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공감하는 뇌,
행복을 느끼는 뇌



심리실험19

뇌는 선천적으로
 ‘거짓말하는능력‘을
타고난다는데?


앨버타대 레그 교수의
‘물건을 숨길 때와 찾을 때의
행동 패턴을 밝히는 실험‘ - P121

(전략). 과연 그럴까? 똑똑한사람은 절대로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이런 말은 인간 뇌에대해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뇌의 본질과 동작 원리를 알면그리 쉽게 호언장담하지는 못할 것이다. - P122

구석은 누가 봐도 물건을 숨기기에 좋은 장소로 여겨진다. 그런데 실험 참여자들은 물건을 숨길 때 그런 곳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어서 연구팀은 비슷한 실험을 실험실이 아닌 비디오게임의 가상현실을 활용해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이번에도 역시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여주었다.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P123

물건을 찾는 사람은 왜 물건을 숨기는 사람의 심리를 읽지못할까? 연구팀은 "물건을 숨길 때 사용하는 뇌 부위와 찾을때 사용하는 뇌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 P424

생존과 종족 보존을 위해 감추고, 위장하고, 상대방을 기만하는 행위는 사람으로 넘어오면 ‘거짓말하기‘로 나타난다. 매순간 상대방의 사고 흐름을 훤히 꿰뚫어 보며 상대방보다 한 차원 높은 고단수로 머리를 굴리지 않으면 효과적인 거짓말하기는 가능하지 않다.  - P125

안타깝게도, 우리 뇌는 ‘교묘한 거짓말쟁이‘가 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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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이! 왜 이 생각을 못 했지?‘ 자치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자치는 마침내 이 여자들이 칸즈위안의 애인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아니, 애인은 맞지만 ‘렌털 애인‘이었다. 렌털 애인은 회색 지대를 맴도는 특수 업종으로 커뮤니티 플랫폼을 통해 만난 고객에게 돈을 받고 데이트를 해주는 것이었다.  - P150

자치는 지난 주말 칸즈위안의 행적을 떠올리며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던 행동과 반응의 이유를 그제야 알았다. - P150

다음번 췬완행 열차가 역으로 들어오자 여자가 손을 흔들며 열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 P151

전체적인 생김새는 다르지만, 얼굴 윤곽, 입술, 귀가 그 표본병 속 여자와 몹시 흡사했다.
그러자 지금의 이 모든 상황에 들어맞는 해답이 자치의 뇌리를 스쳤다. - P151

예쁜 외모를 가진 여자가 이 도시에서 자력으로 생존하고자 할 때 렌털 애인은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된다. - P152

렌틸 애인은 단골손님에게 자기 속사정을 자연스럽게 들키게 되고, 손님이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그녀를 상대로 아주 수원하게 범행을 벌일 수 있다. - P152

왼쪽을 보니 그 여자가 긴 좌석의 제일 오른쪽 자리에 앉아휴대폰에 고개를 처박고 있었다. (중략).
그녀는 범인의 허점을 포착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 - P153

망자의 고백 2

이런 걸 쓴다고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작했으니조금 더 쓰려고 한다. 어차피 인생도 무의미한 것이니까. 안 그런가? - P154

나는 그날 아위안과 집에 오지 않고 하고 종이 울리자마자근처 서점으로 달려갔다. <혼진 살인 사건>을 새로 사서 아위안에게 돌려주려고 했다. 용기를 내어 점원에게 물었지만 타이완책은 팔지 않는다며 코즈웨이베이나 몽콕에 가서 찾아보라고 했다. - P159

"수경이랑 마스크도 써. 고춧물이 튀어도 문제없을 거야. 그위에 두건을 쓰면 놈들이 우릴 알아보지 못하겠지. 내가 며칠동안 다페이 뒤를 밟으면서 언제 어디서 공격해야 아무도 모르게 손봐줄 수 있는지 다 알아놨어. 오늘을 놓치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돼." - P161

