으로 순응할 것이다. (후략). - P118

당연히 공개적 순응행동 중에서 개인의 의견도 바뀐 경우와 개인 변화없이 공개적 순응행동만 바뀐 경우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한 실제적 질문이 발생한다. - P119

이 구분을 가능하게 하는 일반적 방법이 두 가지 있다.


(1) 첫 번째 방법은 영향력이나 압력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후략).

(2) 외부행동과 개인적 의견 사이의 괴리를 확인하는 두 번째 방법은 개인 의견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다.
(후략). - P120

강요된 순응(forced compliance, 앞으로 개인 동의가 없는 공개적 순응이라는 뜻으로 짧게 이 단어를 사용할 것이다)으로 인해 부조화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 전에, (후략). - P121

간략히 말해서, 이는 처벌의 위협이나 보상의 제공으로 순응에 대한 압력이 생겼을 때 강요된 순응행동이 발생한다는 증거이다.  - P122

강요된 순응으로부터 발생하는 부조화

목적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보상 때문이든 처벌의 위협 때문이든 순응이 강요된 상황의 가장 명백한 양상은 일단 순응이 일어나면 겉으로나타나는 행동과 개인의 의견 사이에 불일치가 생기는 것이다.  - P123

강요된 순응으로부터 발생한 부조화의 크기

앞서 제1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두 묶음의 인지 요소들 사이에 존재하는 부조화의 크기는 관련된 인지요소들 중에서 부조화를 이루는 관계의 비율에 따라 일부 결정된다. - P124

강요된 순응 상황에서 우리는 외적 행동과 명백하게 조화를 이루는 일단의 인지요소를 확실하게 찾아낼 수 있다. - P124

아마도 변화에 대한 저항과 관련해서 생각해 볼때, 기대된 보상과 처벌이 우선 순응행동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조화관계의 총합이 부조화관계의 총합보다 더 클것이라고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 - P124

보상이나 처벌의 강도가 외적 행동이나 표현을겨우 끌어 낼 정도밖에 안 될 때 가장 큰 부조화가 발생할 것이다. - P125

하지만 만약 보상이나 처벌이 너무 작아서 순응행동을 일으키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상황도 역시 현재 우리의 관심이다. - P125

완벽을 기하기 위해서는 의견이나 신념이 더 중요할수록 강요된 순응행동에 뒤따르는 부조화가 더 커진다는 것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 P126

‘강요된 순응‘에 의한 부조화를
감소시키려는 압력의 표출


부조화가 있으면 이것을 감소시키려는 압력이 발생한다는 기본 가설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강요된 순응행동에 수반하는 부조화가 감소되는지를 살펴봐도 될 것 같다. - P128

처벌의 위협이나 약속된 보상이 충분하여 외적 순응행동이 일어났을때에는 처음의 의견이나 신념을 계속 유지하는 동안에만 부조화가 존재한다. - P128

부조화를 감소시키려는 압력은 부조화의 크기에 달려 있기 때문에 공개적 순응행동을 뒤따르는 개인 의견의 변화는 보상이나 처벌이 너무 강할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약할 때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 P129

반면에 처벌의 위협이나 보상의 제공이 순응행동을 일으킬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면 반대방향으로의 의견변화가 부조화를 약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P129

부조화를 감소시키기 위해 바꿀 수 있는 또 다른 인지 요소는 당연히 보상이나 처벌과 관련된 것이다.  - P129

 이처럼, 보상이나 처벌이 순응행동을 야기할 정도로 충분히 강하지 않을 때에는 보상이나 처벌의 중요성을 최소화함으로써 부조화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 - P130

요약

(전략).
이렇게 발생한 부조화의 크기는 관련된 의견의 중요성의 크기 및 처벌이나 보상의 크기와 함수관계를 이루고, 이 부조화는 다음과 같은 두 방법으로 감소될 수 있다.

