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exualité. 19세기 초에 등장한 낱말로서 처음에는 "생물학적으로 유성(性)인 것"의 특징을 의미했다. (중략). 그러므로 성적 본능의 만족이라는 관념과 관련해서만 의미를 띨 뿐인 용어이다. 로베르 사전에 의하면 "성적 본능의 만족과 관련된 모든 행동"으로 풀이되어 있다. 즉, 성적 쾌락을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행동 전체를 뜻한다. - P25

sexualité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라이히와 마르쿠제의 "성의 해방" (libération sexuelle)에 힘입어 폭넓은 사회적 의미를 띠게 되는데, 푸코는 이 용어에서 그러한 억압이나 해방의 개념들보다는 오히려 "섹스"에 관한 앎의 의지 자체 또는 그러한 의지의 이면에 작용하는 권력의 전략을 읽어내려고 한다. - P25

17세기 초까지만 해도 어떤 솔직한 태도가 널리 퍼져 있었다고들 한다. 실천은 은밀하지 않았고, 말은 지나친 망설임 없이 행해졌으며, 사물은 지나치게 가장되지 않았을 뿐더러, 부정(不貞)은 관용적이고 무람없는 방식으로 다루어졌다. (중략).
이러한 대낮에 짧은 황혼이 이어졌을 것이고 급기야 빅토리아 여왕1 시대의 부르주아지의 단조로운 밤이 다가왔을 것이다. 그때 성은 은밀하게 유폐된다. 성의 거처가 바뀐다. 부부중심의 가족이 성을 몰수한다. 그리고 성을 진지한 생식기능으로 완전히 흡수해버린다. - P26

2) *sexe. "자르다, 나누다"라는 뜻의 라틴어 secare의 명사형 sexus가 어원인 이 낱말은 기본적으로 "성별"이나 "남녀의 차이"를 의미한다. (중략). 그러므로 분명하게 성별, 성장, 성기의 의미일 경우를 제외하면 "성"이라고 옮기는 것이 타당할 터이지만, 그럴 경우에는sexualité와 구별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럴 경우에도 성별, 성징, 성기, (남자에게는 여자 또는 (여자에게는) 남자의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므로, 이 책에서는 어쩔 수 없이 "섹스"라고 음역했다. 그렇다고 해서 "성행위"라는 속어적인 의미를 띠는 것은 아닌데, 이 책에서 그런 의미로는 분명히 acte sexuel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 P26

생식기능에 부합하지 않거나 생식기능에 의해 변형되지 않는 것은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다.³ 더 이상 목소리도 없다. 내몰리고 거부되며 침묵으로 귀착한다.

3) *원문은 n‘a plus ni feu ni loi로 되어 있는데, 문맥상 loi는 lieu의 오자일지 모른다. 그러면 ‘집도 절도 없다‘는 의미가 되어 문맥에 들어맞는다. 또는 feu가 foi의 오자일지도 모르는데, 이 경우에는 ‘반종교적이고 비도덕적이다‘라는 의미가 된다. - P27

 예컨대 어린이는 누구나 잘 알다시피 성별이 없는데, 어린이에게 섹스를 금하는 이유, 어린이가 섹스에 관해 말하는 것을 금지하는 이유, 어린이가 섹스를 과시할 개연성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건 언제나 눈을 감고 귀를 막는 이유, 전반적으로 침묵을 집요하게 강요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 P27

우리는 성의 역사를 본질적으로 증대하는 억압의 연대기로 해석해야 할 그 오랜 두 세기로부터 해방된 것일까? 그다지 해방되지 않았다는 말이 여전히 들려온다. - P28

6) *sexologie. 1973년 프랑스에서 "임상 성의학 협회의 창설로 공식화된 분야. "섹스"에 관한 전통적 담론 (예컨대 병리학적이고 도덕적인 관점에서 씌어진 크라프트 에빙의 저서)과 결별하고 "성"을 새롭게 이해하려는 태도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성이 사회적 실체로 대두될 때에야 구체적인 형태를 띠게 된다.  - P29

근대에 이르러 섹스가 억압되었다는 그러한 담론은 분명히 지속되고 있다. 아마 취급하기가 쉽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담론은 진지한 역사적, 정치적 보증에 의해 보호되고, 수백 년에 걸친 대담하고 자유로운 표현의 시기에 뒤이어 17세기에 억압의 시대가 출현하게 되면서 자본주의의 발전과 일치되기에 이른다. 즉, 그것은 부르주아 질서와 일체가 되었던 것 같다. - P29

노동력이 조직적으로 착취되는 시대에노동력의 재생산을 허용하는 최소한으로 한정된 쾌락 이외의 다른 쾌락 때문에 노동력이 허비되는 것을 용인할 수 있었을까? - P29

 섹스가 억압당한다면, 다시 말해서 금지, 비실재, 침묵에 귀착할 수밖에 없다면, 섹스에 관해 말하고 섹스의 억압에 관해 말한다는 사실만이 결연한 위반의 태도 같은 것을 내포한다. - P30

최초의 인구통계학자들과 19세기의 정신의학자들은 섹스를 환기할 필요가 있을 때, 몹시 저급하고 그토록 쓸데없는 주제에 독자의관심을 붙잡아두는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해야 했다. 우리는 수십 년 전부터 섹스에 관해 이야기할 때 거의 언제나 약간 당당한 태도, 즉 기존의 질서에 도전한다는 의식, 스스로 전복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을표시하는 어조, 현재의 악을 몰아내고 미래의 빛을 앞당기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미래를 불러들이려는 열정을 내보인다. - P30

그러나 나에게 우리의 시대에 실재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경제적 파급효과보다 더 본질적인 것으로 보이는 것은 섹스, 진실의 계시, 세계의 근본 원리의 전복(顚覆), 새로운 날의 도래에 대한 예고, 어떤 지고한 행복의 약속이 함께 연결되어 있는 담론이다. - P31

내가 일련의 역사적 분석을 설정하고자 하는 곳은 바로 이와 같은 지점인데, 이 책은 그러한 분석의 서론 겸 최초의 개관 같은 것, 즉 역사적으로 의미심장한 몇몇 시점의 조사와 몇 가지 이론적 문제의 개괄적 설명이다. - P32