아위안이 칭찬하듯 내 어깨를 툭툭 쳤고, 나는 계면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때 우린 여느 중학교 1학년 개구쟁이들처럼 진심에서 우러난 웃음을 지었지만 내가 웃는 이유는 그 또래 아이에게 걸맞지 않은 것이었다. - P164

약자를 학대하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도덕과 교훈이 무엇이든, 질서와 법률이 어떻든, 강자는 이런 쾌감을 누릴 수 있는 이들이다. - P165

강자를 억누르고 약자를 돕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모두들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인간은 태생적으로 강자가 되길 바라는 종족이며, 약자를 착취함으로써 쾌감을 얻는다.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궁극적이고 원시적인 의의일 것이다. - P166

아이잉이 휴대폰을 보았다. 저녁 6시 55분. 약속 시간까지 5분이 남아 있었다.
(중략).
고객에게 자신이 이 만남을 간절히 바란다는 인상을 주고싶지 않았다. 상대에게 특별한 호감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그녀는 늘 약속 시간 1분 전에 약속 장소에 나타난다. - P169

올해 스무 살인 그녀는 약 1년 전 애인 렌털업에 뛰어들었다. (중략).
아이잉은 오래전 부모와 연락을 끊었다. 아빠가 몸이 아파실직한 뒤 엄마도 아빠와 아이잉의 남동생을 돌보느라 일하지못하고 공공 임대주택에 살면서 정부의 저소득층 지원금만 가지고 생계를 꾸려야 했다. - P170

어릴 적부터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며 학원에 다닌 남동생은 학교 성적이 좋았지만, 부모의 무관심 속에 자란 아이잉은 중학교에 올라가 사춘기가 되면서 점점 반항심이 생겼고 부모에게 더더욱 눈엣가시가 되었다. - P170

비록 대학은 가지 못했지만 전문대학 입학 자격을 얻은 그녀는 2년제 광고 미디어 과정에 지원했다. (중략).
하지만 아무리 높은 뜻을 세워도 가난한 현실을 바꿀 수는없었다. - P171

. 그래서 고민 끝에 독한 마음을먹고 렌털 애인 일을 시작했다. (중략).
이 일을 오래 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수입이 점점 줄어들다가 스물일고여덟쯤되면 한참 지난 이월 상품으로 분류되어 헐값이나 부를 수 있을 것이다. - P171

돈이 전부인 요즘 세상에 가난은 흉이지만 매춘은 흉이 아니다. - P172

 그녀의 유일한 철칙은 첫 데이트에서 호텔로 직행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 P172

오늘 고객인 데이비드-물론 가명이라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도 연락용으로 따로 만든 것이었다-와는 첫 만남이 아니었으므로 호텔에 갈지도 모른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왔다. - P173

렌털 애인이라는 직업의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저녁 메뉴를 고민할 필요가 없고 종종 이렇게 훌륭한 음식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 P174

"일찍 들어가는 게 좋지. 어차피 오버나이트 결제했잖아."
데이비드가 엷은 미소를 지었다. 렌털 애인은 시간에 따라 돈을 받는데 다음 날 아침까지 밤을 함께 보내는 오버나이트는가격이 꽤 비쌌다.
아이잉은 반대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데이비드의 체격을 보면 오늘 밤 잠을 재우지 않을 것 같았다. - P175

"어......?" 객실에 들어가 방 안 광경을 보는 순간 아이잉의몸이 얼어붙었다. 방 안에 다른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중략).
"다・・・・・・ 당신들......."
"경찰입니다." 창가에 서 있던 남자가 다가오며 아이잉의 눈앞으로 경찰 신분증을 들어 올렸다. "홍콩섬 총구 강력반 쉬유이 경위입니다." - P176

"탄아이잉 씨, 놀라지 마세요. 렌털 애인 일을 한 것 때문에 찾아온 건 아닙니다." 쉬유이는 차분하게 말했지만 아이잉은 기절할 뻔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에서 본명을 밝힌 적이 없었고, 고객들은 그녀를 ‘신디‘로만 알고 있었다. - P176