(1) 외부적 행동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개인의 의견 바꾸기
(2) 외부적 순응행동과 조화를 증가시키기 위해 보상이나 처벌을 더크게 하기. - P131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한 새로운 정보습득 : 이론

이 장에서는 개인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찾으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그러한 노력을 하는지를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다. - P159

자발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찾아 나서는 것에 대해 논의하면서 적극적인 호기심이나 정보를 획득하는 것 자체에서 오는 순수한 즐거움을 간과할 수 없다. - P160

추후 행동과의 관련성

사람들이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행동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 나선다는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다. - P160

어떤 사람이 특정 영역의 정보와 관련된 행동이나 행위를 지금 다루지 않거나 아니면 앞으로도 다룰 예정이 없다면, 그 사람에게는 그 영역의 정보를 습득할 동기가 없을 것이다. - P160

그런데 만약 끌리지 않지만 상황상 이 강좌에 참석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이때 그는 이 강좌를 굳이 피하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 P161

일반적으로 말하면, 행동 전 또는 의사결정 전 상황에서는 관련 정보를 광범위하게 그리고 비선택적으로 수집하는 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순수하게 행동 전 상황만 있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의 경우 복합적상황일 것이다. - P162

부조화의 출현

어떤 내용 영역에서는 부조화의 유무가 정보탐색 행동의 수준이나 정보탐색시의 정보선택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만약 두 인지요소 사이에 또는 두 인지묶음 사이에 부조화가 존재한다면, 이 부조화는 앞에서이미 말한 것처럼 새로운 조화관계를 만드는 새 인지요소를 추가함으로써 감소시킬 수 있다.  - P163

(1) 상대적으로 부조화가 없는 경우

만약 부조화가 거의 또는 전혀 없다면 (행동의 동기로 이것만을 고려했을때) 새로운 정보를 추가로 찾으려는 동기가 없을 것이다. 물론, 특정한 정보원을 피하려는 동기도 없을 것이다. - P163

(2) 중간 정도의 부조화가 있는 경우

어느 정도 부조화가 존재하고 그것을 감소시키려는 압력이 있을 경우, 이는 조화 상태를 야기하는 정보를 추구하게 하고 기존의 부조화를 증가시키는 정보는 회피하도록 만들 것이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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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차 페인트를 진행한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2차 페인트를 하려니 마치 어릴 적 장난감을 꺼내 보는기분이었다. 뭐, 그만큼 포근한 상황은 아니지만 말이다. - P100

오래전이었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사십 대 부부가 센터를 찾아왔다. 재산과 직업, 자라온 환경 모두 빠질 게 없는 사람들이었다. - P100

두 사람이 돌아간 뒤, 박은 다른 가디들에게 남자에 대한 보충 조사를 요청했다. 남자는 주위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다. 성실하고 깔끔하며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이었다. 그게 전부일까?  - P101

남자는 정리 정돈에 집착했다. 특히 물건을 정리하는 데 강박이있었다. 집과 자동차, 하물며 아내까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놓여 있어야만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 P101

면접 순서는 처음과 같았다. 음료를 주문하자 곧 헬퍼가 들어와 주스와 탄산음료 등 마실 것을 놓고 갔다. 남자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하나는 절대 연락이 안 올 거라고 했어. 너 같으면 우리 같은 부모를 만나고 싶겠니라는 말까지 했다니까."
남자가 혼자서 키득거리는 동안, 여자가 주스를 쭉 들이켰다.
"사실이잖아. 심리 검사도 간신히 통과.." - P102

"제가 부담스럽지 않으세요? 벌써 열일곱인데."
왜 나에게 관심을 보이느냐는 질문이었다.  - P104

NC 출신들을 잠재적인 범죄자 취급하는 시선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런 낙인 때문에 NC의 아이들이 그토록 열심히 부모를 만들려 하는 것이다. - P104

"나는 두 가지를 알고 싶어. 정말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NC출신들이 문제가 많은지. 그리고 인격이 형성된 후에 부모를 만나면, 그러니까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어느 날 가족이 되면 과연 어떤 생활을 하게 될지. 그 이야기를 써 보고 싶어."
(중략). 최였다. 놀란 세 사람의 시선이 최의 얼굴에 가닿았다.
"그만 돌아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P106

"아이는 실험 대상도, 연구 대상도 아닙니다. 글의 소재는 더더욱......." - P107

. 최가 나를 바라보았다.
"제누, 잊은 모양인데 우리는 너를 보호할 의무가 있어."
"저는 지금 아무런 신변의 위협도 느끼지 않았어요. 불쾌감도 모욕도 느끼지 않았고요." - P107