(전략), 섹스가 부정된다고 단언하고 우리가 섹스를 감춘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며 우리가 섹스를 침묵으로 몰아간다고 말하기에 이르렀을까? - P32

섹스의 죄악적 본질로부터 우리를 해방하는 것이라고 주장되면서도, 바로 그러한 잘못된 본질을 상상하고 그러한 믿음에서 파멸적 결과를 끌어내는 데 있을 커다란 역사적 과오로 우리를 짓누르는 그러한 변화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 P33

오늘날 그토록 많은 사람이 이러한 억압의 실재를 확언하는 것은 억압이 역사적으로 명백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또한 그들이 그토록 오래전부터 그토록 자주 억압에 관해 말하는 것은 억압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을 뿐 아니라 그저 비난만으로는 우리가 억압에서 해방될 수없을 정도로 가혹하게 억압이 섹스를 짓누르기 때문이라고 누구나 나에게 말할 것이고, 그런 만큼 우리의 작업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 P33

그런데 내가 ‘억압의 가설"이라고 부르게 될 것과 관련하여 세 가지 주목할 만한 의혹이 생겨날 수 있다. - P33

첫 번째 의혹. 섹스의 억압은 정말로 자명한 역사적 사실일까? (중략). 두 번째 의혹. 권력의 역학, 특히 우리의 사회와 같은 사회에서 작용하는 권력의 역학은 요컨대 억압의 범주에 속하는 것일까? (중략). 끝으로 세 번째 의혹. 억압을 겨냥하는 비판적 담론은 그때까지 이의 없이 기능한 권력 메커니즘의 통로를 차단하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억압"이라고 부르면서 비난하는(그리고 아마 왜곡할) 것과 동일한 역사적 망(網)의 일부분을 이루는 것일까?  - P34

내가 억압의 가설에 대해 반론으로 내세우려고 하는 세 가지 의혹의 목적은 억압의 가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17세기 이래 근대 사회의 내부에서 섹스에 관해 행해진 담론의 전반적구조에 억압의 가설을 재위치시키는 것이다. - P34

섹스를 긍정하는가 부정하는가, 금기를 내세우는가 허용을 명확히 표명하는가, 섹스의 중요성을 인정하는가 섹스의 효력을부인하는가, 섹스를 가리키기 위해 사용되는 말을 억제하는가 그렇지않은가를 아는 것이라기보다는, 섹스에 관해 말한다는 사실, 섹스에관해 말하는 사람, 섹스에 관해 말하는 장소와 관점, 섹스에 관해 말하기를 부추기고 섹스에 관해 말한 내용을 수집하며 유포시키는 여러제도, 요컨대 섹스에 관한 전반적 "담론현상"과 "담론화"를 고찰하는것이 (적어도 최초의 논의에서는) 요점이라는 사실은 이로부터 연유한다. - P35

이러한 맥락을 제대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나는 고전주의시대부터 섹스가 금지되거나 차단되거나 은폐되거나 무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그 시기부터 섹스가 이전보다 덜 그랬다고 단언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섹스의 금지가 함정이라는것이 아니라, 섹스의 금기를 근대부터 섹스에 관해 말한 것의 역사가 씌어지기 시작하는 근본적이고 구성적인 요소로 만드는 것이 함정이라는 것이다. - P35

 그런데 이러한 관점에서 행해진 처음의 대략적 검토는 16세기 말부터 섹스의 "담론화"가 제한의 과정을 따르지 않고 반대로 증대하는 선동의 메커니즘에 종속되었다는 것, 섹스에 대해 행사되는 권력의 기법은 엄격한 선별의 원칙이 아니라 반대로 다형적 성의 확산과확립이라는 원칙을 따랐다는 것, 그리고 앎의 의지가 요지부동의 금기앞에서 꺾이기는커녕 아마 많은 오류를 통해서일 터이지만 오히려 성의 과학을 구성하는 데 몰두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 P36

제2장
억압의 가설



1. 담론의 선동


17세기는 부르주아라고 불리는 사회에 고유하고 어쩌면 우리가 아직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을 억압의 시대가 시작된 때이지 않을까. 아마 그때부터 섹스를 명명(命名)하는 것은 더 어렵고 더 값비싸게 되었을 것이다. - P37

이것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인된 어휘의 매우 엄밀한 순화가 일어났을지 모른다. 암시와 은유의 온전한 수사법이 체계화되었을지 모른다. - P38

반면에 담론과 담론의 영역이라는 차원에서는 현상이 거의 정반대이다. 섹스에 관한 담론, 이를테면 형식과 대상에 따라 서로 다른 특수한 담론은 끊임없이 확산되었다.  - P38

그러나 요점은 권력 자체가 행사되는 장(場)에서 섹스에 관한 담론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 P38

(전략).
그러나 용어는 잘 다듬어진다. 고백, 특히 육욕(慾)⁸에 대한 고백의 범위는 끊임없이 넓어진다. 


8) *chair. 신성에 대해 인성(生), 정신에 대해 육신(肉身), 본능, 육체의 욕구, 정욕 등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데, 이 중에서 육체의 욕구라는 의미를 취해 ‘육욕‘으로 옮긴다. - P39

(전략). 즉, 모든 것이 이야기되어야 한다는것이다. 일종의 이중적 변화가 엿보이는데, 그것은 육욕을 모든 죄의뿌리로 만들고 육욕에 의한 행위 자체의 가장 중요한 계기를 욕망이라는, 그토록 파악하기도 표명하기도 어려운 장애 쪽으로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욕망은 가장 은밀한 형태로 인간에게 온통 해를 끼치는 악이기 때문이다. - P40

근대 서양에 매우 특유한 이와 같은 요청이 전반적 속박의 형태로 뚜렷이 부각되는 것은 아마 그때가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나는 전통적 고해성사가 요구한 것과 같은 의무, 즉 섹스에 관한 규범의 위반을고백할 의무에 관하여가 아니라, 영혼과 육체를 가로질러 섹스와 어떤 친화력을 갖는 무수한 쾌락, 감각, 사유의 상호작용에 관련될지 모르는 모든 것을 가능한 한 자주 말하는, 자기 자신에게 말하고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거의 무한한 책무에 관해 말하는 것이다. - P41