"우리가 수사하려는 건 아이잉 씨가 아니라 이 사람입니다."
쉬유이가 샤오후이에게 태블릿을 건네받아 아직 얼떨떨한 표정의 아이잉 앞으로 내밀었다. 태블릿에 칸즈위안의 사진이떠 있었다.
"・・・・・・ 앤디?" 아이잉은 조금 정신이 들었다. - P178

아이잉은 ‘앤디‘가 다른 고객들과 달랐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자기 얘기를 하지 않는 남자들은 대개 섹스가 유일한 목적이고, 섹스가 갈급하지 않은 사람은 직장이나 생활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며 긴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하지만 앤디는 두번의 데이트에서 섹스를 화제로 올린 적이 없고, 자기 얘기도 거의 하지 않았다. - P179

사실 아이잉은 앤디에게 상당히 호감이 있었다. 그는 가장 이상적인 고객이었다. 돈 잘 쓰고 말수 적고 성적인 서비스를원하지 않고, 데이트할 때도 추근대지 않고 매너가 좋았다. - P179

쉬유이는 이것저것 자세히 물어보고 그녀에게서 더 얻어낼만한 유용한 정보가 없다고 판단한 뒤 비로소 본론으로 들어갔다.
"이 남자가 범행을 실토하게 하려는데 탄아이잉 씨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 P181

조금 전까지도 주눅 든 얼굴로 떨고 있던 아이잉이 갑자기새된 목소리로 외쳤다. 뜬금없는 비난에도 쉬유이는 화를 내거나 반박하고 싶지 않았다. 경찰과 시민 사이에 신뢰가 사라진 요즘 세태에 강하게 맞서봤자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P182

"대중과 언론은 자살한 남자가 범인일 거라고 예상하지만우린 작은 단서 하나도 소홀히 넘길 수가 없어요. 공범이나 진범이 법망을 피해 도망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돼요." 쉬유이가 태블릿을 다시 집어 들고 다른 사진을 찾았다. - P183

"우린 탄아이잉 씨가 범인의 다음 표적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요." 쉬유이가 이 가설을 제일 마지막에 얘기한 건 먼저 아이잉 스스로 결론을 내리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사람들은 제3자가 알려주는 사실보다 자신이 추론한 가설을 더 신뢰하기 마련이다. - P184

쉬유이는 아이잉과 기본적인 작전 계획을 세우고 서로 연락할 방법을 점검한 뒤 샤오후이와 아싱에게 장비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쉬유이는 경찰이 정보원에게 지급하는 보수에 따라 비용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아이잉은 순수한 정의감으로 하는 것이라며 거절했다. - P186

그런데 불과 사흘 뒤 아이잉에게서 연락이 왔다. 칸즈위안이 인스타그램으로 연락해 내일 만나자면서 함께 밤을 보낼수 있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잠시 기다려달라고 했어요." 아이잉의 떨리는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흘러나왔다. "쉬 경위님, 그러자고 해요? 거절해요? 나한테.. ... 하려는 걸까요?" - P187

쉬유이는 고민했지만 역시 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수없다고 판단했다. - P188

"아이잉 씨." 샤오후이가 끼어들었다. "두 사람이 저녁을 먹는 동안 충분한 자료가 확보된다면 적당한 핑계를 대고 데이트를 일찍 끝내도 돼요. 아이잉 씨를 위험하게 만들지 않을게요."
샤오후이의 말에 아이잉도 안심했다. - P189

"이건 무선 이어폰이에요. 왼쪽 귀에 끼우고 머리로 가려요." 샤오후이가 애플 에어팟과 비슷한 크기의 무선 이어폰을 건넸다.
"너무 눈에 띄지 않아요? 이러다 들키면…………." 아이잉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이건 눈에 띄어야 자연스러워요. 휴대폰 블루투스 이어폰이라고 해요. 이어폰은 아무리 작아도 안 보일 수가 없어서 감추려 할수록 더 들키기 쉬워요. 감추려는 의도가 뻔한 이어폰을 들켜버리면 변명할 수가 없잖아요." 아싱이 말했다. - P190