최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가 원하니 할 수 없군요. 죄송합니다. 앉으시죠."
최의 사과에 남자가 엉거주춤 자리에 앉았다. 여자도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숨을 깊이 내쉬었다. - P108

"우리는 사실 예행연습도 없이 나왔어. 많이 두서없었지?"
남자가 사과했다.
•대부분 예행연습 없이 부모가 되잖아요."
나의 말에 남자가 놀란 눈으로 최를 곁눈질했다. - P109

"센터장님은 어디 계세요?"
센터장이라는 말에 최는 두통이 이는 듯 머리를 쓸어 넘겼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하루 휴가를 냈어."
박이 휴가를? 주말에도 센터에 남아 있곤 하던 그가 도대체 무슨 일로? 더욱이 나의 2차 페인트가 있는 날에. - P110

내 말이 끝나자마자 최가 인상을 찌푸렸다.
"직접 보고도 몰라? 너를 단순히 글쓰기 소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야. 더군다나 감정 기복이 심하고, 불안정해 보이고."
"그래서 좋은 거예요." - P111

문득 최의 눈동자가 불빛 아래에서 반짝거렸다.
"센터장의 말을 믿지 않았어." - P112

너는 네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 같지?


(중략). 이곳의 아이들에게는 좋은 인성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건강한 몸이었다. 우리는 하루에 삼십 분씩 의무적으로 운동을 했다. - P114

"아, 정말 매일 운동하는 거 싫다! 부모를 만나서 새 집에 가면운동 안 해도 되겠지?" - P115

얼굴을 확 찡그리는 아키를 보고 나는 장난을 멈췄다.
"형은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만 가득해."
"부정적인 시선이 아니라 명확한 시선이라고 해야지." - P116

"너는 네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것 같지?"
"그럼 내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남이 생각하는 대로 사냐?"
그래,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인간이다. 그러나 인간이라고 꼭 타의나 강요가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만 행동할까? - P116

"아키, 어쩌면 생각이 너를 조종하는 걸 수도 있어." - P116

"나 체육관에서 가디를 봤어. 땀을 뚝뚝 흘리면서 운동하던데."
"가디라면, 박? 체육관에는 웬일이지?" - P117

"형이 몸이 떨린다. 아무래도 단것 좀 먹어야 할 것 같아."
따라오라는 내 손짓에 노아가 발을 놀렸다.
센터의 학비를 포함한 모든 운영 자금과 생활 비용은 정부에서 지급되었다. - P119

"벌써 몇 번째야? 자꾸 문제 일으키면 면접권 박탈당해."
문제를 일으키면 일으키는 족족 벌점으로 기록되었다. 벌점이 어느 수위를 넘으면 부모 면접권 자체를 박탈당했다. 부모를 만나지 못한 아이들은 결국에 홀로 센터를 떠나야 했다. - P121

여전히 스낵을 우물거리며 노아가 물었다.
"너 혹시 어제도 박의 집무실을....."
당연하지, 싶은 얼굴을 보니 또 박의 집무실을 엿본 모양이었다. 노아 같은 아이를 제외하고 리모스룸을 찾는 아이들은 흔치 않았다. - P123

"센터 일에 집중해 달래, 너무 많은 생각은 오히려 일에 방해가된다나? 누가 최 아니랄까 봐. 대단해."
박의 갑작스러운 휴가를 나무라는 뜻이었을까? 내 2차 페인트가 있던 날이었으니까. 하지만 비록 그렇다 해도, 박도 사람이다. - P124

나를 위해서야,
나를 위해서

(전략).
"참, 형도 3차 페인트를 앞두고 있잖아. 형이 2차까지 간 것도 오랜만인 것 같은데."
글쎄, 그들이 좋은 사람인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 P127

그 순간, 방과 복도 가득 황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지금 즉시 모든 사람들은 강당으로 모이도록, 강당으로 모이도......"
호출이었다.  - P128

박은 긴장한 아이들을 안심시키려는 듯 한차례 온화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제가 당분간 센터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리 길지는 않을 겁니다." - P129