. 17세기는 섹스의 담론화를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규칙으로 만들었다. 사실, 섹스의 담론화는 극히 한정된 엘리트에게만 적용될 수밖에 없었고 일 년에 몇 번밖에 고해성사를 하러 가지 않는다수의 신자는 그토록 복잡한 규정에 얽매이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게되지만, 중요한 것은 아마 그러한 의무가 모든 선량한 기독교도에게 적어도 이상적 상황으로 굳어졌다는 사실일 것이다.  - P41

17세기의 교서로부터 문학, 특히 "추잡스러운" 문학에서 섹스의 투영인 것까지 곧장 이어지는 선이 그어질 수 있을 것이다. - P42

이미 상당한 부분이 기독교의 교서와 더불어 형성된 근대적 성의 역사에 대해 이 익명의 영국 사람은 그의 여왕 폐하보다 더 중심적 구실을 할 인물일지 모른다. - P43

. 요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핵심은 300년 전부터 서양인이 섹스에 관해 모든 것을 말하려는 그러한 노력에 매달렸다는 것, (후략). - P44

섹스에 대한 검열? 검열보다는 오히려 담론, 즉 구조 자체로 인해 작동하고 효력을 갖는 점점 더 많은 담론을 섹스에 관해 산출하는 설비가 갖추어졌다. - P44

 18세기 무렵에 이르면 섹스에 관해 말하라는 정치적, 경제적, 기술적 선동이 일어나는데, 그것은 섹스에 관한 일반적 이론의 형태가 아니라 분석, 상세한 결정, 분류, 명시의 형태, 계량적 또는 인과론적 탐구의 형태를 띤다. - P44

섹스는 심판 받을뿐만 아니라 관리된다. 섹스는 공권력의 소관이고, 관리의 절차를 요하며, 분석적 담론에 의해 다루어져야 한다. 18세기에 섹스는 "폴리스²⁰의 문제가 되지만, 당시에 이 낱말에 부여된 충만하고 강력한 의미, 즉 무질서의 억압이 아니라 집단적이거나 개인적 세력의 조직적 확대라는 의미를 띠게 된다.

20) *police. 오늘날은 통상적으로 ‘경찰‘이나 ‘치안‘의 의미를 갖지만, 17~18세기에는 ‘관리‘ 또는 ‘통치‘라는 더 넓은 의미를 띠었다. - P45

섹스에 대한 통치. 다시 말해서 엄격한 금지가아니라 유용하고 공적인 담론에 의해 섹스를 규제해야 할 필요. - P46

어린이의 섹스에 대해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고전주의 시대는 어린이의 섹스를 은폐했는데, 어린이의 섹스는 《성의 이론에 관한 세편의 시론》²³이나 어린 한스²⁴의 불안 이후에야 그러한 은폐로부터가까스로 빠져 나왔다고 흔히들 말한다. 어린이와 어른, 제자와 선생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관행으로 존재한 언어의 "자유"가 사라질 수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23) *1905년에 출간된 프로이트의 저서이다.
24) *프로이트의 《5세 아동의 공포증 연구》(1909)에서 환자로 등장하는 어린이. - P47

오히려 담론의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기 시작한다. 섹스는 덜 이야기되지 않는다. 그러나 섹스가 다르게 이야기되고, 다른 사람들이 다른 관점에서 다른 효과를 얻기 위해 섹스를 말한다. - P48

교육제도에 의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섹스에 대대적으로 침묵이 강요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18세기부터 교육제도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섹스에 관한 담론의 형태를 세분화했고담론의 실행 지점을 확정했으며 내용을 체계화했을 뿐만 아니라 화자의 자격을 정했다. - P50

우리는 18세기나 19세기부터 섹스에 관한 담론을 산출하기 시작한 다른 많은 발원지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 P51

(전략). 즉, 이러한 두 가지 극단 사이에서섹스는 어쨌든 말해야 할, 다양하나 제각기 구속력을 갖는 담론의 장치에 따라 철저하게 말해야 할 것이 되었다. 섹스는 섬세한 속내 이야기이건 고압적 심문이건, 세련된 것이건 촌스러운 것이건 말해야 한다. - P53

18세기부터 섹스는 일종의 일반화된 담론의 격발(發)을 끊임없이유발했다. 그래서 권력 밖에서나 권력에 대항해서가 아니라, 권력이행사되는 바로 거기에서 권력행사의 수단으로서 섹스에 관한 그와 같은 담론이 증가했고, 도처에서 담론의 부양책, 청취와 기록의 장치, 관찰과 질문과 표명의 절차가 마련되었다. - P55

그런데 이 최초의 개관이 보여주는 것은 섹스에 관한 ‘유일한‘ 담론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갖가지 제도에 소용되는 일련의 도구 전체에 의해 산출되는 다수의 담론이다. - P54

 우리의 지난 세 세기를 특징짓는 것은 섹스를 숨기는 것에 대한 한결같은 근심이나 언어일반의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지나친 점잖음이라기보다는 섹스에 관해말하기 위해, 섹스에 관해 말하게 하기 위해, 섹스로부터 스스로에 관해 말하겠다는 약속을 얻어내기 위해, 섹스에 관해 이야기되는 것을듣고 기록하며 옮겨 적을 뿐만 아니라 재분배하기 위해 창안된 도구의 다양성과 폭넓은 분산이다. - P55

(전략), 규칙적으로 다시 나타나는그토록 많은 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섹스가 비밀에 싸여 있고 특히 섹스를 비밀에 싸인 상태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입증하지 않을까? - P55

섹스에 관해 말하도록 부추기는 모든 선동이 섹스의 비밀을 깨뜨리려고 하건, 말하는 방식 자체에 의해 섹스의 비밀이 막연히 지속되건 섹스의 비밀은 아마, 그 모든 선동의 자리를 결정하는 기본적 실체가 아닐 것이다. - P56

2. 성적 도착의 확립

가능한 반론. 즉 담론의 이러한 급증을, 마치 말하는 것이 별것 아닌 듯이, 섹스에 관해 말한다는 사실이 그 자체로 섹스에 관해 말하면서 섹스에 부과하는 절대적 요청의 형태들보다 더 중요한 듯이 그 저양적인 현상, 순수한 증가 같은 어떤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 P57