"이어폰과 마이크가 이 보조배터리에 연결되어 있어요. 배터리에 유심칩이 있어서 휴대폰 기능도 해요. 우리가 이걸로 아이잉 씨의 위치를 계속 추적할 거예요. 혹시 말로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긴급 상황이 오면 배터리 옆에 있는 버튼을 3초간 눌러요. 그러면 우리가 신호를 받고 즉시 손을 써서 아이잉씨를 구할게요." - P191

약속 시간 5분 전, 아이잉이 타이쿠싱 한가운데 중정으로 가서 ‘앤디‘의 연락을 기다렸다. (중략).
중정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있는데 저편의 의류 매장 쇼윈도앞에서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을 들여다보고있는 아싱이 시야에 들어왔다.  - P192

"응....... 나 왔어. 중정의 인형 조형물 앞에 있어………..
99이어폰에서 아이잉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쉬유이는 차량안에서 모든 동태를 파악하고 있었다.
2분 뒤 칸즈위안이 영상에 나타났다. 아이잉이 그를 보고 다가가 반갑게 팔짱을 꼈다. - P193

칸즈위안과 아이잉은 오향쇠고기, 오이냉채, 샤오룽바오, 탄탄면, 닭고기탕, 돼지고기완자 등 꽤 많은 음식을 주문했다. 짜장면과 콩국만 주문한 아싱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아싱도 이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샤오룽바오를 먹어보고 싶었지만 팀장이 보고 있으니 마음대로 시킬 수 없었다.
"요즘 바빠?" 닭고기탕을 테이블에 올려놓는 종업원을 보며아이잉이 칸즈위안에게 물었다. - P194

"재택근무가 가능해?"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재택근무가 흔해졌으므로 아이잉이 이렇게 묻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응. 집에서 일해도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지만." - P194

"홍콩에 월세가 안 비싼 곳이 어디 있나?" 칸즈위안이 씁쓸하게 웃었다. "오래된 아파트도 괜찮다면 조금 싸게 얻을 순있겠지."
"고민해볼게. 자기 집에서 가까이 살면 자주 볼 수 있잖아."
수줍게 미소 짓는 아이잉의 연기가 쉬유이도 속일 수 있을 만큼 자연스러웠다. - P195

"거기..." 칸즈위안이 난감한 표정으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내가 사는 아파트야."
"뭐? 어머, 세상에! 집이 가까워? 범인을 본 적은 없지?"
칸즈위안이 시선을 조금 떨어뜨리며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하지 않았다.
"왜 그래?" - P196

칸즈위안이 비통한 표정으로 말없이 아이잉을 응시했다. 그순간 그녀는 경찰의 말이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뻔했다.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살인마라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눈동자를 스치는 한 가닥 이상한 빛을 놓치지 않았다. 그 눈빛이 스치는 순간 그의 표정이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 P197

그 후 아이잉은 살인 사건에 대한 화제를 다시 꺼낼 적당한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 P198

"어쩔 수 없군. 플랜B로 갑시다." 쉬유이가 아이잉에게 말했다.
플랜 B란 호텔에서 칸즈위안이 샤워를 하는 동안 그의 소지품을 뒤지는 것이었다. 칸즈위안이 그날 밤 바로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은 적으므로 결정적인 물증은 찾기 힘들겠지만, 그의 옷이나 지갑을 뒤져 사진을 찍은 뒤 기회를 봐서 도망치거나 적당한 핑계를 대고 거래를 중단하기로 작전을 짰다. - P198

"차 가져왔어. 호텔에 가서 마시자." 칸즈위안이 아이잉의손에 깍지를 꼈다. "파크레인에 예약해놨어."
쉬유이가 속으로 탄식을 터뜨렸다. 파크레인은 코즈웨이베이의 4성급 호텔이었다. - P199