"어디 멀리 여행을 가나? 해외에 나가는 거 아니야? 와, 가디는 좋겠다. 여태까지 휴가를 한 번도 안 갔으니까 길게 떠날 수 있겠지? 휴가 포인트를 꼬박꼬박 모아놨나 보다."
"포인트?" - P131

"가만히 있는 노아를 왜 때린 거냐?"
"리모스룸이 센터 건물로 이전됐다고 해서 견학차 왔습니다."
"지금 나랑 장난하는 거냐?"
황이 팔짱을 낀 채 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 P133

보안 버튼을 눌렀다. 특수 합금으로 된 문의 한가운데가 스르르 투명하게 변했고 집무실에 앉아 있는 박의 모습이 나타났다.  - P133

그때 낮은 멜로디가 울렸고 박의 멀티워치에 불이 들어왔다. 허공에 불쑥 최의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오늘은 보고를 받지 않겠습니다."
최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박이 말하고는 순식간에 홀로그램을껐다. 박이 꿀꺽 침을 삼켰다. 이렇게 되면 일이 틀어지는데! - P134

그때, 지잉 소리와 함께 집무실 문이 열렸다. 아니나 다를까, 허락 없이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최였다. - P134

"이 중요한 시기에 센터장이 자리를 비우신다는데, 따로 할 말이 없다고요?"
"황에게 위임했습니다. 물론 다른 가디도 계시고...?
"선배."
선배? 선배라니, NC에서 그런 호칭은 통용되지 않았다.  - P135

"퇴근 삼십 분 남았네. 내일 삼십 분 먼저 출근할 테니, 오늘은조기 퇴근 하지 뭐. 자, 이제 나 부하 직원 아니지?" - P135

"부하 직원 아닙니다. 정 듣기 싫으면 선배도 반말하든가."
빙긋 웃는 최를 향해 박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평소에도 곧잘 센터장인 박을 놀리곤 하던 최였다.
"그래,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 P136

"어디에 다녀오려는 거야?"
최의 말에 박이 잠시 말을 멈췄다.
"해외에 다녀올까 해. NC 센터와 같은 기능을 하는 곳들을 찾아보려고, 세부 일정은 짜지 못했지만 지금부터 준비를……………."
"선배." - P137

"정말 가고 싶은 곳은 거기가 아니잖아."
"....."
"마지막으로 만나 뵙고 싶은 거 아니야?" - P138

박은 그 늙고 병든, 빈껍데기만 남은 아버지를 만나고 온 것이었다. 나의 2차 페인트 날에.
"의사가 그랬어, 한 달을 넘기기 어렵다고. - P140

"나를 위해서야, 나를 위해서...!
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P142

그 소문 들었어?

박이 떠난 뒤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센터는 전과 다름없이 바쁘게 흘러갔다. - P144

"어떤 센터에서 한 아이에게 페인트를 준비시켰다. 그런데 프리포스터들의 홀로그램을 보여 주지 않더래. 사전 정보도 가르쳐 주지 않고, 무조건 만나라고 했다. 좀 이상했지만 가디가 꼭 만나 봐야 한다고 강조하니까 일단 면접을 보러 갔는데, 그 애가 인터뷰룸에 들어서자마자 프리 포스터들이 소리 내서 우는 거야." - P147

"생부 생모를 따라간 거야?"
"형은 똑똑한 것 같다가도 가끔 바보 같아. 그럼, 당연하지. 생부생모가 있는데 NC에 있겠어? 곧바로 퇴소했대." - P148

부모는 낳아 주었다는 이유로 모든 선택권을 갖는다. 아이를 직접 키울지, 아니면 NC에 맡길지. 반대로 우리는 아니다. - P149

인터뷰룸에는 네 명 이상이 들어갈 수 없다. 페인트를 시작하는아이와 프리 포스터들, 그리고 가디 한 명이 다였다. 물론 나는 두명의 가디와 면접을 본 적이 있지만 그날은 특별한 경우였다. - P149

박이었다면 아키가 부탁했대도 오늘 같은 일은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략). 박의 휴가는 언제쯤 끝나려나.  - P152