이것이 과연 목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성을 축소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하려고 애쓴 것은 아니다. 19세기와 우리의 시대는 오히려증가의 시대, 이를테면 성이 확산되고 성의 잡다한 형태가 강화되며 다양한 "성적 도착이 확립되는 시대였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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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스토커, 하나야?" 하고 이라부가 물었다.
히로미의 허를 찌르는 질문이었다. 그런 건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가는 데마다 나타난다는 건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이니까 혹시 여러 사람일지도 모르겠군." - P30

"그렇지 않으면 아예 스토커가 접근할 수 없는 곳으로 가 버리든지."
"••••••••멀리 이사를 가라는 말인가요?" - P31

이라부는 느긋하게 말하고 있다.
"옛날부터 스토커 피해를 입는 사람은 늘 아이돌이었잖아. 어디 가도 있을 법한 그런 분위기를 풍겨서 인기를 얻는 게 바로 아이돌 아니겠어. 그와는 반대로 슈퍼모델이 되면, 남자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라볼 따름이야. 자신의 손에 넣을 생각일랑은 아예 하지도 않아."
분명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랬어. 내가 정말 바보였어. - P31

"그럼, 히로미짱에게 이거 줄게."
이라부가 칸막이 뒤편에서 꽃다발을 꺼냈다. 멋들어진 장미다발이었다. 수만 엔은 할 것 같았다. 과연 의사다. 부자다 - P32

"신경과 의사가 그러던데 뭘. 혼자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그래서 복수일 가능성이 많대. 그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것같았어."
"이상해, 그 의사. 좀 생각해 보는 게 좋을걸. 그리고 히로미. 왜 그런 말을 간단히 믿어 버리니? 신경이 예민해져서 그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하니?" - P33

"친구로서 한마디 해도 되겠니? 히로미, 너 자의식과잉이야."
(중략).
"사실이 그렇잖니.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은 히로미에게 관심이 없어." - P34

이놈도 그렇고 저놈도 그렇고, 속이 부글거려 참을 수 없었다. 아츠코마저 나를 의심하다니. 이라부는 나를 너무 잘 이해해주는데.
전신주를 걷어차자 힐이 톡 부러졌다. - P35

3


그날은 결혼 알선 업체의 아르바이트였다. 히로미는 분홍 슈트에, 이라부가 사다 준 프라다 핸드백을 팔에 걸고 긴자의 호텔로 나갔다. - P35

식사를 같이 하고 두 시간에 2만 엔. 이벤트 일은 힘들고 화려한 반면 보수가 약하기 때문에 히로미에게는 맞선 아르바이트가 귀중한 수입원이다. - P35

로비에서 뚜쟁이 여자와 의논을 한다.
"야스가와 씨, 차림이 너무 화려해."
(중략).
거기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런 일류 호텔 로비에서 촌년처럼 걸어 다닐 수야 없잖아. - P36

여자의 안내로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앞으로 두 시간만 참으면 된다. 애교 있게 웃으면서 상대의 비위만 잘 맞춰 주면 된다.
창가 테이블에 감색 슈트에 붉은 넥타이를 맨 남자가 앉아 있었다. 세상에 저렇게 복 많아 보이는 남자도 드물 것이다. 히로미를 보고 가느다란 눈을 힘껏 떴다. - P37

"그럼, 다음에는 술집에서 만나도록 하죠."
남자는 기분 좋은 듯 볼을 늘어뜨리며 그렇게 말했다.
다음은 무슨 다음. 입회금 25만 엔을 지급하고, 매번 소개할 때마다 3만 엔을 지불하면서 넌 계속 속고 있는 거야. - P38

"히로미 씨는 지금까지 몇 사람을 만났어요?" 목소리가 너무 크다.
"아, 그러니까......" 어떡할까 생각하다가 "오늘이 처음이에요" 하고 대답했다.
"난 네 번째니다. 매번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항의를 했더니 히로미 씨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것 같았다. - P38

세상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 자신의 미모가 이런 쓰레기 같은 아르바이트에 낭비되어야 한다니. 세상이 제대로만 돌아간다면, 이 자리에 있는 너희들은 말도 못 걸 고고한 존재가 되어 있을 텐데. - P39

식사를 끝내고 정원으로 나왔다. 결혼상담소에서 따지고 들면 곤란할 것 같아, 히로미는 조신하게 행동하기로 했다. - P40

고문과 같은 두 시간이 끝나고, 히로미는 호텔을 뒤로했다. (중략).
빨간 신호를 보고 멈추어 서는데, 등 뒤에서 시선을 느꼈다. 새로운 종류다, 이건. 요기가 서린 것 같다. 아까 선을 본 그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 P40

"그랬어? 또 하나가 늘었구만. 히로미짱, 너무 매력적이니까 가만있어도 그렇게 되어 버리는 거지."
(중략).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데에 히로미는 안도감을 느꼈다.
아츠코에게 전화로 이야기해 주자,
"나, 더 이상 널 상대하기 힘들어" 하고 냉정하게 끊어 버렸다. - P41

어떻게 옳은 말만 저렇게 가려서 할까. 히로미는 10년 묵은 체중이 가라앉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자신을 의심하지 않아. 자의식과잉이라고 할까."
엉? 누군가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아무렴 어때, 어쨌든 나는 피해자니까. - P42

"즉, 내가 다른 누군가와 데이트하는 걸 스토커에게 보여준다는 말이죠?"
(중략).
그런데 누구에게 그 중책을 맡길 것인가. 아버지가 파칭코가게를 경영하는 대학 8년생 요시짱으로 할까, 아내와 자식을 둔 부동산업자 수 씨에게 맡길까, 작가이면서 도의회 의원인 야스시에게 맡길까. 전화 한 통화면 좋다고 달려올 남자는 수도 없이 많다. 여태까지 문란하게 논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역사가 나를 돕는구나. - P43

이라부의 사치는 점점 더 심해져 갔다. 초진 때는 푸석한 머리에 샌들이 아니었던가.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눈썹도 손질을 했다. 늘 번들거리던 얼굴에서 개기름도 안 보인다.
"나, 남자 피부미용실에 다니기로 했어." - P46