두 사람은 곧바로 출발하지 않고 타이쿠싱을 천천히 걸으며 쇼핑센터를 둘러보았다. 칸즈위안은 가전 매장에서 피부 활력증진과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미용 기기를 아이잉에게 선물했다. 아이잉은 2천 홍콩달러가 넘는 기계를 받고 무척 기뻐했지만 자기 임무를 잊지는 않았다. - P199

"7번 출구에서 인터체인지로 내려갔습니다."자치가 무전기를 통해 보고했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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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럴까? 끊임없이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내려다보는lookdown 우리 일상은 이미 기술의 식민지가 되었다. 반대로 미술관은 "올려다보는lookup" 경험의 보루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 P250

예술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지만 오락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는 오락을 추구한다. - P251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1951년 "교양 있는 척하는 속물은 예술 작품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주기‘를 요구한다"고 한탄한다.⁵³ - P251

53 Theodore Adorno, Minima Moralia: Reflections from Damaged Life (New York: Verso, 1974), 216. - P356

포르노로 대체된 섹스

(전략).
2014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질문은 "사랑이란 무엇인가?"였다.⁵⁵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보다 다섯 배나 많이 검색되었다. 그런데 매개된 여가 활동에 대한 열의를 드러내는 징후는 따로 있다. - P252

55 "A Little Look at a Big Year," Google Year in Search pamphlet, 2014. - P356

 철학 교수인 리처드 카니는 학생들이 데이트 앱과 만남 앱을 열심히 사용하는 것에 대해 글을 썼다. 그는 "성적 접촉이라는 명백하게 신체적이고 정서적인 활동이디지털에 의해 매개되었다"는 사실에 내재된 역설을 지적했다.⁵⁶ - P252

56 Richard Kearney, "Losing Our Touch," New York Times, August 31, 2014, SR4. - P356

그런데 정말 소외일까? 매개된 성욕에 몰두하는 사람들(주로 인터넷,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와 함께 성장한 젊은 세대)은 그렇게 경험하지 않는다. <성 연구 저널Journal of Sex Research>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남자 대학생의 67퍼센트가 포르노를 "자신의 성욕을 표출하는 수용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⁵⁷ - P253

57 Joseph Price, Rich Patterson, Mark Regnerus, and Jacob Walley, "How Much More XXXis Generation X Consuming? Evidence of Changing Attitudes and Behaviors Related to Pornography Since 1973," Journal of Sex Research 53, no. 1 (2016): 12-20.
IDEDAl 17 2023 - P356

물론 포르노는 수백만 명의 욕정을 가상으로 채워주며 오랫동안 번성해왔다. 또한 포르노 배우뿐 아니라 누구나 온리팬스와 같은 사이트에서 수익형 포르노를 만들 수 있다. - P254

한 20대 여성은 <GQ>에 포르노에서 본 성행위를 따라하겠다고고집을 부리는 남성들에 대한 글을 썼다. "그걸 성행위라고 부르는 것은 공정치 못한 것 같다. 그것은 3D 인간과의 자위라고 하는것이 옳을 것이다."⁶⁰ - P254

60 Siobhan Rosen, "Dinner, Movie, and a Dirty Sanchez," GQ, February 2012. -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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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되려면 역시 재능이 필요할까?"
"그럼 그것 말고 또 뭐가 필요하죠?"
카이 쇼코는 문고본을 덮고 나를 단칼에 베어버렸다. - P62

"노력과 환경으로 적성을 뒤집을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나요?"
그녀가 또다시 문고본을 펼쳤다. 버릇일까. - P62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말이 배 안으로 도망치지 않도록목을 긴장시키며 대답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평생 무리니까. 그러니까 난 그걸믿을 수밖에 없어."
"포기하는 게 현명할걸요." - P63