기다릴게, 친구

(전략).
"정말 미안해, 중요한 면접인데 혼자 와서."
하나가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거렸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홀로그램 영상을 주고받던 우리는 조금 더 가까워졌고, 나는 어느새 이 프리 포스터들을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 - P153

오늘은 가디 없이 프리 포스터하고만 대화하는 날이었다. 그 - P154

하나가 저 멀리 홀로그램 숲을 바라보았다.
"자기 이름을 직접 지을 수 있다는 거 말이야. 개명 같은 거랑은다른 느낌이야." - P155

나는 ‘본질‘이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졌다. 사랑 자체가 바로 핵심이자 본질이 아닌가. 딸을 위하는 엄마의 사랑 속에 다른 이유나 원인이 있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본질요?"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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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좋은 것을 하려면, 먼저 망하지 않아야 했다.  - P26

절박함은 행동으로도 드러났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등록된 투자사 리스트를 엑셀로 뽑아 한 곳씩 연락했고, 절반 이상이 만나주지 않아도 컨택을 멈추지않았다. - P26

"결혼은 했습니까?", "출산 계획은 없습니까?" 같은 질문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받는 일도 잦았다.  - P27

김슬아는 자신에게 당시 한국 사회에서 성공하는데 중요하게 여겨지던 몇 가지 조건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출신지역, 학력, 회사로 이어지는 인맥처럼 쉽게 바꿀 수 없는 것들이었다. - P27

‘예쁘게‘가 아니라 ‘오해 없게‘ 보여주기

현금 유동성이 빠듯하던 시기에도 컬리는 행보를 달리했다. 기존 유통업과 달리 김슬아는 ‘상품만 좋으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고객에게는 단순히 상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우리가 고른 것이 왜 좋은지‘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P29

박은새의 합류는 상품을 고객에게 ‘예쁘게 보이기‘가 아니라, ‘어떻게 이해시키고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실험의 시작이었다. - P30

다만 이를 구현할 기준과 시스템이 없었다. 촬영은감에 의존했고, 결과물은 완성도를 차치하고서라도 본질조차 흐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 P30

박은새는 상품 촬영을 ‘감‘이 아니라 ‘고객 인지‘의 문제로 다시 정의했다.  - P31

가이드는 단순히 예쁜 톤을 맞추는 문서가 아니었다. 무엇은 새로 촬영하고, 무엇은 기존 소스를 재사용할지 기준을 세우고, 촬영 리소스를 확보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 P31

그는 그렇게 안 된다고 여겨지던 것들을 하나씩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집요함과 철저함 때문에 당시 그를
‘폭군‘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 P32

취향이 아닌 시스템으로 제안하는 ‘좋은 것‘


계속 변하는 ‘좋은 것‘을 어떻게 알아보고 선택할 수 있을까? 그 답은 개인의 취향이 아닌 집단의 태도와 시스템에 있다. - P33

다고 생각했다. 상품에는 ‘어디까지 준비하면 100점이다‘라는 기준이 없다. 따라서 컬리에는 ‘좋은 것‘의 기준을 계속 높여가면서 오너십을 가지고 일할 사람이 필요했다. - P34

 이제는 시스템이 자리 잡아 상품 조직에서 화요일에 사전 상품위원회를 열고 목요일본 상품위원회는 서너 시간 정도만 진행하지만, 사업 초반에는 오전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상품을 보고 토론하기를 반복했다. - P35

김슬아도 회사가 커지면서 상품위원회를 간소화할지 고민한 적이 있다.  - P37

(전략).

일례로 김슬아는 과장을 조금 보태 평양냉면을 수천 그릇 정도 먹은 사람이다.  - P36

컬리는 기본적으로 위생이나 원재료의 품질 등을 엄격하게 검토하고,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아무리 잘팔릴 것이 분명한 상품이라 해도 팔지 않기로 했다. - P38

결승선이 없는 길을 달린다는 것


CJ제일제당과 컬리가 공동 기획한 브랜드 ‘제일맞게컬리‘의 ‘육즙+왕교자‘ 상품 개발 과정은 컬리가 좋은 것을 찾아가는 집념을 잘 보여준다.  - P38

컬리 사람들은 상품을 두고 자연스럽게 잔탄검*을빼달라든지, 중국산 고춧가루를 국산으로 바꾸자든지하는 이야기를 나눈다.