프리랜서 카메라맨 하나를 희생양으로 골랐다.
(중략).
우치야마가 스토커들의 표적이 된다. 뒤에서 칼을 맞을지도 모른다. 스토커 조직, 경찰에 검거. 그러면 미행에서 해방! 히로미는 그런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었다. - P47

매몰차게 거부했다. 어두운 곳에서는 스토커들이 우치야마의 얼굴을 볼 수 없다.
식사를 하고, 가로등 아래서 키스하는 장면을 보여 준 다음에 호텔로 들어가는 것이 히로미의 계획이었다.
다만 손은 못 대게 해야 한다. 생리라서, 라는 전통적인 수법을 써먹을 생각이다. - P48

(전략).
이것이 현실인가? 뇌 안쪽이 띵한 게 마비된 것 같았다. 머릿속이 간지러웠다.
"왜 그래? 속이라도 안 좋아? 갓길에 댈까?"
마침대 나는 이 세상 모든 남자들에게 망상의 대상이 되고 말았어. - P49

4


외출하기도 싫었다. 히로미는 매일 이불에 파묻혀 지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 점원이 바로 뒤를 따라와서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세탁소 주인도, 피자 배달원도, 히로미를 보자마자 그 미모에 반해 스토커로 변신해 버린다. - P50

이라부만이 이해해 주었다. 히로미의 재난에 동정하고, 억지로 외출 안 해도 되지 않느냐고 말해 주었다.
안기고 싶지 않은 건 여전하지만, 식사 정도는 같이 해도 좋겠다는 기분은 들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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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원자 대칭군은 예상할 만한 곳에서 발견되지만 일부는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되어 수학자들을 놀라게 한다. 그런 이례적 군의 예로 나중에 이 책에서 만나게될 두 가지 원자 대칭이 있는데 이 둘 모두 100개의 대상물에 작용하는 치환들을 구성원으로 하고 있다. - P60

문제는 ‘치환들로 들어찬 광대한 세계에서 진기한 원자 대칭군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이다. - P61

이 책의 주된 관심사는 ‘단순‘ 군을 찾는 것이다. - P61

4



아름다움의 주요 형식은 규칙과 대칭성과 명료성인데 수학은 그런 특성을 정확히 잘 드러낸다.
-아리스토텔레스


19세기 중반까지 군이라는 개념은 여전히 낯선 것이었고 ‘단순‘ 군을 찾는 방법으로는 치환군을 살펴보는 정도였다. - P62

(전략). 즉, 부분군의 크기는 전체 군의 크기를나눈다. 이 정리는 라그랑주가 증명한 것으로서(대수방정식에서의 라그랑주 업적은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갈루아는 이 정리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 P63

라그랑주의 치환 연구는 광범위한 업적 가운데에서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지만 그의 정리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했다. - P65

정리는 필수이며 바로 그런 방식으로 수학은 발전해 나간다. 그런점에서 수학은 이론물리학과 차이를 보인다.  (중략). 하지만 수학의 경우에는 정리를 언명하고 이를 증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 P66

라그랑주 정리로부터 흥미로운 질문이 제기된다. 크기 60짜리 군이있다고 하자. 예컨대 15는 60의 약수이기 때문에 크기 15짜리 부분군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그만한 크기의 군이 반드시 존재할까?  - P66

이 결과는 1845년에 오귀스탱 코시가 증명했다. - P67

라그랑주와 코시의 결과에 갈루아의 심오한 아이디어가 가미되면서 치환군을 체계적으로 다루어야 할 필요성이 생겨났다. 바로 그 일을 떠맡은 사람이 카미에 조르당 (Camille Jordan, 1838~1922)이었다. - P69

 해석학은 한 값에서 다른 값으로 변하는 양을 다루는 수학 분야이다. 그는 1870년에 「치환에 대한 논고(Traite des Substitution)」를 발표했다. 이 논문은 그 후 30년 동안 군론에서 전범(典範)으로 대접받았다. - P70

 외국 학생들도 그의 강의에 참석했는데 그들 가운데 두 사람, 즉 독일에서 온 펠릭스 클라인(Felix C. Klein, 1849~1925)과 노르웨이에서 온 소푸스 리(M. Sophus Lie, 1842~1899)는 나중에 군론에서 새로운 길을 여는 아이디어를 내놓게 된다. - P70

「치환에 대한 논고」에서 조르당은 갈루아 이론을 설명했으며 유한군을 좀 더 단순한 군으로 분해하는 방법도 보여주었다. - P70

대상물을 보다 단순한 구성 성분으로 분해한다는 생각은 과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생각이다. 구성 요소가 최대한 간단한 형태의 단계에 이르게 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 P71

그 때문에 흥미를 더욱 자아내기도 하지만 내용은 더욱 복잡해져만 간다. 수학자들에게는 그런 복잡한 상황을 피하는 묘수가 있다. 바로 추상화의 세계로 옮겨가는 것이다. 수학자들은 추상화된 개념으로서의 군을 연구한다. - P72

몬스터는 애초에 치환군이나 대칭군의 외양을 하고 등장하지 않았다. 몬스터는 엄청난 크기의 연산들의 모임으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연구를 하고, 구성을 하고(실제로 존재한다는 증거가 당시에는 없었다), 파악을 해야 할 대상물로서 등장했다. - P73

전문적인 수학책에서는 군을 추상적 대상으로 다룬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군을 치환처럼 연산으로 이뤄진 집합으로 생각하면 된다.  - P74

때로 추상적 군은 놀랄 만큼 상이한 두 가지 방식으로 등장하는데수학자들은 이 점을 매우 흥미롭게 여기고 있다. 그런 예 한 가지를 앞에서 이미 살펴본 바 있다. - P74

한편, 군론 연구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아갔고 새로운 방향의 연구에서 원자 대칭군의 ‘주기율표가 나왔다. - P75

5

소푸스 리


태양이 밝기에서 별을 무색하게 하듯이 대수학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 게다가 그 문제를 푸는 사람은 명성에서 다른 모든 사람들을 압도한다.
-브라흐마굽타