"뭐 노력하는 건 자유니까 내 의견 따윈 신경 쓰지 말고잘해봐요."
카이 쇼코는 뒤로 꺾었던 목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그리고 몇 번이나 문고본을 펼쳤다 덮기를 되풀이했다.
"질문은 이제 끝인가요. 더 이상 대답하기 귀찮으니까돌아가주세요." - P64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성격, 흔들림 없는 눈동자, 단호한 말투, 그리고 비굴할 만큼 보수적인 발언. 이것이 항상의연한 태도의 괴짜 ‘카이 쇼코‘와의 첫 대면이었다. - P66

죽은 사람이 유령이 되어 세 룸메이트 중에서 자신을 살해한 범인을 고른다는 얘기다. 규칙은 선택한 인간을 저세상으로 데려갈 수 있다는 것. 그중에는 자신의 연인도 포함되어 있다. 범인을 꼭 맞힐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누구를 데려가고 싶은가‘라는 이야기가 될 예정이다. 그런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 P68

"흐음. 내용은 어쨌든 생산력은 있나보군.‘
"쓸데없는 ‘은‘을 두 개나 붙여줘서 고맙다." - P68

"쓰고 싶은 이야기는 엄청 많아. 이야기로 만들고 싶은소재가 왕창 떠올라. 그걸 형태로 만들면 자연스럽게 많은양을 쓰게 되거든."
"오-. 굉장한걸. 슬럼프에 빠진 작가가 들으면 네 목을조를지도 몰라."
"하지만 전부 처음 떠올랐던 것처럼 잘 써지진 않아." - P69

"딱히 모험 얘기만 쓰는 건 아니지만... 으음, 라이트벨 쪽엔 별로 응모해본 적이 없어서 말이야. 별로 읽어본적도 없고, 라이트노벨 하면, 뭐랄까, 편집자가 좀 더 귀여운 여자애를 등장시키라고 요구하거나 조금 잘 팔리면 속편을 쓰라고 닦달하거나, 뭐 그런 느낌이거든."
"실제로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뭐 어때. 그래서 팔릴수만 있다면." - P70

내 말에 바보는 시시하다는 듯이 "뭐가?"라고 말하며 눈썹을 치떴다.
"어차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별에는 소설가가 넘쳐나거든?"
"스케일 쩌네."
"어쩌면 저 위에도 소설가가 떠 있을지 몰라." - P72

바보가 가슴을 펴며 말했다.
"그럴 수 있다면 뭐 하러 이런 고생을 하겠냐."
그건 그래. 바보가 또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컨트롤러를집어던진 후 바닥에 대자로 누웠다. (중략).
"...근거는?"
"없어. 이 근거성애자야."
바보가 나를 비웃었다. (중략).
‘어쩌면‘에 인생의 중요한 시간을 바친 나는 다른 사람의말에 몹시 회의적이었다. - P73

다음 날, 내게 손짓하는 카이 쇼코에게 엉거주춤 다가가자 그녀는 나를 손수건으로 써먹었다.
음, 그 과정이라도 얘기해볼까. - P73

소설을 쓴 노트와 컴퓨터로 뽑은 원고다발, 그리고 바보에게서 받은 소설 잡지가 들어 있는 가방은 몹시 무거웠다. 1차 심사 통과가 한계인 원고다발을 대여섯 개나 쑤셔넣는 바람에 가방은 불룩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고 한 걸음걸을 때마다 가방끈이 어깨를 파고들었다. - P75

긴 비탈길을 올라서 평평한 평지를 걷고 있을 때, 아마도 비탈길 아래 있는 편의점에서 구입했을 해시포테이토를먹고 있는 카이 쇼코가 보였다. - P76

기대를 가슴에 품고 머뭇거리며 카이 쇼코에게 다가갔다. 내가 다가오는 것을 확인한 후 어째서인지 카이 쇼코는 남은 해시포테이토를 허겁지겁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 P77

우리는 그 눈빛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서로의 전신을 관찰하듯 시선을 움직였다.
카이 쇼코가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혹시 당신, 헌팅하는 건가요?"
"어라?"
"어라라뇨?"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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