*소스를 걸쭉하게 하거나 빵을 쫄깃하게 할 때 쓰는 당화물질, 소화불량이나 알레르기 등의 이유로 잔탄검 무첨가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있다. - P40

언제나 조금 더 좋은 것을 찾으려는 사람, 분명 더좋은 게 있을 거라 믿는 사람, 그래서 결국 더 좋은 것을찾아내고야 마는 사람.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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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성장하는 공간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섬세한 묘사로 그려낸 일상

『서양미술사』를 저술한 곰브리치Ernst Gombrich는 페르메이르의 섬세한 묘사를 두고 "사람이 들어 있는 정물화"라며 극찬했다. - P83

대항해 시대 네덜란드의 경제 성장은 중산층과 시민 계급의 성장을가져왔다. 물질적 풍요를 만끽하던 그들은 종교적 이상이나 신화의 세계가 아닌 일상의 실재성과 물질성 그리고 시간의 현재성에 눈을 돌렸다.  - P84

프랑스에서 재발견된 북해의 빛


작은 크기의 인물화를 주로 그렸던 페르메이르는 단 두 점의 풍경화를남겼다.  - P84

페르메이르가 그려낸 개인의 공간은 심리학과 관련한 두 가지 주제를 제시한다. 화가가 포착한 공간은 개인적 취향의 공간인 동시에 취미와 여가가 함께하는 근대적 공간, 즉 슈필라움spielraum*의 탄생이다


*슈필라움은 독일어의 놀이, 게임 등을 뜻하는 spiel과 공간을 뜻하는 raum이 결합된 단어로 놀이 공간혹은 자유롭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라는 뜻이다. 심리적 휴식과 유회가 가능한 물리적 공간이라고 보면 된다. - P85

페르메이르와 함께 활동했던 피터르 더 호흐 Pieter de Hooch 같은 화가 역시 북해의 빛이 비친 가정의 차분한 실내를 즐겨 그렸다 - P86

델프트 화파의 주제는 두 세기 후 19세기 덴마크 화가들에게 계승되었다. 덴마크 화가들은 시간이 정지된 듯한 가정의 실내 공간을 섬세하게 표현해 삶의 내면이라는 주제를 발전시켰다.  - P86

페르메이르의 작품이 가진 일상성과 현재성이 재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1848년 프랑스의 미술평론가 토레 Théophile Thoré-Bürger가 <델프트 풍경>과 관련된 글을 발표하면서부터였다. - P88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가 이 그림에 대해 가진 애정은 특별했다. 그가 죽기 전해인 1921년, 네덜란드화가들의 특별전이 파리에서 열렸다. 극도로 쇠약해진 몸에도 불구하고그는 사랑하는 <델프트 풍경>을 보러 가기 위해 친구의 도움을 빌었다. - P89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푸른색 터번을 쓰고 이국적 옷차림을 한 소녀의 커다란 진주 귀걸이가 인상적이다. 진주귀걸이를 하고 뒤를 돌아보는 소녀의 표정은 알듯 모를 듯하다. 배우들이 포토라인에서 즐겨 취하는 포즈를 연상케 하는 이 자세는 17세기 인물화에서는 보기 드물게 역동적이다. - P90

‘푸른 터번의 소녀‘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로 이름이 바뀌게 된 것은 소설과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면서부터다. - P90

 사물과 소품의 사실감을 묘사하는 데 힘을 기울였던 그는다작을 하기가 어려웠고, 1년에 한두 점의 그림을 제작할 뿐이었다. - P92

혼자만의 시간, 자기만의 방

페르메이르의 그림에는 여인들이 유독 자주 등장한다. 미술사가들은 그림에 숨어 있는 당시의 사회적 상징과 알레고리에 주목한다. - P92

페르메이르의 시간은 조선에 억류되었던 선원 하멜의 시간과 겹친다. - P95

이런 여인들의 공간은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가 언급한 ‘자기만의 방‘을 떠올리게 한다.  - P96

남성의 공간에는 천문학자와 지리학자가 등장한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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