(전략). 갈루아는 그런 수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있고 또 다른 사람으로 소푸스 리가 있다. 미분방정식(미분방정식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다른 것이다)에 적용되는 갈루아 이론을 만들어내고자 했던 소푸스 리는 한 연산이 점진적으로 다른 연산으로 변환되는 군을 만들어냈다. 이들 군은 그 크기가 무한대이지만 모든 유한 원자 대칭을 찾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 P76

리는 차츰 수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마침 1868년 여름에 오슬로에서 큰 학술회의가 열렸다. 리는 그곳에 참석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지에서 온 수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접했다. - P79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독일어로 번역되었고 레오폴트 크렐레(A.
Leopold Crelle, 1780~1855)가 1826년에 창간한 학술지로부터 게재 승인을 받았다. 그 덕분에 그는 연구비를 얻게 되어 그 이듬해 가을에 베를린으로 갔다. 리는 그곳에서 펠릭스 클라인이라는 젊은 독일 수학자를 만났다. - P80

리는 갈루아 이론에 매료되었다. 그는 대수방정식의 갈루아 이론을 미분방정식에 적용하고자 했다. - P82

이로부터 리는 ‘연속 변환군‘을 얻었다. 연속 변환군에서는 한 연산이 점진적으로 다른 연산으로 변화해 간다. - P83

미분방정식에 대한 리 이론에는 다차원 기하학이 사용되었다. 미분방정식을 전통적 방식으로만 다루던 당시 사람들은 그 때문에 리 이론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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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루아는 기약방정식의 근은 무리수이고 또 근의 개수는 방정식의 차수와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2차방정식은 두 개의 해를 갖고있고 3차방정식은 세 개의 해를 갖고 있다. 이는 가우스가 1815년에 처음으로 증명한 ‘대수학의 기본정리‘ 에 나오는 결과이다. - P49

(전략).
 즉, 두 치환을 연이어 행하여 얻은 세 번째 치환이 다시 그 집합 안에 들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갈루아는 그러한 집합을 군(群, group)이라고 명명했다.  - P51

주어진 방정식에서 얻은 치환군으로 갈루아는 근의 표현 방식이라는 지엽적 문제를 무시할 수 있었다. - P51

갈루아 이론의 핵심은 군을 더 단순한 군들로 분해하는 것이다. 분해 과정을 계속 진행하면 결국에는 더 이상 분해되지 않는 군들에 도달한다. - P52

치환군에서 가장 단순한 부품이 소수 순환군(primecyclic group)이다. - P53

군에서는 순환군이 기본을 이루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군이 소수 순환군이다. 각각의 소수에 대해 그 p(2.3.5.7 등등)를 크기로 하는 순환군이 유일하게 존재한다. 다수의 군이 소수 순환군으로 분해되지만 개중에 그렇지 않는 군도 있다.¹² - P53

12) Fauvel and Gray, A History of Mathematics, p. 503. - P306

갈루아는 방정식에서 치환군을 얻었는데 이때 핵심이 되는 내용은 그 치환군을 가능한 한 단순한 군으로 분해하는 일이었다. - P54

여기에서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대수학의 기본정리에 따르면 방정식은 항상 해를 지니고 있다. 루피니와 아벨에 따르면 거듭제곱근으로 해를 나타낼 수 없는 5차방정식이 존재한다. - P54

. 호환을 적절하게 연거푸 시행하면 어떤 치환이라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짝수 개수의 호환으로 얻은 치환은 홀수 개수의 호환으로는 얻지 못하며 또 반대로 홀수 개수의 호환으로 얻은 치환은 짝수 개수의 호환으로는 얻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 탁자 주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재배치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B라는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에 앉히고 싶은 사람 A를 택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대로 두고 A와 B를 교환한다. A와 B가 잘못된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이제 A는 올바른 자리에 앉게 되었다. 따라서 올바른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수는 늘어났다. B가 여전히 잘못된 자리에 앉아 있다면 1만큼 늘어난 것이고 B가 올바른 자리로 왔다면 그 수는 2만큼 늘어난 것이다. 모든 사람이 올바른 자리를 차지할 때까지 호환을 계속해 나간다. 예컨대 여섯 사람이 탁자에 둘러앉아 있다면 어떤 치환이고 최대한 다섯 차례의 호환으로 그 치환을 얻을 수 있다. - P56

짝치환에만 집중하는 이유는 원소가 다섯 개 이상이면 짝치환으로이뤄진 군이 ‘단순‘ 군, 즉 원자 대칭군이기 때문이다. 갈루아 이론에서 5차방정식은 다섯 개의 해를 갖고 있고 또 그런 방정식 가운데 다수의 경우에서 갈루아 치환군이 바로 이 ‘단순‘군을 포함하고 있다. - P58

 원소의 개수가 커지면 짝치환군의 크기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더 많은 원소들이 교환됨에 따라 짝치환 군은 더욱 커지고 더욱 복잡해진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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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전략).
≪토템과 터부≫에서 프로이트는 원시사회의 가족 관계를 분석하면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하는 동시에 종교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를 토템에서 찾으면서 종교의 윤리, 도덕적인 기원이 터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 P8

프로이트는 원시사회에서 같은 종족 안의 근친상간(Inzest)이 금지된 이유는 생물학적 근거가 아니라 사회학적 근거에 있다고 본다. - P8

(전략). 프로이트는 이러한 성적 충동의 원천적 억압을 일컬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고 불렀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이미 인간의 문화 · 종교 · 예술 · 정치·사회의 시초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토템은 터부(금기)를 동반한다. - P9

프로이트의 ≪토템과 터부≫는 한편으로는 오이디푸스콤플렉스의 의미를 명백히 밝히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종교(특히 기독교)의 근원을 파헤친다. - P10

지은이에 대해

(전략).
프로이트가 죽은 지도 꽤 오래되었고 그동안 뇌 의학을비롯해서 생화학 · 생명공학 등이 눈부시게 발달한 결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 중 많은 부분이 정당성을 주장하기 어렵게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인간 정신에 관한학문, 실험 및 치료 등 모두가 인간의 정신적 사고와 불가분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므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특정한 정신적 문제에 대해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참조하지 않을 수 없다. - P11

토템과 터부


머리말

내가 편집한 잡지 <이마고(Imago)≫에 최초 2년간에 걸쳐서 현재 이 책의 부제목으로 발표되었던 다음의 네 논문들은 민족심리학의 해명되지 못한 문제들에 정신분석학의 관점들과 성과들을 적용하려는 나의 첫 번째 시도에 해당한다. - P17

이 작은 책의 표제가 된 두 가지 주요 주제들인 토템(derTotem)과 터부(das Tabu)는 이 책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다루어지지 않는다. 터부의 분석은 문제를 전적으로 확실하게 논구하는 해결의 시도로서 등장한다. - P18

비록 부정적으로 파악되고 또 다른 내용을 향한다고 할지라도, 터부는 자신의 심리학적 본성에 따라서 강박적으로 작용하려고 하며 모든 의식적인 동기부여를 거부하는 칸트의 ‘정언명법(der kategorischer Imperativ)‘과 다른 것이 아니다.²

2) (옮긴이 주) 칸트는 ≪실천이성비판>에서 인간에게는 보편적인 도덕법칙이 있다고 주장하고 그것을 정언명법이라고 불렀다. 정언명법의 내용은 "타인을 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목적으로 대하라"다. - P19

토템과 터부의 긴밀한 결합 관계는 여기에서 대변되는 가설에 이르는 앞으로의 길들을 제시한다. 
(후략).

1913년 9월, 로마 - P20

1. 근친상간의 공포


(전략). 그러나 그 이외에도 그는 여전히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와 동시대인이다. 우리들이 다음처럼 믿는 사람들이 여전히 살고 있다. 즉 그 사람들은 우리들보다 원시인과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그러므로 우리들은 그들 속에서 원시인들의 직계와 대변인을 바라보게 된다. - P21

내적 이유와 마찬가지로 외적 이유에서, 나는 이와 같은비교를 위해 민족학자들이 가장 낙후되고 가장 하찮은 미개인으로 기술한 인종, 곧 가장 새로운 대륙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을 택한다. - P22

확실히 우리들은 이 비참하고 벌거벗은 식인종들에게서, 그들이 성생활에서 우리 식으로 도덕적일 것이라고, 그리고 그들의 성 충동은 심한 제한을 받는다고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경험한다. 즉 그들은 매우 세심하게, 그리고 뼈아플 정도로 엄격하게 근친상간적 성관계를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 P23

그런데 무엇이 토템인가? 토템은 보통 먹을 수 있고 해롭지 않은 동물이거나 위험하고 두려운 동물이며, 드물게는 식물이나 혈족 전체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자연의 힘(비나물)이다. - P23

토템은 모계로 전해지거나 부계로 전해진다. 아마도 어디에서나 모계 전승이 근원적이었을 것이고 나중에 와서야그것은 부계 전승으로 대치되었을 것이다. - P24

토템은 특정한 장소나 지역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 P24

 토템이 통용되는 거의 모든 곳에서는, 동일한 토템에 속하는 구성원들은 서로 성관계를 가져서는 안 되고, 따라서 서로 결혼해서는 안 된다는 법칙도 성립한다. - P26

토템을 바탕으로 삼은 족외혼(Totemexogamie)은 동일한 씨족 구성원들간의 성관계 금지인데, 이것은 집단 근친상간(Gruppeninzest)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으로 보이며 결국 이 수단은 오랫동안 자신의 동기부여를 지속시켰다. - P26

(전략). 그러나 우리들은 토템 족외혼이 어떻게생겼는지는 모르지만 이미 성립되어 있는 신성한 제도, 말하자면 풍습의 인상을 주는 데 비해서, 통혼 구분과 하위 구분, 그리고 이들 두 가지로 연결된 조건에서 생긴 복잡한 제도는 다시 한 번 근친상간을 방지하는 역할을 대신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명백한 목적의식에서 정해진 것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토템의 영향이 쇠퇴했기 때문이다. - P29

통혼 구분 제도가 더 발달하면서 자연적 근친상간 및 집단 근친상간을 방지하는 것을 넘어서 꽤 먼 친척 집단과의결혼도 금지시키려는 노력이 나타난다. - P29

그러나 이 민족들의 근친상간의 공포는, 우리가 주로 집단 근친상간에 대항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그러한 제도의 수립을 통해서는 만족스럽게 성립되지 못한다. 우리들은 여기에다 우리들의 의미에서 개별적인 근친상간을 방지하는 일련의 ‘풍습(Sitte)‘을 보태지 않으면 안 된다. - P30

2. 터부와 감정 자극의 양립

터부(Tabu)는 폴리네시아 말인데, 우리들은 이 말이 가리키는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이 말을 번역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 P33

우리들이 보기에 터부의 의미는 서로 상반된 두 방향으로 향한다. - P33

터부에 의한 제한들은 종교적 또는 도덕적 금지와는 다른 어떤 것이다. 터부에 의한 제한들은 신의 계율을 바탕으로 삼지 않고 원래 자기 자신에 의해서 금지된다. - P34

분트는 터부를 일컬어 가장 오래된 인류의 불문 법전(不文法典)이라고 부른다.¹⁰ 터부가 신들보다 더 오래되었고 그것의 기원은 모든 종교에 선행하는 시기로 돌아간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

10) 분트, ≪민족심리학≫ 제2권, ≪신화와 종교≫(1906), 308쪽, - P34

"터부를 위반하는 데 대한 처벌은 원래 내면적으로, 그리고 자동적으로 작용하는 어떤 제도에 맡겨진다. (중략). 나중에 터부와 관계를 맺게 되는 신들과 정령들의 표상이 생기면, 원시인들은 신성한 힘이 자동적으로 처벌하기를 기대했다. (중략). 이렇게 인류 최초의 형벌 제도도 터부와 연관된다." - P37

속죄의식(Sühnezeremonie)을 통해서 터부의 제거를 시도하는 것은 바로 터부의 전이성()에 의해서 동기를 부여받는다. - P38

만일 내가 독자들의 인상을 옳게 평가했다면, 터부에 대한 나의 이와 같은 온갖 설명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이 말을 무엇으로 생각하는지, 그리고 독자들이 그들의 사고에서 터부라는 것을 어디에 가져다 놓을 수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으리라고 지금 나는 감히 주장한다. - P39

금지가 목표로 삼는 것은 주로 향락 가능성, 이주의 자유 및 교제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 P40

그러나 ‘터부‘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 비밀스러운 특성을나르는 자이면서 이 특성의 원천인 장소와 대상과 임시적인상태 등 모든 것을 말한다. - P41

(전략). 그렇다면 터부에 의한 손상을 피할 수 있었던 민족과 문화 단계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 P42

 본질적으로 죽이고 먹어버리는 것을 금지하는 것에서 성립하는 동물에 대한 터부는 토테미즘의 핵심을 구성한다.¹⁵

15) 이에 관해서는 이 책의 첫 번째 장과 마지막 장을 참조할 것. - P43

그러나 터부의 원래 원천은 특권을 가진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관심보다 더 깊은 곳에 뿌리박고 있다. "터부의 원천은 가장 원시적이며 동시에 가장 지속적인 인간의 충동이자체의 근원을 취하는 곳에서, 곧 악마적 힘의 작용에 대한두려움에서 생긴다."¹⁶

16) 분트의 ≪민족심리학≫ 제2권, <신화와 종교> 307쪽. - P44

이제 우리들은 터부와 강박 신경증의 대비가, 그리고 이대비를 기초로 삼은 터부에 대한 견해가 어떤 가치를 주장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 P44

그러나 우리들에게는 또 다른 길도 열려 있다. 우리들은다음과 같은 탐구를 시도할 수 있다. 즉 우리들이 도달한 결론 중 일부가 터부 현상에서 직접 증명 가능하지는 않은가? - P45

만일 우리들이 이제 터부 명령에서 양립, 곧두드러진 상호 대립의 경향을 제시하는 데 성공한다면, 또는 일종의 강박 행동에 따라서 두 가지 흐름에 동시에 해당되는 표현을 발견해 낼 수 있다면, 터부와 강박 신경증 사이의 심리학적 일치는 거의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확실해질 것이다. - P46

(전략). 말하자면 터부는 해당되는 민족들에게 있어서 일반적인 형식의 입법이 되었으며, 확실히 터부 자체보다 늦게 성립된 사회적 경향에 봉사하게 되었다. - P46

a) 적을 다루기

(중략). 즉 미개인이나 반미개인들에게도 인간을 죽이는 일에는 터부의 관습을 포함하는 일련의 명령들이 강제하는 것이 있었다. - P47

b) 지배자의 터부

추장, 왕, 사제에 대한 원시인들의 태도는 서로 모순되기보다는 오히려 보충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두 가지 기본 원리에 의해서 규제된다. 사람들은 그들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되며, 또한 사람들은 그들을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된다.²²

22) 이 사례들에 대해서는 <황금가지≫ 중 <터부가 된 살인자>, 132쪽 참조. "그는 감시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침해당하지 않도록 감시받지 않으면 안된다." - P50

 왜냐하면 지배자는 저 신비스럽고 위험한 마력을 지니고 있는 자이기 때문이다. - P50

c) 죽은 자의 터부


우리들은 죽은 자들이 강력한 지배자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중략).
죽은 자의 터부는, 만일 우리들이 이것을 전염병과 비교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원시 종족들에게 특히 창궐하고 있었다는 것이 증명된다. - P51

죽은 자의 육신 접촉에 따르는 터부 관습은 폴리네시아와 멜라네시아 전 지역과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동일하다. 이 터부 관습의 가장 불변하는 부분은 죽은 자와 접촉했던 사람은 스스로 음식을 손으로 만질 수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이 음식을 먹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 P53

그러나 우리의 목적에 대해서 한층 더 흥미로운 것은, 전이된 의미에서 죽은 사람을 접촉한 사람들, 곧 홀아비와 과부같이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유가족에게도 본질적으로 똑같은 종류의 터부 제한이 부과된다는 점이다. - P54

미개민족에게 가장 이상하면서도 가장 교훈적인 장례의터부 관습 중 하나는 죽은 사람의 이름을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금지다. 이 관습은 매우 널리 퍼져 있으며, 다양하게수행되었고 중요한 결과들을 초래했다. - P56

죽은 자의 터부에 있어서 악령에 대한 무의식적 적개심의 투사(Projektion)는 분명히 미개인들의 정신 형성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친 일련의 과정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들이 고찰한 경우에서 투사는 감정의 갈등의 해결에 기여한다.  - P58

자신의 악한 충동 자극을 악령에 투사하는 것은, 원시인들의 세계관이 되었으며, 다음 논문에서 우리들이 ‘물론적인 것(das animistische)‘으로 알게 될 어떤 체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 P59

. 즉 소위꿈 내용(Trauminhalt)의 ‘2차적 가공‘은 이러한 모든 체계 형성에 대한 원형인 것이다. 우리는 또한 다음의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즉 체계 형성의 단계로부터는 의식에 의해서 판단된 두 종류의 행위, 곧 조직적인 행위와 현실적이지만 무의식적인 행위가 존재한다.²⁷


27) 원시인의 투사에 의한 창조는 시인의 인격화 작업과 유사하다. 시인은 인격화 작업을 통해서 자기 안에서 대립하고 있는 충동자극을 각각의 개인으로드러낸다. - P59

즉 악령의 개념은 대체로 죽은 사람에 대한 중요한 관계에서 얻어진 것이다 - P60

즉 이 가치 양립은 동일한 뿌리로부터 완전히 대립된 두 가지 심리적 구조를 만들어냈는데, 그것들은 한편으로 악령과 귀신에 대한 공포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조상 숭배다.²⁹

29) 귀신에 대한 불안으로 괴로워하거나 어린 시절에 귀신에 대한 불안으로 고통을 겪은 신경증 환자의 정신분석에서 흔히 귀신이 부모라는 사실을 밝히는것은 어렵지 않다. 이에 관해서는 헤베를린(P. Haeberlin)의 <성적 유령(Sexualgespenster)>[<성 문제(Sexual-problem)>2월호(1912)]을 참조할것. 이 논문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인물에게 성적 유령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아니라 성적으로 강조된 다른 사람이었다. - P60

만일 우리들이 시간의 변화와 함께 고인에 대한 유족의 관계를 살핀다면, 그 관계에서 감정의 양립이 특히 감소되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 P61

 강박 자책은 정신분석학에서 오래된 감정양립을 신경증 환자가 가진 비밀을 통해 밝혀준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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